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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기억도, 커다란 걱정도… 모두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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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기억 없앤다고 행복해질까?
견디기 어려운 걱정은 어떻게 할까?
마음을 다스리는 그림동화와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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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달빛 식당
이분희 글, 윤태규 그림/비룡소·9500원

“그대여 아무 걱정 하지 말아요. 우리 함께 노래합시다. 그대 아픈 기억들 모두 그대여…”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가수 이적의 목소리로 다시 주목을 받은 들국화의 ‘걱정말아요 그대’는 안 좋은 기억과 걱정, 불안에 몸살을 앓는 어른들에게 언제나 위로가 되는 노래다. 어른들도 ‘나쁜 기억’에 쩔쩔매다 보니 위안이 필요한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그림 동화 <한밤중 달빛 식당>(‘달빛 식당’·초등 1학년 이상)과 그림책 <걱정 많아 걱정인 걱정 대장 호리>(‘걱정대장’·6살 이상)는 살면서 하나씩 쌓여가는 나쁜 기억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할지 양육자와 아이들이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는 책이다.

비룡소 제공
비룡소 제공

‘달빛 식당’은 나쁜 기억으로 값을 치르면 각양각색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환상적인 공간이다. 같은 반 친구가 흘린 돈을 돌려주지 않고 새 실내화와 학용품을 사버린 연우에게, 속눈썹 여우와 걸걸여우가 맞아주는 달빛 식당은 술 냄새 나는 아빠만 있는 집보다 더 매력적이다. 연우는 노란 불빛과 달콤하고 고소한 냄새가 흘러나오는 달빛 식당의 분위기에 취해 나쁜 기억 중 세 개를 내놓고 달콤한 딸기 생크림 케이크와 푸딩을 사 먹는다. 나쁜 기억을 지웠으니 연우는 행복해졌을까? 끝내 연우는 여우들에게 묻는다. “왜죠? 나쁜 기억들이 없어지면 행복해야 하잖아요?” 글쓴이는 나쁜 기억 속에 숨어 있던 돌아가신 엄마의 마지막 말, “사랑해 기억해!”를 연우에게 돌려주며 읽는 이들에게 메시지를 던진다. 나쁜 기억도 ‘지금의 너’를 이루는 것이라고.

비룡소 제공
비룡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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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많아 걱정인 걱정 대장 호리
나고시 가오리 지음, 박현미 옮김/씨드북·1만2000원

‘달빛 식당’이 나쁜 기억의 본질을 이야기한다면, ‘걱정 대장’은 눈높이를 낮춰 일상의 불안을 이해하고 걱정의 크기를 줄여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마음에 쏙 드는 물건들에 둘러싸인 부엉이 호리의 행복한 일상은 실수로 깨트린 장미 화분에 한순간에 흐트러진다. ‘불쾌한 기분을 사라지게 하는 방법’이란 책에 나온 대로, 목욕을 해보기도 하고, 따뜻한 이불을 몸에 둘러보기도 하지만 걱정은 사라지지 않고, 호리는 더 안절부절못한다. 호리는 “이제 못 참겠다!”며 집을 뛰쳐나와 무작정 뛰고, 뛰고, 뛰고… 하지만 집에 돌아온 호리를 활짝 핀 장미꽃이 맞아준다. 장미는 아무 말이 없지만 꼭 이렇게 말할 것만 같다. “이제 별일 아니야. 걱정하지 마.”

씨드북 제공
씨드북 제공

씨드북 제공
씨드북 제공

두 책 모두 책장을 덮으면 들국화의 노랫말 마지막 대목이 떠오를지 모르겠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 함께 노래합시다.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

‘달빛 식당’은 제7회 비룡소 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걱정 대장’은 11회 일본 그림책 대상 그림책 부문 대상 수상작이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그림 비룡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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