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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가라사대, 너희가 정·기·신을 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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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23_02.jpg» 한겨레 자료 사진.


한국 한의학을 집대성한 허준의 <동의보감>이 간행된 지 올해로 400주년이다. 지난 2009년 유네스코는 공중보건의학서 가운데 처음으로 ‘동의보감’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면서 전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했다.

<동의보감>은 조선 제14대 왕인 선조가 당시 기본적인 의학 지식이 없는 백성들이 우리나라의 들과 산에 한약재가 있어도 판별해서 사용하지 못하고 병을 방치하는 실정을 안타깝게 여겨 허준 등의 어의에게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의서를 집필하도록 명령해서 만들어진 책이다. 하지만 임진왜란 등의 전란으로 작업이 미뤄져 우여곡절 끝에 허준 선생이 마지막까지 역량을 모아 17년 만에 완성하게 되는데, 우리 민족의 의학인 한의학을 집대성한 최고의 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알고 있듯이 <동의보감>은 학술적 가치뿐만 아니라 실용적 가치와 역사적 의의도 지니고 있다. 또 뛰어난 관찰력을 바탕으로 실증적으로 만들어져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 특히 중국 의학과 다른 한국 의학의 특징을 가장 잘 설명하고 있는 책으로 인정받는다. 이 책은 인체를 구성하는 요소 가운데 정·기·신을 가장 중요시했다.

그 개념을 살펴보면, 우리가 만져서 느끼는 몸은 정으로 구성된다. 몸에서 살아 활동하는 기능을 기라고 하며, 사람으로서의 감정과 생각하는 의식을 신이라고 한다. 정·기·신을 살아 있는 생명체가 꼭 갖추어야 할 세 가지 요소로 봤다. 서양 의학에서는 몸의 구성단위를 세포라고 보고, 각 세포의 기능이 잘 유지되는 것을 중요시한다. 그러나 한의학에서는 살아 있는 생명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정·기·신이 모두 존재해야 한다고 보고, 인간은 이 요소가 부족하게 되면 질병에 걸리게 된다고 봤다.

한의학의 진단은 기본적으로 정·기·신 가운데 기에 대한 관찰을 통해 생명력의 변화를 알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면 활기찬 사람의 목소리는 힘 있고 맑은 소리를 내지만, 기운이 빠진 나약한 사람은 목소리에 힘이 없어 기어들어가고 작은 소리를 내게 된다. 기가 약해진 상태가 오래되면 자연히 정과 신도 영향을 받아 몸과 마음이 허약하게 된다. 따라서 작은 소리에도 깜짝깜짝 잘 놀라고 기후의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감기도 잘 걸리게 된다. 따라서 정·기·신을 보물같이 귀하게 여겨 잘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건강한 삶을 누리는 기본이 되고, 나아가 타고난 수명을 지켜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이끌어 주게 된다.

<동의보감>은 ‘도인법’이라고 하여 정·기·신을 보전하면서 건강을 지키기 위한 비결을 제시하고 있다. 머리카락을 자주 빗고 얼굴을 자주 두드리는 것부터 시작한다. 또한 눈을 자주 움직이고, 귓불을 자주 만져주며, 혀를 자주 입안에서 굴려주고, 윗니와 아랫니를 씹듯이 자주 두드리며, 침은 무조건 삼키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아울러 등을 따뜻하게 하고, 배를 자주 문지르고, 항문을 안으로 끌어들이는 즉 항문을 조이는 방법을 자주 시행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기가 잘 흐르게 하고 정을 모아서 신이 총명해지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의보감>에서 제시한 건강법들은 소아에서 성인까지 두루 실천해볼 수 있는 건강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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