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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영어책 읽어주기, 서툰 발음이라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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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6706_P_0.JPG» 서점. 한겨레 자료 사진.부모들은 내가 그림책으로 영어교육을 하라고 하면 보통 언제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인가에 대해 의문을 갖는다. 요즘은 3~4세부터 영어 그림책을 보여주고, 영어를 가르치는 집이 많다. 리듬감이 뛰어난 영어가 생활 속으로 들어온다면 아이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때를 그냥 보내면 아이는 낯선 영어에 거부감을 느끼고, 영어를 의무와 학습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그림책 영어교육은 모국어 책읽기를 완전히 독립한 후에 하는 것이 맞다. 책읽기를 독립한다는 것은 비단, 아이가 한글을 줄줄 읽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읽은 것의 의미도 거의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 읽은 것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모국어 능력의 추상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말해준다. 영어는 아이의 책 읽기가 완전히 독립한 후 모국어의 추상성이 높아진 다음에 가르쳐야 훨씬 빨리 받아들인다


모국어를 잘하는 아이가 영어도 잘한다. 영어보다 모국어를 완전하게 발달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말이다. 언어학자들은 언어학습의 감수성기를 출생부터 12세까지로 꼽는다. 12세 이전의 아이는 비교적 쉽게 영어를 익히고 또 모국어의 특이한 발음이나 억양에 구속받지 않고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 물론 그 이후에도 영어를 배울 수 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원어민만큼 유창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모국어의 발음이나 억양을 감추기도 어렵다.


첫째 아이는 미국연수를 갔을 때 영어동화책을 많이 읽었다.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추천도서를 읽도록 과제도 내주었지만 '구스범스(Goosebumps)'등 자기가 읽고 싶은 책을 서점에서 골라 읽는 것을 더 좋아하였다. 아이에게 책을 읽힐 때는 흥미를 느끼고 빠져들 만한 내용을 골라주는 게 좋다. 미국에서는 중학교 1학년이었기 때문에 이미 내용을 다 알고 있는 동화책을 읽기보다는 아이가 좋아하고 흥미를 보이는 시리즈물을 주로 읽었다. 따라서 지겨운 공부라는 느낌보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는다는 기분으로 책을 볼 수 있게 하였다. 더구나 학교에서 추천하는 책은 분야가 다양하고 재미도 있어서 영어책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았다


둘째 아이는 오디오북을 주로 이용하였다. 특히 둘째의 영어 실력은 해리포터를 원서로 읽으면서 많이 늘었다. 생소한 어휘가 많은 탓에 1권을 읽을 때는 어려워했지만, 오디오북과 같이 반복해서 들으면서 이해력을 높였다. 듣기 실력 충분히 다진 후 읽기로 넓혀갔다고 할 수 있다. 2권부터는 책을 손에 잡으면 놓지 않을 만큼 빠른 속도로 읽어나갔다. 다 읽은 뒤에도 여러번 더 읽을 만큼 해리포터 시리즈에 몰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영어책을 읽는 것에 재미를 느꼈다


나는 주로 아이가 원하고 선택한 책을 사주었다. 첫째 아이는 특히 환타지소설을 좋아하였기 때문에 두꺼운 책이어도 여러 번 반복해서 읽었다. 대신 한 번에 여러 권을 사주기보다는 1, 2권씩 사주어 아이가 애착을 갖고 더 열심히 읽었다. 둘째 아이는 오디오북을 좋아하여 한국에서 읽었던 동화책을 영문으로 듣고 있는 읽는 식으로 익혔다. 이미 내용을 알고 읽는 것이어서 책을 읽을 때 사전을 거의 찾지 않았다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일단 읽는 데 무리가 없으면 흐름을 깨지 않고 그대로 읽어 내려갔다. 문맥의 흐름에 따라 유추를 하였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자기가 내용을 이해할 수만 있으면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에게는 특별히 영어문법공부를 시키지는 않았다. 듣기와 읽기만 하면서, 자연스럽게 영어문법을 익혔다. 영어공부는 아이가 하는 것이다. 부모는 여건에 맞추어 적절한 환경만 제공하면 되는 것이다.

