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알레르기면 자식도?
알레르기는 면역글로불린-E(IgE)가 오리나무 꽃가루 등 특정 알레르기 항원에 오인 반응해 생긴다. 따라서 주변 환경에 의해 발생하는 환경성 질환이지만 많은 경우 유전적 요인의 영향도 강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학계에서는 부모 가운데 한 사람이 알레르기 환자면 자식이 알레르기 환자가 될 확률을 60%로 보고 있다. 부모가 모두 알레르기 환자면 확률이 80%까지 올라간다. 하지만 알레르기 발생만 같을 뿐 알레르기 종류는 다를 수 있다. 아빠는 집먼지 알레르기가 있고 엄마는 돼지풀 알레르기인데 아이는 자작나무 알레르기 증세를 보일 수 있다.
오재원 한양대 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유전적 요인이 작용하다 보니 갈수록 알레르기 환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같은 식구라도 증세를 일으키는 항원이 다른 것은 알레르기 유전자는 같은데 다변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전자 염기 1000개당 1개꼴로 달라지는 단일유전자변이(SNP)는 같은 유전자를 물려받았더라도 면역글로불린-E가 결합하는 항원이 달라지게 만들 수 있어서다.
평소 괜찮다가 알레르기 항원이 겹칠 때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고양이와 강아지 모두에 알레르기 반응이 없던 사람이 두 동물을 한꺼번에 기를 때 두 동물에 대한 알레르기가 모두 나타날 수 있다.
소나무 알레르기는 없나?
우리나라 수목의 50%는 소나무가 차지하고 있다. 국내 천식 환자의 7.3%, 알레르기성 비염 및 결막염 환자의 16.9%가 소나무류 꽃가루에 양성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삼나무가 70%인 일본 국민이 봄철마다 알레르기 진통을 겪고 있는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소나무 꽃가루 알레르기는 미미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기상청은 꽃가루농도위험지수를 소나무와 참나무, 잡초류로 나눠 제공하고 있다. 송홧가루가 참나무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를 자극해 증세를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소나무 꽃가루가 많이 날릴 때 알레르기 환자들이 괴로워하지만 원인은 송홧가루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이근영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