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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베이비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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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아빠, 누구 아들보다 각자 자기의 이름 석 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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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베이비트리에서는 ‘강남구의 아이 마음속으로’라는 생생육아를 쓰고 있는 필자 강남구씨의 글(goo.gl/q9bZk3)이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 글은 조회 수가 12일 현재 1만1600건이 넘었습니다. 

강씨는 갑작스럽게 아내와 사별하고 오비에스(OBS) 방송사 기자 생활을 그만둔 뒤, 상담심리학을 공부하며 아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거들떠보지 않던 집안일을 하고, 아이의 슬픔을 보듬으면서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그는 베이비트리에 글로 남깁니다. 강남구라는 독특한 이름 때문에 숱한 일화가 있는 그는 이번 글에서는 자신의 이름이 그립다고 슬며시 고백합니다.

“놀이터에서 또는 길거리에서 지나가다 아는 사람들을 만나면 사람들은 ‘민호 아빠’라 불렀다. (중략) 시를 좋아하는 ‘강남구’도 있지만 밥을 차려야 하는 아빠로 사람들은 바라봤고, 수영을 좋아하는 ‘강남구’ 대신 아이와 함께 보드게임을 하는 아빠를 더 크게 보았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이름 석 자가 그리운 그는 “마음 한가운데에 아빠라는 단어 옆에 더 크고 분명히 내 이름 석 자를 새긴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아이도 아빠의 아들로 살기보다는, 아빠의 생각에 자신을 끼워 맞추기보다는, ‘강민호’라는 자신의 이름으로 홀로 서기를 희망한다고 썼지요. 

“공부해라, 아냐 그건 너무 교과서야. 성실해라, 나도 그러지 못했잖아. 사랑해라, 아냐 그건 너무 어려워. 너의 삶을 살아라!”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가수 양희은과 악동뮤지션이 함께 부른 ‘엄마가 딸에게’라는 노래의 한 구절입니다. 


“삶에 대해 아직도 잘 모르는” 엄마는 “네가 좀 더 행복해지기를 원하는 마음에 내 가슴속을 뒤져 할 말을 찾는데” 결국 “너의 삶을 살아라”고 말하지요.  

행복한 부모와 자녀 관계란 어떤 것일까요? 서로에게 희생적이지 않으면서 각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잃지 않는 그런 관계가 아닐까요? 

양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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