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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베이비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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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기 첫 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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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d-1974481_960_720.jpg» 감기. 사진 픽사베이.이제 막 100일 된 아기. 
가래 기침을 1시간에 한 번씩 하고 옹알이를 할 때 쌕쌕 소리가 난다고 한방소아과에 방문했다. 병원에서 자세한 설명은 해주지 않고 불필요한 약만 처방하지 않을까, 어린 아기라 아무래도 더 걱정이 됐는지 미리 전화 문의까지 하고 왔다.

아이의 첫 감기, 당연히 걱정이 많이 될 수 밖에 없다. 감기에 걸려 걱정이고, 약을 먹여서 더 걱정이 된다. 진찰 결과 다행히 아기에게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이렇게 설명드렸다.

"사실 목과 기관지에서는 감기에 걸리지 않아도 가래가 만들어지고, 이러한 가래는 무의식적으로 삼키게 됩니다. 감기에 걸리면 가래가 더 많아져 자주 삼키고 뱉게 되는데, 너무 많아지면 기침을 통해 바깥으로 제거하게 되죠.
그런데 우리 아기는 태어나서 처음 감기에 걸려 가래가 많아진 상태라서, 가래를 처리해야 하는 방법을 모릅니다. 그래서 목에 가래가 쌓이다 보면 기도가 좁아져 옹알이를 할 때 쌕쌕 소리가 날 수 있습니다. 가래가 쌓이다 더 이상 안되겠다 싶으면, 아기의 몸은 기침이라는 반사 작용으로 가래를 제거합니다. 
그래서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아기는 처음으로 기침이라는 중요한 면역 작용을 사용하는 모습입니다. 지금 정도의 증상에서는 치료가 필요 없고, 혹시 심해지면 그 때 다시 오세요."
   
어머니는 걱정이 줄어들었는지, 환한 얼굴로 돌아가셨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누구나 첫 감기에 걸린다. 지금 아이처럼 가래가 걸려 기침을 하기도 하고, 콧물이 맺히거나 열이 나기도 한다. 그러면 부모의 마음은 아이에게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약을 먹여야 하는지, 어린 아기인데 약을 먹여도 괜찮은지 생각이 복잡해진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다. 우리 아이의 첫 감기는 아이에게 처음으로 면역력을 사용하는 중요한 연습이다. 아이가 앞으로 평생에 걸쳐 백 번도 더 넘게 걸리게 될 감기와 처음 대면하고, 싸우는 방법을 알아가는 면역력의 시작이다. 그리고 감기는 저절로 낫는 질환이기에, 거의 100% 아이가 이기는 싸움이다. 단지 처음이라 시간이 좀 더 걸릴 수는 있다. 혹시, 합병증으로 폐렴, 중이염, 축농증이 생기더라도, 현대의 의학과 한의학은 아이에게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잘 치료해줄 수 있다.  

그래서 우리 아이의 첫 감기, 걱정하지 말자. 아이가 처음 걷고, 처음 옹알이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아이의 성장에서 중요한 첫 경험이다. 부모님의 역할은 걱정하면서 약을 먼저 찾기 보다는 아이가 감기를 잘 이겨내면서 건강한 면역력을 키우도록 기다려주고 방향을 바르게 잡아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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