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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주관심사라 할 수 있는 훈육, 판단력, 자존감, 문제해결력, 창의성, 사회성, 학습, 동기부여 등 거의 모든 과제에서 뇌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뇌는 아이가 자신의 정체성을 인식하고, 행동을 결정하며, 자기주도적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데 큰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특히 부모가 자녀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경험은 자녀의 뇌를 형성하고 변화시킬 뿐 아니라 자녀를 더욱 강인하고 회복탄력성이 강한 아이로 길러냅니다. 아이가 혼자 걷기 위해서는 통상 천 번 이상 넘어지는 경험을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부모는 자녀가 시행착오나 실패 없이 발달의 과제를 수행하기 원하지만 넘어지는 경험이 없는 아이가 혼자 걸을 수는 없다는 것이 뇌과학자들의 견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뇌발달의 관건은 경험입니다.
아이는 시행착오를 하면서 생각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문제해결력이 키워지고 역경지수 역시 상승하게 됩니다. 부모는 자녀의 발전에 도움이 될 만한 경험을 제공하기 보다는 자녀와 씨름을 하면서 하루를 견뎌내느라 시간을 소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부모가 그저 하루하루 견뎌내려고 노력하는 그 순간이 사실은 자녀의 성공을 도와줄 기회입니다. 자녀가 버릇없게 굴고 말대꾸할 때, 식당에서 자녀가 바닥에 누워 떼를 쓸 때, 이런 순간을 부모는 어떻게든 견뎌내려고 하지 말고 자녀의 양육을 성공으로 이끄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상황을 활용한다면, 아이의 두뇌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의 기술을 계발하고 인격을 성숙시키는 경험을 이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 아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모의 지도 없이도 갈등을 다루는 데 점차 능숙해질 것입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완전한 뇌발달을 이루기 위해서는 좌뇌뿐만 아니라 우뇌도 발달시켜야 한다는, 곧 전뇌발달이 이루어져야 21세기를 이끌고 갈만한 글로벌 리더를 양성할 수 있다는 논의가 한창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좌뇌와 우뇌의 통합뿐만 아니라 대뇌피질인 상위뇌와 변연계와 뇌간으로 구성된 하위뇌의 통합까지도 필요합니다. 또한 전뇌적 통합으로 문제행동을 개선시키고 뇌발달까지도 이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지침이 필요합니다. 인간에게는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생각을 문장으로 조직하게 하는 좌뇌가 있고, 감정을 경험하고 비언어적 단서를 읽게 하는 우뇌가 있습니다. 또한 본능적으로 행동하게 하고 생존과 관계된 결정을 순간적으로 내리게 하는 ‘파충류 뇌’가 있고, 인간관계와 교제로 이끄는 ‘포유류의 뇌’도 있습니다. 뇌의 각 부위를 조정하고 그 사이의 균형을 잡아 하나로 묶어주는 일, 이것이 바로 부모의 역할입니다.
아이의 뇌가 통합되지 않은 상태라면 아이는 감정에 압도되고 혼란스러워져서 필요한 상황에 차분하게 반응할 수 없습니다. 짜증, 감정적 폭발, 공격성 등 부모들이 문제행동이라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어려움은 뇌가 통합되지 않음으로써 발생합니다. 뇌에 기반한 자기조절을 통하여 아이가 논리적 자아와 정서적 자아를 연결할 수 있도록 좌뇌와 우뇌를 함께 쓰게끔 도와주어야 합니다.
아이가 좌뇌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우에는 자기감정을 부정하고,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전체적인 그림을 못 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부모가 자녀에게 별 뜻 없이 농담을 할 때에도 아이가 방어적이 되어 화를 낼 수 있습니다. 특히 피곤하거나 우울한 상태라면 아이는 부모의 말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장난스러운 억양이나 윙크를 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뇌기반 훈육은 먼저 아이부터 진정시키고 그 다음에 나쁜 행동과 그 결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은 무언가를 배우기 좋은 상황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좌뇌가 다시 활동하기 시작하면 아이가 훨씬 수용적인 상태가 되기도 하므로 훈육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좌뇌적 태도와 감정적으로 교감하는 우뇌적 태도를 모두 취하려면 좌우뇌가 통합되어야 합니다.
