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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보내는 눈물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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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사랑하는 엄마! 내 눈물을 닦아주세요. 제가 세상의 빛을 본지 이제 10개월째 접어들었습니다. 지난 주 할머니 생신 모임에서 엄마 아빠가 제 돌잔치 예약을 할아버지와 의논하시더군요. 그런데 저에게 더 긴박한 일이 생겼어요.

 

엄마와 나 사이를 교묘하게 갈라놓는 방해물이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아픔이 내 가슴과 머리 뿐 아니라 뼈 속까지 스며들고 있습니다. 그 동안 울음으로 하소연해도 효과가 없어서, 오늘은 엄마의 카카오 톡을 두드려 봅니다. 지난번 외출에서 만난 산후 조리원 친구들도 모조리 똑 같은 상황입니다. 그 엄마들에게도 이 사연을 카톡으로 신속하게 전해주세요.

 

하늘의 섭리인가요? 귀하디귀한 인연의 선물 - 엄마 아빠의 첫 딸로 태어날 수 있게 되어서 참 고마워요! 특히 엄마 곁에 있으면 늘 기분이 좋아요. 엄마는 부드럽고 따스해요. 엄마 냄새도 참 좋아요. 그 냄새가 제 마음을 쾌적하게 만들어주니까요. 엄마가 나를 사랑스럽게 쳐다봐 줄 때, 저도 엄마를 쳐다봅니다. 우리는 서로 마주 보며 아주 깊숙이 바라봅니다. "너는 누구니?"엄마가 눈으로 물으시면, 저 역시 엄마에게 질문해요. "엄마! 당신은 누구십니까?"이렇게 우리는 눈빛으로 말하며 서로 알아가고 있죠. 가족의 끈으로 연결 되어 있음을 확인해요.

 

엄마, 엄마, 엄마! 나를 쳐다보고 계시나요? 나 여기 있어요! 엄마가 여기 있는 것 맞아요?

 

요즘 부쩍 엄마가 너무 멀리 있어요. 엄마, 당신은 어디에 계신건가요? 나는 눈으로 당신을 찾고 있습니다. 엄마가 나를 쳐다보긴 하는데 부재중으로 느껴집니다. 엄마는 나와 말하는 대신 누군가와 말하기를 멈추지 않고 있어요! 그럴 때 나는 마구 울어버립니다. 그러면 엄마는 한손으로 나를 쓰다듬고 달래주면서도, 다른 한 손은 여전히 엄마 귀에 대고 다른 사람과 알 수 없는 말을 계속합니다.

 

내 울음이 너무 약한가요? 엄마 손에 들려있는 그 야릇한 물건을 나는 밀쳐낼 수 없네요! 결국 그것이 내 존재 보다 더 강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내가 엄마를 빼앗겼네요. 비인간적인 것이 우리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것입니다. 겉으로 보면 엄마는 내 곁에 있지만, 당신은 나를 혼자 있게 만듭니다. 엄마! 겨우 그렇게 잠깐 나를 쳐다봐주시는 거예요? 내가 엄마에게 그다지 소중하지 않다는 뜻인가요? 정말 그렇다면, 내 생존을 위해 나는 아주 깊은 내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더 상처 받지 않기 위해서. 나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말예요. 엄마! 나는 이제 완전 멀리 떠납니다. 엄마는 아마 내 시선을 보면, 내가 어디 가있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내 안으로 들어가 있으면, 내 아픔은 조금 덜합니다.

 

그런데 엄마! 언제 나를 다시 당신 곁으로 데려가시렵니까? 그때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어요! 내가 더 커버리면, 당신 곁으로 데려가는데 더 어렵고 오래 걸립니다."


엄마를 사랑하는 아기가


영유아기의 애착 형성이 전 생애를 좌우한다는 육아 상식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관계맺음의 토대는 말 못하는 영아기에 만들어집니다. 질적 돌봄의 실천은 신체적 보살핌 뿐 아니라 정서적 안정을 위해 어른과 아이 사이의 진정한 관계 형성이 핵심입니다. 스마트 폰의 보급률이 세계 1위인 나라에서 미래 세대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일상의 배려가 각별히 필요한 때입니다.

 

아기.JPG» 한겨레 자료 사진.


어린 아이들에게 자신을 보살펴주는 사람은 누구나 "엄마"가 됩니다. 상황에 따라 아빠나 할머니, 또는 현장 교사들이 각 가정과 영아반 현장에서 엄마의 존재입니다. 아기의 생존에서 가장 기본에 해당하는 먹이기, 재우기, 씻기기와 기저귀 갈아주기를 해결해주기 때문입니다. 이런 돌봄 과정에서 어른은 아이를 향해 내적으로 온전히 주목해야합니다. 눈길과 손길에서 서두름이나 중단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예컨대 수유 중 또는 기저귀를 가는 동안 걸려온 전화 때문에 하던 일을 잠시 중단한 적은 없나요? 사소한 것이라 자주 일어날 수 있지만, 안정적인 애착 형성을 위해 최소한 이것만은 실천해야 합니다!

 

Q. 2개월째 황혼 육아를 맡고 있는 조부모입니다. 두 돌 지난 외손자를 주중에 돌보다가 주말에 딸이 데려갑니다. 집에 다녀오면 아이가 월요일에 무척 떼씁니다. 엄마한테 가자고 울어댑니다. 궁여지책으로 요즘 화상 통화를 자주하고, 낮에는 엄마가 직접 부른 녹음 동요를 스마트 폰으로 들려줍니다. 처음 몇 주는 엄마 목소리 듣고 좋아하며 잘 놀았는데, 요즘 더 보채네요. 효과가 없어진 것 같아요. 좋은 해결책이 없을까요?

 

A. 목소리 들려주기와 화상 통화는 아이를 더 힘들게 만듭니다. 

만6세 미만의 아이들은 현재에 충실합니다. 지금, 여기가 중요합니다. 엄마가 실물로 내 눈앞에 없는 것이 아이에게 어떤 것으로도 대체될 수 없습니다. 기계음을 통한 목소리나 영상은 실재가 아니므로 아기의 마음을 달래줄 수 없습니다. 규칙적으로 주말에는 엄마 집으로 간다는 것을 아이가 서서히 알게 될 때까지, 힘드셔도 주중에는 아이가 엄마의 그리움을 줄이도록 애써주셔야 합니다. 

스마트폰으로 엄마를 보여주며 잠깐씩 달래기보다, 오히려 아이가 직접 돌봐주시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께 집중하도록 해야 합니다. 걷는 나이니 만큼 놀이터나 공원에서 아이 스스로 많이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것이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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