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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진드기 주의보. 쓰쓰가무시병의 증상과 예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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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피부과 전문의 닥터더마 정성규입니다. 추석 연휴 끝 무렵 고향에 다녀온 뒤 하루의 시간이 비어 서울숲에 다녀왔습니다. 아직까진 푸른 잔디 사이사이 일부 갈색 잔디를 볼 수 있는 정도지만 이제 2~3주 후면 황금빛 잔디로 변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아이와 땀나게 놀아주다 직업병인지 뭔지 문득 '진드기가 아이를 물면 어쩌지?'하고 걱정을 해 봅니다. 아마 다른 부모님들도 마찬가지 일거라 생각하고 진드기 매개 질환인 쓰쓰가무시병에 대해 글을 써볼까 합니다.


가을이 되면 단풍놀이를 위해 등산을 가고 잔디밭으로 야유회를 가는 등 야외활동을 많이 하게 되고 농촌에서는 농번기와 맞물려 밭이나 논에서 일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남녀노소 구분 없이 야외활동 중 '진드기'에 물려 병원에 내원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럼 진드기에 물리면 위험할까요? 그 답은 '대부분은 합병증 없이 잘 회복하나 위험하고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입니다.

 

그림1.jpg» <사진 1> 진드기. 픽사베이 제공.


매년 살인 진드기에 물려 목숨을 잃는 사람이 생기고 있습니다. 진드기에 물리게 되면 물린 상처가 문제가 되기보다는 쓰쓰가무시병 균이나 바이러스가 몸속에 침투해서 쓰쓰가무시병,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같은 질환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잘 회복할 수도 있지만, 사망할 수도 있는 무서운 병들이랍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살인 진드기'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질환 중 발생률이 매우 높은 (2016년 1만1000 명 수준, 11명 사망) '쓰쓰가무시병'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쓰쓰가무시병의 정의와 원인


쓰쓰가무시병(Scrub typhus)은 얕은 풀밭에 서식하는 털 진드기에 기생하는 Orientia tsugamushi(오리엔티아 쓰쓰가무시병) 균이이 원인입니다. 털 진드기의 유충에 물리게 되면 쓰쓰가무시병 균에 감염되고 전신으로 퍼지게 되고, 혈관염을 유발하여 전신증상을 나타냅니다. 10월과 11월에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림3.jpg» <사진 3> 진드기 종류. 출처 :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


2) 쓰쓰가무시병의 증상

 

그림4.jpg» <사진 4> 진드기 교상 출처 :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

쓰쓰가무시병의 잠복기는 보통 1~3주입니다. 외부 활동 후 1~3주 이후에 갑자기 오한, 발열, 두통 등이 나타나고, 진드기에 물린 자리에 까만 괴사 딱지(eschar)가 특징적으로 나타납니다. 발열은 40도 가까운 고열과 함께 전신에 홍반 및 구진성 발진이 나타나고 1~2주 뒤 소실됩니다.

 

그림5.jpg» <사진 5> 괴사 딱지(Escher). 정성규 제공.

그림6.jpg» <사진 6> 쓰쓰가무시병 피부발진. 정성규 제공.

환자들은 쓰쓰가무시병 예방 안내문이나 인터넷을 통해 확인한 진드기 모습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보통은 실제로 보면 생각하시는 것보단 크기가 작습니다.)

 

또한,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1~3주간의 잠복기 동안 증상이 없습니다. 따라서, 진드기에 물린지도 모른 채 증상 발생 뒤 병원을 방문하시거나 점이나 종양, 딱지로 오인하고 오시는 분도 많습니다. 특히, 털 진드기는 크기가 작습니다.

 

의사들도 진드기 교상을 경험해 본 의사가 아니면 쉽게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필자도 약 6년 전 대학병원 피부과 수련 당시 처음 진드기에 물린 환자를 보고 당황해서 교수님과 함께 환자를 봤던 기억이 있답니다.


3) 쓰쓰가무시병의 진단


가을철 유행 시기에 야외활동 이후 발열과 같은 전신증상과 함께 가피와 발진이 있다면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의심 환자들은 병, 의원에서 추가적인 혈청학적 검사로 확진하게 됩니다.


4) 쓰쓰가무시병의 치료와 예후

 

쓰쓰가무시병은 항생제 치료에 잘 반응하며 대부분 2주 이내에 호전됩니다. 하지만, 진단이 지연되거나, 일부 케이스에서는 폐렴, 급성 신부전, 뇌수막염 등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쓰쓰가무시병이 의심된다면 지체 없이 병, 의원에 내원하여 야외활동 및 본인의 증상 등을 의사에게 얘기 후 적절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소아가 성인보다 증상이 경하고, 합병증이 적으며, 항생제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어른과 소아 치료제가 조금 다릅니다.)

 

그림7.jpg» <사진 7> 진드기 떼어내는 법. 출처 :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


[진드기 떼어내는 법]

- 손으로 떼지 말고 핀셋을 사용하세요.

- 피부 표면에 최대한 가깝게 진드기 머리 부분을 잡으세요.

- 피부에서 수직으로 세워 꾸준한 힘으로 똑바로 당겨주세요.

- 당길 때 구부리거나 비틀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 머리나 입 부분이 남아있는지 확인한 후 없다면 물과 비누로 깨끗이 닦아내세요.


병원에 조속히 갈 수 없을 땐 위의 방법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떼어낸 진드기를 버리지 마시고 보관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가까운 곳에 병원이 있다면 위 방법을 이용하기보다는 병원에서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진드기의 이빨 부분까지 잘 뽑아내야 추후 이물반응, 이차적인 감염 등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환자가 제대로 제거 후 온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5) 쓰쓰가무시병 예방법


쓰쓰가무시병은 예방주사가 없습니다. 따라서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질병관리본부에서 권장하는 진드기 교상 예방법입니다.


● 야외(진드기가 많이 서식하는 풀밭 등) 활동 시

 - 등산, 산책, 작업 등 야외활동 시 반바지, 반소매 옷, 샌들 신는 것을 피하고, 모자 및 양말을 신기

 - 풀밭 위에 옷을 벗어두거나 눕지 않기

 - 돗자리를 펴서 앉고, 사용한 돗자리는 세척 후 햇볕에 말리기

 - 풀밭에서 용변 보지 않기

 - 작업 시에는 일상복이 아닌 작업복을 구분하여 입고, 소매와 바지 끝을 단단히 여미고 장화 신기

 - 작업 및 야외활동 시 기피제 사용이 일부 도움될 수 있음


● 야외활동 후

 - 옷을 털고, 반드시 세탁하기

 - 샤워나 목욕하기

 - 머리카락, 귀 주변, 팔 아래, 허리, 무릎 뒤, 다리 사이 등에 진드기가 붙어 있지 않은지 꼼꼼히 확인하기

 

(출처 :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


즐겁고 꼭 필요한 야외활동을 안 할 수는 없지요. 다만, 이번 가을엔 반드시 위에 열거된 진드기 예방법을 숙지하여 쓰쓰가무시병으로 인한 피해가 줄어들길 바라며 이만 글을 줄입니다.


*참고 문헌*

1. 대한피부과학회 교과서 편찬위원회. 피부과학 제6판. 대한의학서적. 2014:395-97.

2. 김동민. 쓰쓰가무시병의 임상 특징과 진단. Infect chemother, 2009;41:315-22. 

3.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 건강정보기사. 야외활동 시, 진드기를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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