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면 질환 이름에 한번 더 놀랍니다. 중이염, 축농증도 걱정인데, 모세기관지염, 수족구병 같은 진단명을 들으면 심각한 질환이 아닌지 겁이 나기도 합니다.
건강한 면역력을 키우는 기초지식 3편
세 번째 시간에는 질환에 대해 알아봅니다.
» 아이. 사진 픽사베이.
1. 감기, 저절로 낫는다
감기는 코와 목에 염증이 생기는 급성 질환입니다. 코의 염증으로 콧물이 나고, 목의 염증으로 기침을 하죠. 면역력이 약한 아이는 열이 자주 나고, 중이염이나 축농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감기는 아이가 아프는 가장 흔한 질환입니다. 자라면서 수없이 걸리게 되죠.
다행히도 감기는 저절로 낫습니다. 아직 치료하는 약이 없기도 합니다. 감기약은 증상을 줄이고 감기를 바로 낫게 하진 않습니다. 감기는 바이러스가 원인이라 항생제는 복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2. 축농증, 코 바로 옆 부비동의 염증
코 바로 옆에는 부비동이라는 공간이 있습니다. 축농증은 바로 이 부비동에 생기는 염증이죠. 의학적으로는 부비동염이 더 정확한 표현입니다.
부비동염은 감기가 더 심해진 게 아닌가 걱정이 됩니다. 실제로 그렇진 않습니다. 부비동은 코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코에 염증이 생기면 부비동에도 대부분 염증이 동반합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코 & 부비동염의 의미로 코부비동염이라고 하죠. 위에서 살펴본 감기의 연장선이 경우가 많습니다.
부비동염은 흔히 항생제를 복용한다고 생각하지만 바이러스에서는 복용하지 않습니다. 부비동염의 원인은 바이러스가 90% 이상이고, 항생제를 복용하는 세균은 10% 미만입니다.
항생제는 세균이 의심되는 경우만 신중하게 사용합니다.
3. 중이염, 귀 안에 생기는 염증
코 안쪽에는 귀와 연결된 관이 있습니다. 부비동만큼 가깝진 않지만 코와 귀는 이 관으로 연결되어 있죠. 그래서 코에 염증이 생기면 귀 안에도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은 연결관의 기능이 미숙해 감기에 걸리면 중이염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가 자라면서 연결관이 넓어지면 중이염은 차츰 줄게 됩니다.
감기에 걸리면 매번 중이염이 반복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항생제 복용이 길어져 더 걱정이 됩니다.
최근 전세계적인 의학계의 흐름은 중이염의 항생제 복용을 줄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이염에서 무조건 항생제를 복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중이염은 많은 경우 저절로 낫는 질환이거든요. 항생제는 필요할 때에만 사용해야 합니다.
» 사진 Janko Ferlič on Unsplash
4. 후두염, 컹컹 기침 소리
후두는 목 안 쪽의 깊숙한 부분입니다. 감기로 기침을 하는 인두보다는 깊고 기관지보다는 위쪽이죠. 후두염이 오면 컹컹 기침 소리를 합니다. 후두는 성대와 가까워서 목이 쉬는 경우도 있습니다.
후두염은 바이러스가 원인이라 치료약이 없고 항생제를 복용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좋아집니다.
5. 모세기관지염, 어린 아이의 기관지염
만 2세 미만의 아이들에게 생기는 기관지염을 모세기관지염이라고 합니다. 더 심각한 기관지염은 아니에요.
대부분 바이러스가 원인이라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좋아집니다. 역시 항생제는 복용하지 않습니다.
기관지의 염증으로 가래가 차면 기관지가 좁아져 호흡이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아이가 숨쉴 때 쌕쌕 소리가 나거나 평소보다 호흡이 힘들어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호흡 상태의 변화가 기침보다 더 중요한 증상입니다.
