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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사는 죄로 눈칫밥 먹여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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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맨 왼쪽)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박종훈(맨 오른쪽) 경남도교육감, 경남지역 학부모 대표 10명 등은 18일 경남 창원시 반송초등학교 시청각실에서 ‘무상급식 관련 학부모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 최상원 기자

무상급식 학부모 간담회 눈물바다
문재인 대표 “도지사 잘못된 소신 탓”
박 교육감 “홍 지사 만나 해결 노력”

“왜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눈칫밥을 먹어야 합니까? 경남에 사는 것이 죄인가요?”

18일 경남 창원시 반송초등학교 시청각실에서 열린 ‘무상급식 관련 학부모 간담회’는 결국 눈물바다가 되고 말았다.

간담회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경남지역 학부모 대표 10명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다음달부터 경남에서 벌어질 무상급식 중단 사태에 대해 낮 12시20분부터 70분 동안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점심식사로 도시락이 나왔지만, 대부분 학부모들은 눈물을 흘리며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했다. 박 교육감도 결국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며 대화를 이어갔고, 문 대표도 “학부모의 눈물을 보니 가슴이 먹먹하다”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중학생 2명, 초등학생 1명, 유치원생 1명 등 네명의 자녀를 키운다는 김해지역 학부모 최경희씨는 “내 남편은 누구보다 열심히 일한다. 나도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렇지만 급식비로 월 25만원 이상 나가게 되면, 정말 부담스럽다. 얼마 전 딸아이에게 급식비 지원 신청을 하면 어떻겠느냐고 물었더니 ‘친구들에게 우리 집이 가난한 걸 보여주고 싶지 않다. 영어학원 끊고, 급식비를 내달라’고 하더라. 학부모와 학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홍 지사 혼자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양산에 사는 학부모 박소연씨는 “무상급식 중단 사태를 막기 위해 사회연결망서비스를 이용해 자발적으로 학부모 모임을 하고 있다. 이 문제는 단순히 밥 한끼의 문제가 아니다. 아이들이 마음 편하게 밥 먹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김해시 진영읍에 사는 초등학교 4학년생 학부모 윤성연씨는 “홍준표 경남지사는 무상급식이 모든 국민의 염원이라는 사실을 모른 척하지 않기 바란다. 무상급식이 폐지되면 급식비가 가계에 큰 부담이 될 것이다. 가난한 집 아이에게만 선별적 복지를 한다면, 가난하다는 사실이 친구들에게 드러나는 이른바 ‘낙인 효과’ 때문에 아이들이 상처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다른 지역은 무상급식을 계속하는데, 경남에서만 무상급식이 중단될 상황이다. 도지사 한사람의 잘못된 소신 때문에 이런 상황이 발생해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그는 “홍 지사를 만나 지금이라도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모색해봤는데, 도지사는 여전히 자신의 소신만 주장하더라. 해법을 찾는 데 실패했다. 벽을 보고 말하는 기분이었다”고 덧붙였다.

박 교육감은 “무상급식 중단 사태를 막기 위해 홍 지사에게 지금까지 5차례 만나자고 제안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그렇지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홍 지사를 만나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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