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일찍 먹고, 다음날 아침은 늦게 먹는 생활 습관이 유방암 재발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은 31일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 암센터 연구진들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식사 시간을 조절하는 간단한 방법만으로도 유방암 재발 확률을 낮출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의 ‘종양학’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진들은 식사 시간이 유방암 재발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초기 유방암 환자 2413명의 식사 시간과 생활 습관을 조사했다. 1995년부터 2007년까지 이어진 연구에서 연구진들은 환자 한 명당 평균 7.3년을 지켜봤다. 그 결과 저녁 식사와 다음 날 아침 식사 사이의 간격이 최소 13시간 이상인 여성의 경우,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유방암 재발률이 36%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 위험도 21% 정도 낮았다. 저녁을 일찍 먹고 다음날 아침을 늦게 먹으면서 공복 시간을 늘리는 것이 유방암 재발을 막는 데 도움이 된 것이다. 연구진들은 야간 공복 시간이 2시간 늘어날 때마다, 약 3개월 간의 장기 혈당을 나타내는 당화혈색소(A1c) 수치 역시 떨어져 고혈당 위험을 낮춘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연구를 이끈 캐서린 매리낙 박사는 “이전 연구에서는 암 예방을 위해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식사 시간처럼 신진대사에 영향을 끼치는 다른 요인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했다.
이전에도 금식이 면역체계를 활성화시키고 염증을 억제시켜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고혈당이나 염증 등은 모두 암 예후에 좋지 않은 위험 인자들로 알려져 있다.
한편, 유방암은 매우 복잡한 질병이고 재발에도 매우 다양한 요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더 폭넓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유방암 치료 전문가인 리차드 버크스는 “식사 시간이 유방암 재발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연구결과”라면서도, “환자들에게 조언을 하기 전에 이러한 사실을 확증할만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