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수학은 학교에서 책임질 것”
‘수학문제 풀기’ 등 일괄 숙제 없애고
한글·수학 놀이 중심으로 교육
전문담임·연임제·협력교사제 도입
내년부터 서울의 초등학교 1~2학년들은 입학 전 미리 한글과 수를 떼지 않아도 학교에서 한글과 수학을 체계적으로 배우게 된다. ‘국어책 10번 받아적기’, ‘수학 익힘책 풀어오기’와 같은 일률적 숙제도 사라진다.
서울시교육청은 초등학교 1~2학년들을 위해 ‘안성(안정과 성장) 맞춤’ 교육과정을 내놓고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내년 1학기부터 실시한다고 30일 발표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자녀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면 예비 학부모들은 자녀에게 한글과 수학을 어디까지 선행학습 시켜야 할지 고민이 커진다. 한글과 수학만큼은 입학 전 미리 배우는 과정 없이 공교육에서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우리 교육청은 만 7살이 한글과 수학을 깨치는 게 가장 적기라고 보고, 이 시기 발달 단계에 따라 재미있는 놀이 중심의 한글·수학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이 교육과정의 핵심은 한글과 수학만큼은 선행학습 없이 초등학교 1~2학년 때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전 교과목을 결과나 평가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가르치면서 한글과 수학도 놀이중심으로 교육한다는 것이다. 숙제나 받아쓰기, 알림장 쓰기 등 학생이 부담을 느끼는 부분을 과감히 없애고 중간놀이시간도 20~30분 확보하게 했다. 1학년 1학기에는 학생들의 학습 내용을 평가해 학부모들에게 통지할 때 기존의 교과 성적 중심이 아닌 학교생활 적응 중심으로 통지 방법을 바꿔 적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시교육청은 ‘초1~2학생 전문담임제 및 연임제’와 ‘협력교사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학생 개개인의 발달과정을 고려해 가르쳐야 하는 초등학교 1~2학년에 지도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희망 교사를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이들이 1학년 때 담임한 학급을 그대로 2학년까지 맡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국어·수학 시간에 학생마다 수준별 교육이 가능하도록 ’협력교사제’를 운영해 담임교사를 지원하게 할 예정이다. ‘안성 맞춤 교육과정’에서는 전적으로 놀이중심으로 가르치며, 부담감이 큰 숙제는 내지 않을 것을 원칙으로 세웠다. 과거 ‘국어책 10번 받아 써오기’, ‘수학 익힘책 풀고 채점해오기’처럼 흥미를 잃게 하는 학업 관련 숙제나 일률적 숙제는 내지 않고 ‘쉬운 한글, 재미있는 수학’ 기조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숙제를 해온 학생에게만 스티커를 주는 방식 등 숙제로 인한 차별도 금지하기로 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