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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베이비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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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에서 아이가 울면 이불로 덮어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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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서울·경기 700곳 조사”
특활업체서 리베이트 받기도
현직 구의원 포함 55명 입건

우는 아이는 이불로 덮어버렸다. 울음이 잦아들 때까지. 승합차 안에서 울면 아이가 놀라 자지러질 정도로 라디오 볼륨을 높였다. 울음소리가 안 들리도록. 청과물시장 배추 집하장에서 사들인 시래기는 얼려뒀다. 아이들은 일주일 내내 시래깃국을 먹었고 몇몇 아이는 배가 아팠다. 유통기한이 지난 닭도 음식 재료로 썼다. 조리사가 항의하자 해고해버렸다. 정아무개(49·여)씨가 운영한 어린이집 3곳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경찰이 밝힌 내용이다. 경찰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정씨 등이 송파구 일대에서 이런 식으로 운영한 어린이집을 포함해 서울·경기 일대의 어린이집 수백곳을 수사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아동학대의 주된 이유는 돈이었다. 싼 식재료를 이용하고 납품업체에는 제값을 입금한 뒤 차액을 돌려받아 챙겼다. 식재료뿐 아니라 특별활동비, 시설공사비 등도 부풀려서 횡령한 혐의를 사고 있다.

경찰은 어린이집 700여곳이 2010년부터 최근까지 특별활동비 부풀리기로만 300억원대의 공금을 횡령한 사실을 확인했다. 어린이집에 음악·체육 등 특별활동 교육을 위탁받아 가르치는 20개 업체의 계좌를 경찰이 압수수색한 결과, 업체에 지급한 돈 중 일부를 리베이트로 돌려받은 어린이집이 700여곳이었다. 이 가운데 60~70%는 리베이트를 차명계좌로 돌려받았고, 일부는 이 돈으로 펀드 등에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인 혐의가 확인된 정씨 등 어린이집 원장 55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7억3000만원을 챙긴 정씨를 포함해 억대 이상을 횡령한 원장은 10명에 이른다. 6년간 송파구 민간어린이집연합회장을 지내며 어린이집 5곳을 운영해온 현직 새누리당 소속 송파구 구의원 이아무개(51·여)씨는 2억270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대상인 어린이집 700여곳 가운데 일부만 수사한 결과가 이렇다”고 전했다. 경찰은 추가 수사를 벌여 아동을 학대하거나 죄질이 나쁜 어린이집 원장은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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