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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할머니 옆엔 꼬리 흔드는 강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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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안녕달 글·그림/사계절·1만2000원


“우리도 강생이 한 마리 키우자.”

설날 아침 할아버지의 한마디에 시골집에 작은 강아지 ‘메리’가 찾아온다. 메리를 반기던 손자·손녀들이 도시로 돌아가고,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며 시간이 흐르는 사이 메리는 “아무나 보고 짖지도 않고 꼬리만 흔들흔들” 하는 ‘시골개’로 무럭무럭 자란다.

반으로 가른 수박에 마을 사람들이 들어가 수영을 즐기는 <수박수영장>, 손자가 선물한 소라를 통해 바다에서 피서를 즐기는 <할머니의 여름휴가> 등 안녕달 작가의 책들은 지나치기 쉬운 일상의 풍경을 따뜻한 시선과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내, 읽는 이를 미소 짓게 한다. 이번에는 혼자 남은 할머니와 메리가 빚어내는 시골 풍경을 노랫말처럼 입에 달라붙는 글과 따뜻한 그림체로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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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안 지키고 꼬랭이만 휘저어 싼다”고 구박하면서도 메리의 새끼를 받아가는 동네 할머니에게 “가끔 괴기도 미야 잘 큰다”고 당부하는 장면을 보면 따뜻한 차 한 모금이 가슴에 퍼지는 기분이다. 쌀포대를 배달해준 슈퍼집 할아버지에게 고맙다는 말 대신 두유 하나를 건네는 할머니의 마음 씀씀이도 시골 풍경 곳곳에 조용히 자리 잡고 있다.


메리가 낳아 동네 곳곳으로 분양된 노랗고, 하얗고, 검은 또다른 ‘메리’들과, 메리가 싸놓은 수북한 똥이 공존하는 시골 마당의 풍경을 보면서 아이들과 “꼬리를 흔들흔들”을 노래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책이 될 것 같다. 뽀글뽀글 파마에 몸뻬 바지를 입은 할머니와 수많은 ‘메리’에 대한 기억이 있는 어른들에게도 “할머니와 메리는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냈을까”라는 생각에 잠길 수 있게 만드는 책이기도 하다. 4살 이상.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그림 사계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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