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오 글, 이향우 그림
스토리비(B)·1만1000원양말은 왜 한짝씩 없어질까. 양말을 누군가 먹기 때문이지. <양말괴물 테오>는 이런 공상에서 생겨났다.남쪽 어딘가 목화솜을 먹고 사는 행복한 가족, 엄마 아빠와 테오. 어느 날 엄마 아빠 바깥에 나간 사이, 목화밭에 홀로 나온 테오. 목화나무 위로 날았지. 폴짝, 맛있게 핀 목화솜 속을 파고들었지. 테오의 모험의 시작.솜 따던 누군가의 손아귀 속으로 그만, 테오는 목화솜 공장으로 휩쓸렸지. 솜을 나눠 옮기는 컨베이어 벨트 아래로 굴렀지. 겨우, 용수철 같은 꼬리로 몸 튕겨, 공장 탈출에 성공했지. 낯선 도시, 솜처럼 하얀 바위 위에 잠시 앉아 쉬노라니, 그것은 강아지의 앞발. 작은 강아지와 고양이도 테오에겐 무서운 거인.꼬르륵꼬르륵. 춥고 배고픈 테오는 먹을 걸 찾을 수 있을까? 작디작은 테오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가만히 지켜보던 생쥐가 꼬불꼬불 긴 터널로 테오를 이끄는데, 생쥐가 데려간 데는 냄새 나는 양말과 옷가지, 빨랫감 가득 쌓인 세탁실. 생쥐가 건넨 치즈는 도무지 먹을 수가 없었지. 그런데 이게 무슨 냄샐까. 아주 익숙한 향이야. 목화솜 냄새다! 맛난 솜, 아니 맛난 면양말, 오랜만에 주린 배 채운 테오, 낯선 도시에서 그리운 엄마 아빠 찾을 수 있을까?모처럼 만나는 이야기성 강한 그림책. 한국에서 명맥이 거의 끊겼다 요사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 목화 재배, 그 폭신한 솜을 먹고 사는 ‘어엿한 괴물’을 살려내어 빚어낸 판타지. 배우 유태오의 그림책 데뷔작이다. 만화가 이향우의 개성 강한 그림이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판타지 세계로 이끈다. 4살부터.허미경 기자 carm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