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수업시간 적고 사교육도 없어
학교 간 성적 격차 핀란드 7%, 한국 30%
핀란드 교사는 ‘연구자’, 한국은 ‘공무원’
핀란드와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실시하는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피사)’ 우등생이다. 2000년 처음으로 실시된 피사에서, 핀란드는 읽기에서 세계 1위를, 한국은 과학에서 1위를 했다. 수학에서 한국이 2위, 핀란드가 4위를 해 전체적으로는 한국이 더 좋은 성적을 냈지만, 세계의 이목은 핀란드에 쏠렸다. 한국은 사교육비 부담이 높고 학생들이 고된 학습 노동을 하는 데 견줘 핀란드 학생들은 적은 학습 시간과 공교육만으로 일궈낸 성과였기 때문이다. 2011년 기준 핀란드 중학교의 수업 시간은 연간 600여 시간으로 오이시디 평균(700여시간)보다 적고, 미국(1100여시간)의 절반 수준이다. 사교육은 전혀 없다. 한국은 학교 수업시간은 핀란드 수준으로 낮지만, 실제 학생의 공부 시간은 사교육 때문에 훨씬 많다. 핀란드를 교육 강국으로 만든 일등공신은 한국의 초·중학교 단계에 해당하는 9년제 종합학교인 ‘페루스코울루’다. 핀란드는 원래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학생들을 인문계와 실업계로 나눠 교육하다 1972년 페루스코울루 체제를 도입하면서 다양한 배경과 능력을 지닌 학생들을 한 학교에서 가르쳤다. 성적이 좋은 학생들만 별도로 선발하는 학교는 없다.
핀란드는 학교 간 성적 격차가 적다. 2009년 피사 결과를 보면, 읽기 영역에서 핀란드의 최고 성적 학교와 최저 성적 학교의 격차는 7%에 불과해 오이시디 국가들 가운데 가장 낮았다. 한국은 30%, 오이시디 평균은 42%다. 핀란드 교육학자인 파시 살베리 교수는 저서 <핀란드의 끝없는 도전>에서 “핀란드는 학교에서 사회 불평등에 잘 대응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 교사는 ‘공무원’ 정도로 치부되지만, 핀란드에선 교사를 ‘연구자’로 대우한다. 성기선 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장(전 가톨릭대 교수)은 “상위 5% 안쪽에 있는 자원들이 몰리는 한국 교원의 질적 수준은 핀란드보다 더 높다”며 “하지만 입직한 이후 교사의 자율성이나 전문성을 향상시키는 시스템이 없다는 점에서 완연한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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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