 

[영어그림책 읽기를 위한 지침]


첫째, 영미권의 전래동요인 마더구스(Mother Goose)부터 시작해라.

마더구스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내용이 여러 그림책에 등장하기 때문이다. 영어그림책도 일반 그림책처럼 부모가 무릎에 앉히고 스킨십 등의 상호작용을 하면서 읽어주는 것이 정서교감에 좋다. 마더구스는 리듬감이 있고 의성어 의태어가 많기 때문에 상호작용하기가 좋다.


둘째, 단어를 인지할 수 있는 그림책에서 일상생활 그림책으로 확장하라.

처음에는 어휘력을 늘리는 것이 중요한데 사물, , 숫자, 모양, 동물 등 단어를 인지할 수 있는 그림책이나 밥상머리나 나들이 등 일상생활을 다룬 그림책을 이용하라. 그림 형제나 안데르센의 동화, 이솝우화, 각종 신화 등에 기초한 명작그림책은 세계 각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있기 때문에 영어로 된 것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스토리의 강력한 심리적 연상 작용과 기억 촉진 효과 그리고 동기부여에 좋다.


셋째, 발음 나빠도 어머니 목소리로 과장되게 읽어주자.

의성어가 나오면 좀 더 현장감 있게 들려주며, 의태어가 나오면 온몸으로 표현하고, 때로는 큰 목소리로, 때로는 속삭이듯 읽으면서 긴장감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어떤 어머니는 본인은 영어 발음이 나쁘다며 CDDVD만을 이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 아이는 나쁜 발음과 질 높은 발음을 함께 들려주면 본능적으로 후자를 따르게 되어 있다. 발음 걱정하지 말고, 나쁜 발음이라도 신나고 재미있게 읽어주자.


넷째, 이해를 돕기 위하여비디오나 오디오북을 적절히 활용하자.

그림책을 보여준 후 같은 내용의 비디오를 보여주면 연상작용이 있어서 그림책의 재미에 빠진다. DVD를 보며 아는 영어 단어가 나오면 반가워하고, 엉터리로 따라하던 문장이 책속에 나오면 발견의 기쁨을 느낀다. 이런 기쁜 순간들이 모여 영어를 재미있게 하는 것이다. 오늘 본 DVD에 나오는 대사를 엄마가 말해주고 아이가 큰 소리로 여러 번 따라하게 하자. 말하는 사람의 어투나 표정, 손동작까지 따라 흉내내면서 말해보자.


다섯째, 그림책 주제와 수준을 다양화하라.

다양한 주제의 그림책을 읽게 하고, 그림책 수준도 중간 단계에서 시작해 높은 단계와 낮은 단계를 번갈아 읽어야 성취감을 느낀다.기본 단어만 나열된 단순한 그림책에서 긴 문장이 있는 그림책까지 다양한 것이 좋다. 특별한 설명 없이 그림만으로도 아이가 충분히 상황을 짐작할 수 있는 그림책도 좋고, 정서발달에 도움이 되는 그림책도 좋다.


여섯째, 아이가 영어그림책을 거부한다면 쉬어가라.

아이가 원하지도 않는데 엄마가 너무 욕심을 부리지 않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만약 처음엔 흥미를 가지던 아이가 갑자기 거부한다면 한 걸음 쉬었다 가는 방법이 좋다. 아이들 중에는 오디오에서 나오는 소리가 무섭다며 듣지 않는 경우도 있다. 조금만 익숙해지면 괜찮아질 거라며 아이를 달래는 어머니가 많은데 억지로 시키면 거부감만 심해진다. 아이가 좋아할 때까지 기다려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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