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나누는 그림 편지-한국과 일본 친구들이 주고받은 희망의 편지
배성호·요시다 히로하루 엮음/초록개구리·1만1000원
“안녕? 만나서 반가워. 나는 니시자카 도야야.”
“만나서 반가워! 나는 김하연이야.”
일본의 소학교 4학년 아이가 편지를 써보냈고, 한국의 초등학교 6학년 아이가 답장을 했다. 아이들은 각자가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 등 자기소개를 하면서, 이윽고 “친한 친구하자”고 한다.
<평화를 나누는 그림 편지>는 2011년부터 5년 동안 한국과 일본의 초등학생들이 주고받은 그림 편지를 책으로 묶은 것이다. 과거사 문제 등으로 한일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와중에, 아이들은 편지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고 친해졌다고 하니 신선하고 반갑다.
아이들은 첫인사를 나눈 다음, 하루종일 무엇을 하고 지내는지,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는 무엇인지, 여름방학엔 뭘 하면서 노는지, 바다 건너 친구한테 알려준다. 책에는 한국 어린이 34명과 일본 어린이 42명의 그림 편지가 주제별로 나눠 실려 있다. 두 나라 아이들이 서툰 손글씨로 쓰고 그린 그림 편지를 읽어내려가면, 어른들도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된다. 아이들은 그림 편지로 언어의 차이에서 비롯된 거리를 좁혔을 뿐 아니라, 조금씩 상대편을 더 잘 이해하고 존중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번 그림 편지는 한국과 일본의 초등학교 교사 두 사람의 노력이 있어 가능했다. 2011년 ‘한일역사교육학술대회’에 참여한 배성호 교사가 일본의 요시다 히로하루 교사한테 그림 편지 교류를 제안했다. 이에 요시다 교사는 그해 가을 반 아이들의 그림 편지를 처음으로 띄웠다. 한국 아이들은 환호하면서 바로 답장을 보냈다고 한다. 배성호 교사(서울 삼양초)는 “이웃 나라에 나와 비슷한 친구가 있다는 공감을 바탕으로 어린이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했다. 앞으로도 아이들이 함께 평화의 길을 찾아가길 응원한다”고 했다.
안창현 기자, 그림 초록개구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