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학계에서는 우리 몸 안에 살고 있는 세균이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장내세균총이 비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The ISME Journal에 발표되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세균의 차이가 비만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Technical University of Denmark (DTU)의 연구팀은 쥐에게 각각 비만인 사람과 평균 체중인 사람의 장내세균총을 이식하고 똑같은 음식을 먹게 했습니다. 그 결과, 비만인 사람의 세균을 이식한 쥐들이 더 많은 체중 증가를 보였는데요. 이러한 결과는 위장관에 살고 있는 세균들이 우리 몸의 대사 작용에 영향을 주고 비만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나타냅니다.
» 각종 의약품. 한겨레 자료 사진.
우리가 평소에 복용하는 항생제는 우리 몸에서 나쁜 세균만이 아니라 좋은 세균도 함께 없앱니다. 한 번의 항생제 복용으로 우리 몸에 살고 있는 세균의 20~50%가 죽게 되는데요. 이렇게 항생제의 복용으로 장내세균총에 변화가 생기면, 살이 찌는 체질과 비만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어릴 때 항생제 복용하면 살 찌는 체질 될 수 있어
Laura M. Cox와 Martin J. Blaser가 2015년 Nat Rev Endocrinol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어릴 때 항생제의 복용은 비만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연구에서 쥐들을 대상으로 항생제를 투여한 쥐들과 투여하지 않은 쥐들의 체중 증가를 비교했는데요. 항생제를 지속적으로 투여한 쥐의 전제 몸무게가 10~15%, 지방은 30~60%가 더 증가했습니다.
사람을 대상을 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Leo Trasande 박사와 Jan Blustein 박사가 영국에서 14,000여명을 대상으로 15년 동안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생후 첫 6개월 이내에 항생제를 처방 받은 아이들이 체중이 더 늘어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출생 후 초기에 복용하는 항생제가 아이의 장내세균총 형성에 영향을 주고 아이 몸의 대사 방식에 변화를 줘서, 살이 찌는 체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 아이의 감기를 빨리 낫게 하기 위해서 복용하는 항생제는 항생제 내성의 부작용만이 아니라 장내세균총에 영향을 줘서, 우리 아이가 더 살이 찌게 만들 수 있습니다. 지금 내가 살이 잘 찌는 체질과 비만이 된 것은 어릴 때 불필요하게 복용한 항생제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바로 불필요한 항생제의 복용을 줄여야 하는 또 한 가지의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