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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사람들 투표 어떻게 했나 궁금증 풀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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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달 26일 서울 광화문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선거, 민주주의를 키우다’ 전시에서 관람객들이 전시 자료를 보고 있다.   중앙선관위 제공
1. 지난달 26일 서울 광화문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선거, 민주주의를 키우다’ 전시에서 관람객들이 전시 자료를 보고 있다. 중앙선관위 제공
‘선거의 역사’ 전시 현장 

“기계가 표를 세는데 결과 나오는 시간이 왜 이렇게 길어요?” “개표 도중 기계에 오류가 생기면 어떡해요?” “지금의 투표함은 꼭 쓰레기통처럼 생겼어요.”

질문을 하기도 전에 아이들의 입에서 생각지 못한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게.” 기자는 정확한 답변을 위해 담당자에게 내용을 확인해 알려줬다. 선거철마다 열심히 투표에 참여하지만 정작 실제 개표 과정이나 선거의 역사는 정확히 모르고 있었다.

13일 20대 국회의원 선거 맞아
대한민국 선거사 돌아보는 전시 열려

기표도구·투표함 변천사 살펴보고
사전투표체험하며 투표 관심 끌어내
선거 역사 통해 민주시민교육 절로 돼

 2. 지난달 26일 서울 광화문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선거, 민주주의를 키우다’ 전시에서 관람객들이 전시 자료를 보고 있다.   중앙선관위 제공
2. 지난달 26일 서울 광화문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선거, 민주주의를 키우다’ 전시에서 관람객들이 전시 자료를 보고 있다. 중앙선관위 제공

지난달 26일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선거, 민주주의를 키우다’전을 찾은 학생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전시장을 둘러봤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공동 개최한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나라 선거가 생겨난 배경부터 변천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5·10 총선거부터 3·15 부정선거를 계기로 선관위가 생기고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됐다는 내용 등 시대별 이슈를 비교적 자세히 다루고 있다.

단순 전시뿐 아니라 선거체험관에 마련된 사전투표체험은 아이들이 자연스레 투표에 관심을 갖는 기회가 됐다. 실제와 똑같은 방식으로 사전투표를 해볼 수 있었다. 바로 옆에는 이번 국회의원 선거 때 쓰이게 될 투표지 분류기와 심사계수기도 전시돼 있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용지를 모은 다음 투표지 분류기로 후보자별 투표지와 미분류 투표지를 분류한다. 이후 심사계수기로 후보자별 투표지를 세고, 미분류 투표지는 심사위원이 무효인지 아닌지를 직접 판정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사람이 득표수를 일일이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기계가 있지만 시간이 걸리는 이유다.

아이들은 처음 해보는 투표에 우왕좌왕했지만 선관위 관계자의 설명과 부모의 도움을 받아 차근차근 투표를 했다. 모의신분증을 받아 본인 확인을 한 뒤 기표소에 들어가 투표용지에 도장을 찍은 뒤 투표함에 용지를 넣는 순서였다.

몇몇 아이들은 투표용지를 받자마자 투표함에 넣으려 하거나 기표소에서 용지 안이 다 보이게 들고 나오기도 했다. 관계자는 옆에서 “도장은 한 사람만, 이름 옆 네모 칸을 벗어나지 않게 찍어야 해요”, “도장 안에 인주가 들어 있으니 그냥 도장을 꾹 누르면 돼요”, “기표소에서 나오기 전 종이를 반드시 접어주세요” 등 주의사항을 계속 일러줬다.

권도현(신도림초 5)군은 “한 번도 안 해본 투표를 실제 한다 생각하니까 신기하고 긴장도 됐다”고 했다. 옆에 있던 김영진(경인초 5)군도 “학교에서 반장선거는 여러 번 했는데, 여기는 후보로 나온 사람 수가 더 많았다. 고민하다 그냥 마음에 드는 이름을 선택했다”고 했다.

3. 지난달 26일 서울 광화문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선거, 민주주의를 키우다’ 전시에서 관람객들이 전시 자료를 보고 있다.   중앙선관위 제공
3. 지난달 26일 서울 광화문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선거, 민주주의를 키우다’ 전시에서 관람객들이 전시 자료를 보고 있다. 중앙선관위 제공

전시장에는 선거별 정치적 이슈나 관련 ㅋ 자료뿐 아니라 예전 투표 때 실제 사용했던 투표함이나 기표소, 기표도구 등도 전시돼 있다. 특히 학생들은 기표도구의 변천사를 보며 흥미로워했다. 지금은 기표도장이 한 종류이지만 예전에는 ‘구멍이 크고 확실한 것을 쓰되 필터, 솜 등으로 막혀 무효표가 생기지 않게 하라’는 지침만 있었다. 그러다 보니 대나무나 탄피 등으로 만든 기표도구까지 등장했다. 이후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도구는 부정선거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한 가지 형태로 만들어졌다.

도장 속 빨간 원 안에 있는 ‘卜’ 표시를 본 어른이나 아이 모두 “‘사람 인’자가 맞다”고 했지만 실제 새겨진 글자는 ‘점 복’자다. 이것도 처음에는 빨간색 원 모양으로만 찍었다가 종이가 접히면서 상하면에 둘 다 찍혀 혼동이 오는 걸 막기 위해 표시를 넣은 것이다.

4. 전시를 찾은 학생들이 1층 선거체험관에서 사전투표체험을 하고 있다.  최화진 기자
4. 전시를 찾은 학생들이 1층 선거체험관에서 사전투표체험을 하고 있다. 최화진 기자

박혜경씨는 7살 소율이와 전시를 보러 왔다. 아이가 어려서 국회의원, 선거 등을 잘 모르니까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했다. “유치원에서 가장 성실하고 믿음직한 친구를 대표로 뽑는 거라고 했다. 투표는 어른만 할 수 있는데 우리 동네를 깨끗하고 좋게 만들기 위해 가장 열심히 일할 사람을 뽑을 거라고 설명했다.”

박씨는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 이달 진행할 선거 관련 교육에 필요한 자료를 모아달라는 숙제를 내줘 전시장을 찾았다. 여기서 받은 팸플릿도 스크랩해서 유치원에 보낼 생각이다. 그는 “여기서 직접 설명도 듣고 체험했으니 아이가 유치원 가서 배울 때도 더 잘 와 닿을 거 같다. 아이 덕분에 나도 몰랐던 선거의 역사를 공부하게 돼 좋다”고 말했다.

김남이 중앙선관위 기록보존소장은 “이번 전시가 13일 실시하는 국회의원 선거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과 투표 참여를 끌어내고 초·중등학생에게는 민주시민교육의 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실제 개표 과정을 공개해 부정선거, 개표 불신에 대한 우려를 씻는 계기를 만들고자 했다. 전시 이후에도 대한민국 선거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자료를 국민들이 상시적으로 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했다. 이번 전시는 6월26일까지 열린다.

최화진 <함께하는 교육> 기자 lotus57@hanedui.com

(*위 내용은 2016년 4월4일자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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