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텃밭에는 무엇이 자랄까요?
박미림 글, 문종인 그림/다섯수레·1만2000원
텃밭은 아이들이 자연을 만나보기 좋은 장소다. 할머니를 따라 텃밭에 나가 갖가지 채소에 대해 알아보자.
잎과 줄기를 먹을 수 있는 잎줄기채소의 대표적인 채소는 상추다. 기르기 쉽고 자라기도 쑥쑥 자라, 꽃대가 올라오기 전에 부지런히 뜯어 먹어야 한다. 쌉싸름한 쑥갓도, 향긋한 부추도 잎줄기채소다.
열매채소로는 가지를 많이 키운다. 가지를 딸 때에는 꼭지에 있는 가시에 찔릴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수박은 암꽃과 수꽃이 한 그루에서 따로 피는데, 암꽃의 씨방이 자라 수박이 된다. 넝쿨로 자라는 오이도 열매채소다. 참외는 달콤한 향기를 내는 열매를 맺어놓고 누군가 먹어주기를 기다린다. 그래야 열매 속에 든 수많은 씨앗이 멀리멀리 퍼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씨앗은 배 속에서 다 소화되지 않도록 하는 설사 성분을 갖고 있다는 사실도 놀랍다.
당근이나 도라지처럼 식물의 뿌리를 먹는 뿌리채소도 있다. 수염뿌리를 갖고 있는 옥수수는 비바람에도 곧게 서 있기 위해 땅 위로 갈퀴처럼 생긴 버팀뿌리를 내린다. 정작 뿌리라고 생각하기 쉬운 감자는 뿌리가 아닌 줄기다. 땅속이 아닌 햇볕에 놓으면 파랗게 변한다.
갖가지 채소들은 나름의 지혜로 자기 몸을 지킨다. 잎채소들은 껍질이 두껍고 향기가 진해, 벌레가 다가오는 것을 막는다. 토마토는 소화되지 않는 물질로, 고추는 캡사이신이라는 매운 맛으로 자신을 지킨다. 채소들의 지혜만큼 신기한 것은 할머니의 지혜. 감자를 찧어 바르면 햇볕에 그을려 빨개진 피부를 다스릴 수 있다. 오이는 빼앗겼던 수분을 보충해주고, 가지는 겨울철 동상에 잘 듣는 약이다. 토마토를 잘라 피부에 문지르면 모기나 벌레들이 가까이 오지 않는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