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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없이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아빠들의 모습을 담은 육아예능 프로그램들이 이른바 "아빠육아"의 중요성을 사회적으로 부각시키는 것은 바람직해 보입니다. 이런 긍정적인 효과 이면에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담고 있는 부작용들을 동시에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특히 한국형 '자식사랑'과 물질주의 세태가 결합하여 시청자들의 양육소비심리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두드러져 보이는 두 가지 위험만 예시적으로 살펴봅시다.
첫째, 육아 히트 상품입니다. 주인공 아빠들이 사용하는 육아 용품들이 카메라에 비취지고 나면, 그 제품과 그 상표가 인기품목으로 불티나게 팔린다는 사실입니다. (예: 스킵합 가방, 클렉오버 카시트, 스윙, 하이 체어 등) 이런 현상은 물론 간접광고의 효과라고 간주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마케팅 전략(PPL)이 오히려 일반 가정에 적중하여 건강한 육아를 해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요즘 육아맘들 사이에 관심물품으로 부쩍 추천되고 있는 전동 스윙과 하이 체어가 있습니다. 일명 "이휘재 식탁 의자"는 수면과 트림을 위한 각도, 앉기 쉬운 각도 조절이 편리하며, 스윙은 요람 기능에서 흔들림이 자동이어서 육아에 편리하다는 평가입니다. 이처럼 아이 양육에 서툰 젊은 부모들이 필수품처럼 여기며, 즐겨 사용하는 육아 용품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육아의 “편리함”을 가져다주는 이런 용품들의 부작용을 생각해보셨나요?
예를 들어 자동 스윙은 낮잠재우기에 간편하며, 놀이용 아기 침대의 자동 장치 역시 그 기능의 장점들이 강조됩니다. 즉, 6단계 스윙 속도 조절이 가능하고, 15분 단위 자동 멈춤 기능이 있어서 훌륭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육아 기구를 자주 사용하여 양육자 역할을 유용하고 현명하게 “분담”하면, 그 작용들이 무엇 보다 아이의 정서 발달에 흔적을 남기게 됩니다. 양육의 질은 기계가 아니라, 사람의 정성어린 손길과 따스한 품안에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영유아 발달검사입니다. 방송이후 많은 육아맘들이 특히 애착관계 형성을 우려하여 다양한 발달 검사를 받고 있습니다. 아이의 인지, 언어, 운동, 정서 사회성, 적응 등 통합적인 발달 정보의 수준을 알아보고, 내 아이를 위한 예방적 차원의 맞춤형 양육 방법을 알고 싶은 심리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신체 발달, 심리 검사는 아이의 발달 상태가 의심되서하기 보다, 아이의 기질과 성향을 잘 파악하여 그에 맞는 양육을 하는 것이 정서발달에 좋다"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초보맘들의 검사 참여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물론 소중한 내 아이가 정상적으로 잘 크고 있는지 확인 받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유아기의 발달 검사 결과가 아무리 좋다하여도 일시적 안심용일 뿐입니다.
어린 아이의 건강한 종합 발달을 위한 토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영유아기의 심리적 안정과 정서 발달은 건강한 애착 형성에서 출발합니다. 이를 위해 기능성 육아 제품들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없습니다. 이를 테면 양육자의 팔에 안겨 잠든 아이는 자신을 무조건 내맡긴 상태이므로 애착 관계에 대한 욕구가 흡족하게 충족된 순간입니다. 이것이 전동 스윙의 수면 기능으로 채워질 수 없는 부분입니다. 결국 어린 아이는 양육자의 관심 속에 사랑과 보호를 받는 경험들을 많이 할수록, 애착 형성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최근 독일 뇌 과학자의 주장에 따르면, 돌봄 과정에서 특히 "생후 3-6개월 사이의 영아에게는 1초 안에 엄마가 반응"해야 하며, 아이가 뭔가를 요청하는 시선을 보냈는데 어른이 바로 반응하지 않으면 아이는 바로 시선을 다른 데로 돌려버린다고 합니다. 신생아가 생후 1년간 세상과의 단단한 관계 맺음을 이루어갈 수 있도록, 양육자가 일상생활에서 꼭 실천해야 하는 부분은 오로지 세심한 돌봄입니다.
Q.주변의 또래 엄마들이 "베일리 영유아 발달 검사"를 추천하여, 보름 전 직장 휴가를 내어 만2,5세짜리 둘째 아들을 데리고 번거로운 외출을 감행했습니다. 아동청소년 심리센터에서 검사 결과에 따라 언어치료와 정서 사회성 치료를 받는 아이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상현이의 검사 결과는 2주후에 나온다는데, 어린이집의 또래 아이들보다 말이 좀 뒤떨어지는 것 같아서 벌써 걱정이 됩니다. 이런 종류의 테라피 이외에 집에서 아이의 언어발달에 도움이 되는 것은 없을까요?
A.미리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혹시 발달 결과가 나쁘더라도 낙담하지 마셔요! 아이의 언어발달은 개인차가 아주 두드러집니다. 특히 남아는 여아 보다 언어발달이 늦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비인후과 검사에서 아무 이상 없으면, 아이가 충분히 움직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십시오. 다양한 움직임이 언어 자극에 결정적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잠자리 동화를 들려주는 시간을 잘 활용해 주세요. 동화를 들려주실 때는 꼭 육성으로 또박 또박 발음하시고, 천천히 들려주셔야 합니다. 다양한 것이 아니라, 같은 동화를 반복하여 들려주시는 것이 언어 자극에 큰 도움이 됩니다.
주의사항은 일상생활에서 스마트 폰이나 텔레비전, 또는 자동차 안에서 라디오 같은 기계음의 노출입니다. 아이들이 전자 기기에서 나오는 소리를 자주 듣게 되면, 신경이 예민한 아이는 귀를 닫아버린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언어 자극이 현격하게 줄어들어 발달이 늦어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