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환자 야간·휴일 진료 병원
동네병원 반대에 2배 확대 어려워
동네병원 반대에 2배 확대 어려워
정부가 어린이 환자가 야간이나 휴일에도 진료받을 수 있는 ‘달빛 어린이병원’을 올해 두배 가까이 늘린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동네의원 등의 반대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다.보건복지부는 지난해 9월부터 9개 병원에서 시작한 달빛 어린이병원 사업을 올해 30곳까지 확대한다고 10일 밝혔다. 달빛 어린이병원은 늦은 밤이나 휴일에 문을 연 소아청소년과 병·의원이 부족해 대형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하는 불편을 줄이려 시작한 사업이다. 지난 2월 복지부가 발표한 달빛 어린이병원의 이용 만족도는 80.7%에 이를 정도로 호응이 높다. 현재 전국에 15개 병원이 지정됐으나 실질적으로 운영되는 곳은 12곳이다.지정된 병원 가운데 3개 병원이 운영을 못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필요한 전문의 수 등을 채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달빛 어린이병원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3명 이상이어야 하고, 1년 내내 전문의가 머물며 진료해야 한다. 실제 지난 7월 이 사업에 참여하려던 인천 한림병원은 전문의 2명이 그만두면서 3개월 만에 포기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주변 병·의원들과 협회 등의 압력에 못 이겨 사업을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환자를 뺏길 우려에 주변 병·의원 관계자들이 달빛 어린이병원 의사들한테 ‘협회에서 제명하거나 탈퇴시키겠다’ 등의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30곳으로 확대하려 하는데 주변 병·의원들의 반대가 심해 전부 채울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김재윤 대한소아청소년개원의사회장은 “야간·휴일 진료 유도는 낮은 수가를 올려야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정부가 전문의를 3명 이상 둘 수 있는 병원들만 지정하다 보니 일정 규모 이상의 병원에 예산을 몰아주는 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런 반발을 의식해 3곳 이내 병·의원이 공동으로 참여해 전문의 요건을 갖출 경우 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박수지 기자 suj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