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책
토드 파 지음, 엄혜숙 옮김/평화를품은책·1만2000원
평화란 무엇일까. 일단 총을 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게 전부일까. 막상 아이들에게 평화의 의미를 설명하는 게 쉽진 않다.
<평화 책>은 아이들에게 평화가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 2005년 출간됐다 절판된 것을 아쉬워 한 출판사가 새로 완성도를 높여 펴냈다.
책장마다 단 한 문장이 적혀 있는데, 모두 “평화는”이라는 말로 시작한다. 첫 쪽엔, “평화는 친구를 새로 사귀는 거야”라는 말과 함께 여러 나라 아이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그렇지, 평화롭다면 친구를 사귈 수 있지. “평화는 다른 종류의 음악을 듣는 것”이고, “평화는 여러 가지 다른 책을 읽는 것”이고, “평화는 다른 곳을 여행하는 것”이기도 하다. 평화롭다면 이렇게나 많은 것을 할 수 있구나.
평화는 따뜻하다. “평화는 누군가를 아프게 했을 때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이며, “평화는 신발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신발을 주는 것”이고, “평화는 밥을 나눠 먹는 것”이다. 후반부, “평화는 친구를 안아주는 거야”라고 하는 대목에선, 마음이 아득해진다.
평화는 고요한 것이기도 하다. “평화는 눈이 내리는 걸 지켜보는 것”이며, “낮잠을 자는 것”이기도 하다. 사회적 의미도 빠뜨리지 않는다. “평화는 모두에게 집이 있는 것”이며 “아기가 새로 태어나는 것”이다. 조금 어려운 말이지만, “평화는 네 자신의 모습 그대로인 거야”라고 할 때, 아이는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뜻을 어렴풋이 느끼게 될 것이다.
모든 문장은 그 상황을 간명하게 표현하는 귀여운 그림과 함께 실려 있다. 엄마 아빠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풍경 자체가 또 하나의 평화인 것 같다. 책은 마지막 쪽에서 아이 독자에게 묻는다. “내가 생각하는 평화는?” 원래 3살부터지만, 6~7살이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듯하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그림 평화를품은책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