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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랑 아카시아꽃 따먹어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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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160007757_20150515.JPG아빠하고 나하고 봄나들이 가요
아빠하고 나하고 반딧불이 보러 가요

양상용 글·그림
보리·각 권 1만5000원

벚꽃의 분홍 세상이 지자, 아카시아꽃이 활짝 핀 하얀 세상이다. 연두는 오늘도 엄마랑 아빠랑 집을 나선다. “꼭 포도송이 같네.” “아카시아 꽃도 포도송이처럼 먹을 수 있어.” 연두 말을 이어받은 아빠 말에 맑은 눈은 더욱 동그래진다. 아빠가 후두두둑 입으로 훑어 먹어 보이자, 연두도 따라 해본다. 꽃내음보다 싱그럽고 달큼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엄마는 아카시아 잎자루로 뽀글뽀글 파마머리를 말아준다. 어릴 적 자연에서 놀아본 어른이라면 따사로운 추억에 삿된 마음이 사그라들 것이다.

‘이야기 생태 세밀화 도감’이라 불러도 손색없을 이 그림책은 학습으로 접근하는 자연관찰책과는 결이 다르다. 화가 아빠 양상용 작가가 딸과 함께 산과 들, 강으로 다니며 나누는 이야기를 아름다운 그림으로 담았다. 두 사람의 대화는 생태 정보로 자연스럽게 녹아 수묵화로 스며들었다. 자연에서 함께 관찰한 풀이나 새, 물고기, 철 따라 바뀌는 자연의 풍경이 사실적으로 그려져 신뢰감을 준다.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짙은 서정미가 뿜어져 나온다. 다 보고 나면, 무심코 지나쳤던 아파트 화단에서 발갛게 익어가는 앵두나 오랜 주택가 뽕나무에 달린 까만 오디가 눈에 들어올지 모른다. 자연체험마저 상품화된 도시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주변부터 둘러보자. 7살부터 초등 저학년.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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