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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모를 키운건 8할이 엄마의 매?…“아동체벌은 불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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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 ‘체벌미화 제보’ 사이트 접수사례 수두룩
옥션·이마트 등 ‘사랑의 회초리’ 홍보문구 관련 제보 많아
문재인 “자식 잘되라고 회초리를 든 어머니” 발언도 지적

지난 1월6일 방송된 에스비에스(SBS) <미운우리새끼>의 한 장면. 방송화면 갈무리.
지난 1월6일 방송된 에스비에스(SBS) <미운우리새끼>의 한 장면. 방송화면 갈무리.

지난 1월6일 방송된 에스비에스(SBS) 방송프로그램 <미운우리새끼>에 가수 김건모씨가 나와 친동생과 어린 시절 ‘체벌’에 대한 기억을 나눴다. 방송은 “건모를 키운 건 8할이 엄마의 매”, “매를 통해 전해진 엄마의 사랑” 등의 자막을 내보냈다. 시청자 김민희씨는 ‘예능이니 그냥 웃으며 넘어갈 수도 있지만 자칫하면 체벌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국제구호개발엔지오(NGO) ‘세이브더칠드런’에 제보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9일 에스비에스 심의팀 등에 체벌 표현에 주의를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지난 7일부터 체벌 미화 표현물에 대한 시민 제보를 받는 <‘매’의 눈을 빌립니다> 캠페인에 접수된 제보를 보면, 방송·라디오 프로그램, 책자, 광고물 등 일상생활 속에서 체벌을 ‘사랑의 매’로 포장한 표현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3일 광주·전남 언론포럼 출범식에서 ‘지역 민심’을 “자식 잘되라고 회초리를 든 어머니”에 비유했다. 한 시민은 “대통령 후보자로서 국민에 대한 마음을 표현한 것은 이해하지만, 자식 잘되라고 회초리를 든다는 표현은 체벌을 정당화하는 표현이기 때문에 적절치 못하다”며 문 전 대표의 발언을 세이브더칠드런에 제보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문 전 대표의 실무를 돕고 있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주의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자유한국당을 향한 국민의 비판을 ‘부모의 회초리’로 표현한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에게도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옥션, 이마트, 지마켓 등 인터넷 쇼핑몰에서 찾아볼 수 있는 ‘사랑의 회초리’에 대한 제보도 다수 쏟아졌다. 한 체벌 도구엔 “어른들에게 옛 향수를, 아이들에겐 참교육을 알려줄 좋은 선물이 된다”, “테스트 삼아 때려봤는데 학창시절이 바로 떠올랐다” 등의 홍보문구가 달렸다. 시민 이아무개씨는 “체벌은 사랑의 마음을 담아내는 수단이 될 수 없고,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따뜻한 문화도 아니다”며 해당 사이트를 세이브더칠드런에 제보했다.

아동체벌은 불법이다. 아동복지법은 ‘아동의 보호자는 아동에게 신체적 고통이나 폭언 등 정신적 고통을 가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은정 세이브더칠드런 권리옹호팀장은 “체벌은 아이를 사랑해야 할 사람이 아이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사랑의 매’와 같은 표현은 ‘폭력은 괜찮다’는 잘못된 인식을 강화한다”고 지적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올해 연말까지 시민 제보를 받아 ‘체벌 미화 사례 보고서’를 펴낼 예정이다. 보고서에는 제보에 참여한 시민들의 이름이 실린다. 

웹페이지(https://goo.gl/s34Ht8)를 통해 누구나 제보할 수 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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