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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대신 놀이’ 효과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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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흥미·또래 관계는 쑥 늘고
우울감·공격성은 확 줄어들어

시흥초2.jpg» 경기도 시흥초등학교에 조성된 놀이 친화적인 공간. 아이들은 이 공간에서 일주일에 60분씩 반 친구들과 즐겁게 뛰어놀았다. 사진은 6학년 학생들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놀이를 하는 장면. 양선아 기자

초등학교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매주 한 시간만 놀았는데도 공부 태도는 물론이고 학생들의 학교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게 연구 결과로도 확인됐다. 

국제 구호개발 비영리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은 명우임상심리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3월 초부터 7월 중순까지 시흥초등학교 4학년, 6학년 학생 58명(실험집단 30명, 통제집단 28명)을 대상으로 놀이의 효과를 조사했더니 학교에서 수업 대신 일주일에 한 시간 마음껏 뛰어논 학생들(실험집단)은 뛰어놀기 전과 비교해 공부에 대한 흥미와 태도 점수가 6%포인트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하위 10%(3명) 학생들의 공부 태도 점수는 21%포인트나 올랐다. 반면 정상 수업을 한 통제집단은 큰 변화가 없었다. 

놀이의 효과는 이뿐만이 아니다. 놀이 참여 학생들의 또래 관계 수치가 9%포인트 가까이 올랐고, 교사에 대한 만족도 수치도 11%포인트 올랐다. 이외에도 학생들이 협동하고 자기주장을 펼치는 등 사회성 기술도 전보다 10%포인트 올랐다. 반면 불안감이나 우울감, 공격성 등은 5~8%포인트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아이들의 놀 권리를 주장해온 세이브더칠드런이 ‘잘 노는 우리 학교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했다. 이 단체는 지난 3월 장난감 업체 손오공의 후원을 받아 경기도 시흥초 내에 놀이 친화적인 공간을 조성했다. 놀이 공간은 ‘꼬마 건축가’로 불리는 이 학교 학생 30여명의 의견을 반영해 조성됐다. 놀 공간이 마련된 뒤 학생들은 이 공간에서 반 전체 학생이 자유롭게 놀았다. 놀이 방법은 학생들이 정했다. 명우임상심리상담소는 아동들의 학교생활 만족도, 학습 태도, 사회성, 스트레스 대처 능력, 정서 및 행동 문제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척도를 만들었다. 항목마다 ‘전혀 그렇지 않다’부터 ‘매우 그렇다’까지 3~5개의 척도를 만들고 학생·부모·선생님에게 점수를 매기게 해 놀이 실험 전후로 비교했다. 이외에도 뇌파 검사, 인터뷰, 그림 검사 등도 실시했다. 

김향숙 명우임상심리연구소 소장은 “기존 연구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겪는 아이와 같이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는 아이를 대상으로 놀이의 치료적 효과를 검증했다면, 이번 연구는 일반아들을 대상으로 예방적 차원에서 놀이의 효과를 실질적으로 입증한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또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아이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의 놀 시간, 놀 공간 정책을 좀더 구체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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