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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요 기억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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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오월 뉴스
안오일 지음, 양정아 그림/뜨인돌어린이·1만1000원

아이들에게 어떻게 5·18 민주화운동을 가르쳐야 할까. 군인 아저씨가 민주주의를 외친 시민에게, 또는 아무런 잘못도 없는 시민에게 총구를 겨눈 사건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우리들의 오월 뉴스>에서 동주와 진아, 승법, 노이, 기철 등이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로 체험학습을 떠난다. 그런데 동주의 아빠는 매년 봄만 되면 우울증에 빠진다. 무엇보다 할아버지와 아빠는 사이가 무척 나쁘다. 둘 사이에 무슨 비밀이 있는 것 같다.

아이들은 민주묘지에서 놀라운 이야기를 듣고 보면서 궁금할 뿐이다. 어른들은 왜 이런 일을 벌인 걸까. 동주는 아빠의 고향이 광주이고, 5·18 이야기만 나오면 멍해지는 모습을 떠올리면서 ‘혹시, 아빠가 5·18과 관련된 건 아닌가’ 궁금해진다.

평소 티격태격하던 다섯 아이는 민주묘지를 둘러본 뒤, 수업시간에 발표할 유시시(UCC) 동영상을 만든다. 이런 와중에 동주는 아빠와 할아버지 사이에 숨어있는 아픈 상처를 알게 된다. 5·18 때 아빠의 쌍둥이 형이 어린 나이에 죽었던 것이다. 할아버지가 옷장 속에 소중히 간직하고 있던 종이비행기에 얽힌 사연도 듣게 된다.

기자가 꿈인 진아의 제안에 따라 아이들은 동영상을 뉴스 형식으로 만든다. 제목은 ‘미안해, 기억할게’였고, 이렇게 시작한다. “지금부터 언론 장악으로 잃어버렸던 1980년 5월의 뉴스를 우리들의 마법으로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동영상에서 아이들은 각자 민주묘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사연을 뉴스 형식으로 전한다. 마지막 리포터로 나선 동주는 아빠와 할아버지의 사연을 담는다.

몇 부분 작위적 설정이 공감을 가로막기도 하지만, 책은 아이들에게 ‘우리 시대의 아픔’을, 어른들의 잘못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다시 한 번 고민하게 한다. 5~6학년.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그림 뜨인돌어린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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