본능에 가까운 하위 뇌와 더욱 깊은 사고를 담당하는 상위 뇌의 연결도 중요합니다. 상위 뇌란 의사 결정, 개인적 통찰, 공감, 도덕성 등을 담당하는 대뇌피질을 말합니다. 하위뇌에는 편도체가 있는데 감정을 재빨리 처리하고 표현하는 역할을 하며, 특히 분노와 공포를 다룹니다. 편도체는 항상 위협 상황에 대비하고 있으며, 위험을 느끼면 상위뇌를 완전히 지배합니다. 생각하기 전에 행동이 불쑥 뛰어나오게 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이 편도체가 상위뇌를 지배할 때 아이는 감정에 휘둘리기 쉽기 때문에 부모는 평소에 아이의 상위 뇌로 하여금 편도체를 조절하게 하고 훈련시켜야 합니다. 심호흡을 하거나 숫자를 열 가지 세라고 가르쳐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상위 뇌는 근육과 같다. 쓰면 쓸수록 발달하고 강해지며 임무를 더 잘 수행합니다. 쓰지 않고 놔두면 최선의 상태로 발달하지 않고 힘과 능력이 떨어집니다.
아이들이 과거의 고통스러운 순간들에 대처하도록 도와주기, 자신의 마음 상태를 깊이 생각하기, 자신의 고유한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타인과 관계하기 등 뇌기반 훈육이 필요합니다 일상적인 순간들을 이용해서 아이들이 진정한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이제 부모는 성취와 완벽함만을 과도하게 강조하는 좌뇌적인 양육 방식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자기조절력을 통하여 아이들이 좀 더 자기답고 편안하게 살며 강인함과 회복탄성력을 갖추도록 도와주도록 하여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뇌발달의 관건은 경험입니다. 아이는 시행착오를 하면서 생각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문제해결력이 키워지고 역경지수 역시 상승하게 됩니다. 부모는 자녀의 발전에 도움이 될 만한 경험을 제공하기 보다는 자녀와 씨름을 하면서 하루를 견뎌내느라 시간을 소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부모가 그저 하루하루 견뎌내려고 노력하는 그 순간이 사실은 자녀의 성공을 도와줄 기회입니다. 자녀가 버릇없게 굴고 말대꾸할 때, 식당에서 자녀가 바닥에 누워 떼를 쓸 때, 이런 순간을 부모는 어떻게든 견뎌내려고 하지 말고 자녀의 양육을 성공으로 이끄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상황을 활용한다면, 아이의 두뇌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의 기술을 계발하고 인격을 성숙시키는 경험을 이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 아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모의 지도 없이도 갈등을 다루는 데 점차 능숙해질 것입니다.
