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올해 하반기 헌장·정책 마련
저학년 ‘신체활동 강화’ 교과 개편
저학년 ‘신체활동 강화’ 교과 개편
‘학원에 가고 싶지 않을 땐/ 이렇게/ 엄마를 씹어 먹어….’최근 초등학생이 쓴 ‘학원가기 싫은 날’이라는 시를 두고 ‘잔혹 동시’ 논란이 일자 해당 출판사가 시집을 절판하고 회수에 나섰다. 조희연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은 “우리 시대의 교육 현실에 대한 ‘징후적 독해’의 대본”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시가 표현하고자 한 현실은 한국 아동의 실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2013년 방정환재단이 발표한 ‘한국아동 행복지수’는 72.5점(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100점)에 그쳤다.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2013 아동종합실태조사’에서 ‘삶의 만족도’를 묻는 문항에 아동의 60.3%만이 ‘만족한다’고 답했다. 가장 결핍이 큰 항목은 ‘정기적인 여가활동’(52.8%)이었다. 학업의 압박에 맘껏 놀지 못하는 현실은 한국 아동의 행복을 갉아먹는다.이런 현실을 개선하겠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교육청 등이 손을 잡고 나섰다. 이들 기관은 13일 ‘제1차 아동종합정책계획(2015~2019년)’을 발표하고 올 하반기와 내년까지 각각 아동 놀권리 헌장과 ‘놀이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복지부·교육부 등이 내놓을 놀이정책엔 △놀이시간 확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놀이공간 제공 △아동의 연령에 적합한 놀이 개발·보급 △놀이 지도자 확보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교육과정을 개편해 저학년의 신체활동도 늘릴 방침이다.정부가 본뜬 사례는 놀이 선진국으로 불리는 영국이다. 영국은 이미 놀이정책(2008~2020년)을 시행 중이다.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와 동등하게 ‘놀이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철학이 반영돼 있다. 모든 지역에 안전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놀이터와 공원을 새로 만들고, 초등학교 학력 평가기준에 놀이 영역을 넣는 등의 정책이 포함돼 있다.박수지 기자 suj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