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21주차 설 연휴에 필리핀 가려했는데 지카 바이러스 때문에 고민이 많네요. 최근 필리핀으로 태교 여행 다녀오셨거나 가실 계획 있으신 분? 답변 부탁드려요.”
신생아 ‘소두증’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으로 최근 임신부들이 많이 모이는 인터넷 카페에선 ‘태교 여행’을 떠날 여행지가 안전한지 묻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지카 바이러스 발생국가로 분류된 타이 등은 물론 감염자가 나오지 않은 베트남, 괌 등 기타 주요 관광지에 대해서도 임신부들이 염려하고 있다. 여행사 모두투어 관계자는 “지카 바이러스 영향으로 아직 취소한 사례는 없지만 여행해도 괜찮은지 문의가 하루에 서너건씩 들어온다. 중남미는 여행객 자체가 많지 않지만 노선과 여행객이 많은 동남아 지역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발생국가가 아니면 여행을 다녀와도 괜찮다고 설명한다. 2일 현재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2개월 안에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한 국가로 브라질·콜롬비아 등 중남미 26개국과 타이 등 모두 28개국에 대해 임신부의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질본 관계자는 “지카 바이러스는 잠복기가 2주로 최근 2개월 안에 감염자가 발생한 국가가 아니면 여행 자제 대상 국가로 지정하진 않고 있다”며 “관광객이 많은 타이를 제외하면 아시아 국가 여행은 괜찮다”고 말했다.‘질본 해외여행질병정보센터’(travelinfo.cdc.go.kr)에서 매일 최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질본은 발생 국가 여행이 불가피한 임신부는 사전에 의사 상담을 받고 여행국가에서 모기 기피제를 쓰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신중 발생국가를 다녀온 뒤 2주 안에 발열·발진·관절염·충혈 등 지카 바이러스 의심 증상이 발생하면 병원에 방문해 여행력을 이야기할 것을 당부했다. 태아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선 산부인과에서 산전 진찰을 통해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도 조언했다. 또 임신부가 아닌 사람들도 발병 국가를 방문할 땐 긴옷을 입고 야간에는 돌아다니지 않을 것을 권했다. 귀국 뒤 한 달 동안은 헌혈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