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운동을 하면 아이들의 우울감이 상당 부분 사라지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생활 속 건강 환경 책 나와
헤어드라이기·형광등 피하고
숲에서 놀아야 우울감 사라져
현미·통곡류·채소로 아침식사
주변 환경이 건강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 가운데 하나임은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아이들은 환경 오염 물질 등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같은 양에 노출돼도 어른들보다 몸무게 대비 흡수량이 많고 신체의 각종 장기들도 발달 단계에 있어서 악영향이 더 크다. 환경 오염 물질에 더 많이 노출되는 데에는 아이들의 잘못된 습관도 중요한 구실을 한다. 문제는 아이들은 이런 위험을 잘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전상일 한국환경건강연구소장(환경보건학 박사)이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을 위해 쓴 생활지침서인 <이렇게 해(解)!>(사진)를 바탕으로 ‘생활밀착형’ 아이들 건강법을 알아본다.■ 헤어드라이기보다는 선풍기고압선에서 나오는 강한 전자파도 위험하지만,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전자제품의 극저주파도 조심해야 한다. 특히 뇌세포는 전자파에 민감하다. 아이들이 자는 동안에는 침실에 있는 불필요한 전자제품은 끄는 것이 좋다. 대표적으로 스마트폰을 머리맡에 둬서는 곤란하다. 일상생활에서 쓰는 전자제품 가운데 가장 강력한 전자파를 방출하는 것이 바로 헤어드라이기다. 수건이나 선풍기를 이용해 머리를 말리는 것이 추천되는 이유다. 어쩔 수 없이 드라이기를 써야 한다면 가급적 머리에서 멀리 떨어뜨려 사용해야 한다. 거리가 멀어질수록 전자파가 급감하는데, 예를 들어 드라이기를 20㎝ 떨어뜨리면 10㎝ 거리보다 전자파 영향은 25%로 감소한다.■ 자연광 아닐 경우 엘이디 전구자연광이 많이 들어오는 교실에서 공부한 아이들이 성적이나 수업 집중도가 더 좋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 창이 큰 방에서 공부한 학생들이 수학이나 읽기 능력이 향상됐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다만 직사광선을 직접 받으면 좋지 않기 때문에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해가 진 뒤에는 조명기구에 의존해야 하는데 가장 해로운 조명은 전통적인 백색 수은 형광등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형광등은 1초에 수십번씩 깜빡이기 때문에 눈을 자극하고 두통이나 피로의 원인이 된다. 물론 값이 싸고 전기를 적게 소모한다는 장점이 있기는 하다. 아이들의 시력과 건강이 염려된다면 깜빡임이 없는 전구인 엘이디 전구나 장미전구(삼파장 전구)를 쓰는 것이 좋다.■ 우울하다면 숲으로초등학생 10명 가운데 1명 이상이 우울 증상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은 재미있어하던 일에 흥미를 잃고, 밥을 거르거나 폭식을 하기도 하며, 두통이나 복통 등 모호한 신체적인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또 쉽게 피로해하며 슬픈 표정이 가시지 않을 수도 있다. 심한 경우 병원을 찾아야겠지만 치료와 함께 하면 좋은 것이 있다. 숲을 찾는 것이다. 영국에서 나온 연구 결과를 보면, 숲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고 운동을 할 경우 우울증 환자의 70%에서 증상 개선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숲 치료’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숲을 마다하는 아이는 없으니 주말에라도 시간을 내어 공원이나 가까운 산을 찾을 필요가 있다.■ 혈당지수 낮은 음식으로 아침식사를공부 등 뇌를 많이 쓰는 학생들의 경우 아침식사를 하면 전반적인 뇌 기능이 좋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침식사를 하면 충치(치아우식증)가 덜 생긴다는 보고도 나온 바 있다. 아침을 먹는 아이들이 간식을 적게 먹고 과자도 덜 먹기 때문에 충치 발생이 덜했다는 추정이 나온다.그렇다면 아침식사로 무엇을 먹는 것이 좋을까? 혈당지수가 낮은 음식을 먹는 게 더 낫다는 외국 연구 결과가 있다. 설탕이나 사탕, 흰쌀밥, 당분이 든 음료수 등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음식은 흡수가 빠른 반면 소모도 빠르다. 반대로 혈당지수가 낮은 음식은 복잡한 소화 작용을 거쳐 포도당으로 바뀌기 때문에 천천히 흡수되고 소모 속도도 느리다. 즉 혈당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뜻이다. 혈당지수가 낮은 음식은 이른바 가공을 덜 거친 음식으로 현미밥, 통곡류, 섬유질이 많이 든 채소 등이다. 혈당지수가 낮은 음식을 먹는 습관을 들이면 어른이 돼서 당뇨, 심장·혈관질환, 비만 등에도 덜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