6. 폐렴, 기침보다는 호흡
폐렴은 호흡기계의 가장 깊숙한 폐까지 병균이 침입한 질환입니다. 폐는 호흡을 담당하는 장기이기 때문에 폐렴에 걸리면 호흡이 힘듭니다. 모세기관지염과 증상이 비슷하지만 더 심하고 고열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폐렴은 바이러스와 세균 모두 원인일 수 있습니다. 두 가지를 감별해 바이러스로 생각되면 항생제를 안 쓰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구별이 어렵고 폐는 중요한 장기이기 때문에 항생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폐렴에서는 항생제를 복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주세요.
7. 독감, 감기가 아닌 인플루엔자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원인입니다. 감기와 증상이 비슷하지만 더 심합니다. 독감은 매년 겨울에 유행해 많은 사람들을 아프게 합니다. 그래서 다른 바이러스와 다르게 백신과 치료약이 개발되 있죠. 매년 가을에 독감 예방 접종을 하고, 독감에 걸리면 타미플루를 복용합니다.
최근 독감 백신의 예측률은 30~50%로 높지 않지만 그럼에도 백신은 독감을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입니다. 타미플루는 독감의 전체 증상을 하루 정도 줄이는데요. 부작용의 우려가 있고 독감은 많은 경우 저절로 낫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에 신중히 사용합니다.
» 사진 픽사베이.
8. 장염, 위장관이 걸리는 감기
장염은 위장관의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염증입니다. 로타바이러스, 노로바이러스와 같은 바이러스가 원인이고, 감기처럼 겨울에 유행합니다. 바이러스가 원인이라 치료약이 없고 항생제는 복용하지 않습니다. 간혹 체했다고 생각해 손을 따기도 하는데요. 손따기는 장염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장염에 걸리면 설사, 구토, 복통과 같은 위장관 증상이 나타납니다. 설사와 구토로 몸의 수분이 빠져나가면 탈수가 생길 수 있습니다.
장염에서는 바로 이 탈수 관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9. 수족구병, 입 손 발의 수포
수족구병은 여름에 유행합니다. 다른 바이러스와 다르게 피부 증상이 나타나 더 걱정이 됩니다. 수족구병에 걸리면 손과 발, 입에 수포가 생깁니다. 손발의 수포는 붉은 점처럼 보이고, 입 안의 수포는 하얗게 보입니다. 입 안의 수포는 때로 많이 아파서 음식을 먹기 힘들기도 합니다.
수족구병은 바이러스가 원인이라 역시 치료약이 없습니다. 보통 1~2주면 저절로 낫죠. 손발의 수포도 흉터없이 깨끗이 좋아집니다.
10. 결막염, 눈에 생기는 염증
결막염은 눈에 생기는 염증입니다. 결막은 눈의 가장 바깥 경계이죠. 결막에 염증이 생기면, 눈물과 눈곱이 많아지고, 가려움과 통증을 느끼거나, 눈이 충혈되고 붓기도 합니다.
결막염은 세균과 바이러스가 모두 원인일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는 저절로 낫고 세균은 항생제 안약을 사용합니다.
결막염은 눈에 직접 치료약을 넣을 수 있기 때문에 약을 복용하기보다 안약을 사용합니다.
의학적인 내용이라 아무래도 생소하죠?
일단 이러한 질환이 있다는 사실과 중요한 내용 정도만 기억해두세요. 그리고 병원에 가면 아이가 아픈 이유가 무엇인지 진단명을 꼭 확인해보세요. 의사만큼은 아니라도 아이가 어떤 질환으로 아플 수 있는지 기초지식을 알아두면, 아이가 아플 때 침착하게 대처하고 제대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혹시 우리 아이가 불필요한 치료를 받고 있는지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아이가 아프는 많은 질환들은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저절로 낫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저절로 낫는 질환 VS 약을 써야 하는 질환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관련글] 건강한 면역력을 키우는 기초지식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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