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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동네 속에서 함께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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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실 타고 전해주는
우리동네 사람들 이야기
서로의 체온을 느끼는
‘행복빌라’의 네 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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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팽샛별 글·그림/스콜라·1만1000원

우리 빌라에는 이상한 사람들이 산다
한영미 글, 김완진 그림/어린이작가정신·1만원

말에 온도가 있다면 ‘우리 동네’, ‘이웃’, ‘공동체’ 등의 단어의 온도는 당연히 ‘따뜻함’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차갑고 쌀쌀하게 변하면서 이 단어들은 서서히 잊혀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초등학교 저학년 교육과정에 ‘이웃’을 별도로 다루고, 아이들은 이를 시간을 들여서 ‘공부’한다.

그림책 <여보세요?>와 동화 <우리 빌라에는 이상한 사람들이 산다>는 말의 원래 온도를 찾아 읽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덥히려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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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의 아이 ‘들레’는 노란 실로 연결된 종이컵 전화기를 동생이 살고 있는 엄마의 부른 배에 대고 “여보세요? 동생아 너한테 해줄 이야기가 많아”라며 ‘우리 동네’를 소개한다. 노란 실은 버럭 화만 내는(실제로는 고물 라디오를 들으며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아이들에게도 따뜻한) 샛별슈퍼 할아버지로, 폐지 줍는 ‘종이 할머니’로, ‘팔삼열쇠’ 사장님인 아빠로 연결된다. 또 노란 실은 1004번 마을버스 기사 아저씨와 낮엔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고 밤에 고시원에서 공부하는 ‘수현 언니’를 묶는다. 모두 고된 하루를 보냈지만 노란 실로 연결된 우리 동네 사람들은 서로를 염려하고 응원하며 잠자리에 든다. 4~7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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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빌라에는…>은 <여보세요?>에서 노란 실로 연결된 동네 사람들 속으로 한발 더 깊숙이 들어간다. 네 가구가 사는 ‘행복빌라’ 사람들은 서로를 잘 알지 못하지만, 모두 외로운 사람들이다. 반지하 101호에 사는 유치원생 영아와 301호에 사는 초등학생 유진은 방학이지만 매일 출근하는 엄마를 배웅하고 홀로 하루를 보낸다. 매일 구시렁거리는 201호 할머니는 아들네 가족이 자주 찾아오지 않는 게 항상 섭섭하다. 401호 아저씨는 음주운전으로 한순간에 추락한 배우다. 하지만 서로의 체온을 조금씩 느끼기 시작한 빌라 사람들은 폭우가 쏟아지던 날 반지하 방에 물난리가 나 혼자 울고 있는 영아를 구하는 데 팔을 걷고 함께한다. 결국 201호 할머니 집 식탁에 둘러앉은 이들은 ‘문친이웃’이라는 모바일 메신저 단체방으로 묶인다. 아이들은 더 이상 혼자 놀지 않아도 되고, 몸이 아픈 할머니는 119 대신 이웃에게 전화를 할 수 있게 됐다. 401호 아저씨는 이상한 사람이라는 꼬리표를 뗀다. 초등 저학년.
우리 빌라에는 이상한 사람들이 산다
우리 빌라에는 이상한 사람들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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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옆집에 사는 이가 누군지도 모르는 현실에서 두 책은 ‘판타지’일 수도 있다. 하지만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처럼 두 책에 담긴 가치는 우리 사회가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것이기도 하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전하는 따뜻한 온기에 대해 이야기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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