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한국의 사회동향 2017’
아동학대 3년새 2배 증가
지난여름 서울 서부역 도로에서 한 할머니가 한낮의 땡볕을 손수건 한장으로 가린 채 폐지를 고물상으로 가지고 가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부모 4명 중 1명은 보유주택을 자녀에게 상속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생활비를 스스로 해결하는 부모도 2명 중 1명꼴이었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을 보면, 보유주택을 자녀에게 상속하지 않겠다는 비율은 25.2%로, 2008년(12.7%)에 견줘 2배 넘게 늘었다. 대신 주택연금 신규 가입자 수는 지난해 1만309건으로, 전년보다 1.6배 많아졌다. 부모와 자녀가 동거하는 비율은 2008년 38%에서 29.2%로 줄었고, 부모 스스로 생활비를 해결하는 비율은 46.6%에서 52.6%로 늘어났다. 통계청의 사회동향은 소득과 소비·노동·주거, 교통·환경·안전·사회통합 등 폭넓은 주제를 다룬다.
소득과 소비는 각각 50대와 40대에 정점에 다다랐다가 60대 이후에 급감했다. 39살 이하 평균 가구소득(도시지역 2인 이상)을 100으로 볼 때, 40대는 112.8, 50대는 116.4로 100을 웃돌다가 60대 이상으로 가면 66.8로 반 토막 났다. 소비지출 수준은 40대 120.4, 50대 109.5, 60대 이상 64.6으로 감소세였다. 그 결과 우리나라 66살 이상의 상대적 빈곤율(2013년)은 49.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12.6%)의 4배에 가까웠다.
아동학대는 2012년 66.1건에서 2015년 130.7건으로 3년 새 2배나 증가했다. 유형을 보면, ‘중복학대’가 45.6%로 가장 많았고, ‘정서학대’(17.5%) ‘방임’(17.2%) ‘신체학대’(16.1%) 등이 뒤이었다. 가해자 10명 중 8명(79.8%) 부모였고, 연령대는 30~40대가 70% 이상을 차지했다. 가해자가 아동을 학대한 동기로는 ‘양육 태도와 훈육’이 53.3%가 가장 많았고, ‘개인의 특성’(21.6%) ‘양육부담 및 스트레스’(9.8%) ‘부부 문제’(7.7%) ‘경제적 문제’(5.8%)로 나타났다. 아동학대는 일회적으로 발생하는 경우(58.1%)가 다수였지만, 매일 발생하는 비중(17.9%)도 적지 않았다. 반면 아동 대상 범죄나 위험요인 중 가장 발생률이 높은 ‘아동실종·가출’은 아동 10만명당 216.8건으로, 3년 전(390.8건)에 견줘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