자기조절력의 발달
전전두엽에 장애가 있는 아이는 자신과 타인의 세계에 관심이 없어지고 어떤 일에도 감동하지 않습니다. 미래에 대한 관심도 없습니다. 갑자기 화를 내거나 충동적으로 변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감정조절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자기조절은 목표 달성 및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 감정을 조절하고, 자신의 행동을 조절하며 지시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자기조절력은 단순히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에 국한되지 않고 걱정이나 좌절, 실망 등과 같이 유쾌하지 않은 감정들에 대한 대처 능력도 포함됩니다. 또 자기조절력이 있는 아이는 긍정적인 감정을 잘 이끌어내어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 견디고 장애를 극복해낼 수도 있습니다. 자기조절력이 있는 아이는 자라면서 겪게되는 일상의 좌절에도 의연히 대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학령기에는 감정이 격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도 열 받지 않고 굳건하게 대처해냅니다. 따라서 학령기와 그 이후를 성공적으로 보내는 데 자기조절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는 어떤 상황에서는 감정을 잘 조절하다가도 어떤 상황에서는 그렇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학교에서는 그럭저럭 잘 해나가더라도 아이가 집에 오면 완전히 풀어지는 것이죠. 이처럼 장소에 따라 태도를 바꾸는 일은 흔한 일이기는 하지만 때로는 이것이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만일 아이가 감정을 다스리는 일이 너무나 힘들어서, 일단 가정이라는 안전한 공간에 들어왔을 때 감정을 다스리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가족에게 작은 일에도 쉽게 화를 내거나 참아왔던 긴장감을 가족들에게 마구 풀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아이가 과제를 하다 어려움에 부딪칠 때마다 감정을 폭발시키고 마구 짜증을 부린다면 이는 큰 문젯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자기조절력을 길러야 합니다. 영아기 초반에 아기들은 자기 감정 발달이 진행되어감에 따라, 부모가 자신의 신체적 욕구에 반응해주기를 기대합니다. 이러한 욕구가 일관성이 있고 예상대로 채워진다면 아기들은 일정한 범위 내에서 점차 참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때, 어른들이 즉각적인 안정을 제공해주지 못할 경우도 있기 때문에 아기들은 혼자서 스스로를 달래는 법까지 익혀나가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전형적인 발달 과정에서 예외를 보이는 경우도 있는데 가령, 영아산통을 겪는 아이는 자신의 반응을 조절하는 능력이 약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기들은 이러한 시기를 잘 겪어내고, 다른 아기들과 마찬가지로 스스로를 안정시키는 방법들을 배워갑니다.
하지만 걸음마기와 취학전 시기가 되면 자기조절력은 아이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어떤 아이들은 조금 징징대는 수준으로 미운 3살 시기를 넘기는 반면, 어떤 아이들은 가장 굳건하고 흔들림 없는 부모들조차도 시험에 들게 할 정도로 자주, 매우 격심한 감정 폭발을 보이곤 합니다. 그리고 36개월쯤 되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매일 밤 잠들기 전에 기대하는 잠자리 의식을 갖게됩니다. 하지만 아이가 기대하는 잠자리 의식 절차에 변화가 생기면 어떤 아이들은 변화된 상황에 맞춰 별 문제 없이 적응하는 반면, 어떤 아이들은 자신이 기대했던 절차가 조금만 달라져도 매우 동요하고 불안해합니다. 또한 자기조절력이 약한 아이들은 매우 경직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령기는 다른 많은 실행기능들과 마찬가지로, 자기조절력이 중요합니다. 슬픔이나 불안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또래들에게 거의 표현하지 않는 아이들은 인정받기 쉬운 편이며, 괴롭힘을 당할 가능성이 적습니다. 늘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아이는 과제 시작하기, 주의집중하기, 계획하기, 정리 및 조직화하기, 문제 해결하기 등의 실행기능을 제대로 발달시키기 어렵습니다. 반면 자기조절력이 발달한 아이는 학교생활을 잘 해나가며 친구를 잘 사귀고 궁극적으로는 목표를 세우고 성취하는 능력도 뛰어납니다.
사춘기 아이들은 대부분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 능력이 매우 떨어지며, 여기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10대 아이들은 전두엽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전두엽은 충동을 억제하고, 작업기억을 끌어다 쓰며, 동시에 감정 조절까지 합니다. 10대 아이들이 이따금씩 판단력이 느려지거나 빗나간 행동을 하고, 심지어 더 최악의 경우에는 나쁜 결정을 아주 쉽게 내려버리곤 하는데, 이는 전두엽의 과부화 때문입니다. 자기조절력이 뒤떨어진 10대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훨씬 더 손해를 볼 뿐만 아니라, 감정적 부침을 겪으며 성장해야 하는 이 시기에 더 많은 감정적 혼란을 경험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