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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싼 게 아니라니까 꿈속에 비가 왔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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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싼 게 아니야!

조미자 글·그림/한솔수북·1만2000원


기저귀를 떼고 나면 아이들은 종종 이불에 지도를 그린다. 낮에는 소변을 잘 가리더라도 밤에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왕왕 있다. 부모로선 답답할지 모르나, 만약 소변을 못 가린다고 야단을 치면 아이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질 뿐이다.

그림책 작가 조미자씨의 <내가 싼 게 아니야!>는 아침마다 젖은 이불을 보며 곤란해하는 준이의 꿈 이야기를 담았다. 꿈속에서 준이는 ‘붉은발톱’과 ‘머리뿌리’와 함께 숲속에서 모닥불을 피운다. 붉은발톱의 목도리에 불이 옮겨 붙어서 깜짝 놀란 순간 갑자기 이상한 비가 내려서 불을 끈다. 또 준이는 사막을 걷고 걷다가 여러개의 마개가 꽂힌 절벽을 발견한다. 붉은발톱이 가장 큰 마개를 뽑는 순간 엄청난 물줄기가 뿜어져 나온다. 수영장에서 다이빙 차례를 기다리며 불안한 마음을 갖기도 한다. 꿈속에서 만난 큰 물들은 어김없이 다음날 아침 이불 위에 그린 지도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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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엄마는 야단치지 않는다. 준이가 꿈 이야기를 하며 “내가 싼 게 아니야”라고 하자, 엄마는 준이의 꿈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맞장구를 쳐준다. 하늘에서 내린 이상한 비 이야기에는 “그래서 바지가 젖었구나”, 사막 절벽에서 뿜어져 나온 물줄기 이야기에는 “덕분에 나무들이 좋았겠네”라고, 아이와 눈을 맞추며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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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이는 결국 꿈속에서 자신이 오줌이 마렵다는 것을 알고 화장실을 찾아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잠자리에서 일어나 “우리 집 화장실”을 찾아간다. “그래서 어떻게 됐어?”라고 묻는 엄마에게 준이는 “걱정하지 마! 설마 이불에 오줌이라도 쌌을까봐?” 자랑스럽게 말한다. 작가는 유쾌한 상상으로 아이들의 불안한 심리를 보듬어 주고, 부모들에게는 아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아이를 믿어주라고 조언한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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