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의 운동은 태뇌를 변화시킨다
임신부의 운동이 태아를 똑똑하게 만들까? 미시건대 심리학자 리처드 니스벳(Richard Nisbett)은 아이를 똑똑하게 키우기 위해서 임신 기간에 운동을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임신부의 운동이 저체중을 줄이고 뇌발달을 촉진시킨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전정기능이다. 태아의 전정기관은 임신 4-6개월 정도에 일찍 성숙해진다. 산전감염 등으로 전정기관에 이상이 생기면 아이는 균형감각에 문제가 생겨 걷는 것이 어렵다. 태아의 전정기관은 임신부의 운동에 반응하기 때문에 임신부가 어떻게 운동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전정기능이 발달하고 잘 걸을 수 있다. 임신부가 운동을 하면 자궁의 환경이 변화하며, 이러한 변화는 태뇌에는 일종의 도전이다. 태뇌는 더 큰 스트레스에 빠르고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생리학적 도전을 필요로 한다. 임신부가 운동을 하면 심장박동수, 호흡수, 혈당 등이 변하는데 이것이 태뇌에게는 생리학적 도전이다. 태아는 이를 통하여 탄생할 때의 스트레스와 출생 후 영영공급의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다. 또한 임신부의 운동을 통하여 태아는 움직이고, 흔들리며, 새로운 소리를 듣게 되는데 태뇌에는 풍부한 감각자극이 된다. 미국의 크랩박사에 의하면 운동을 한 임신부의 아이들이 기르기 쉽고 밤에 잘 잔다고 한다.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도 적어서 운동하는 임신부의 아이들은 더 조용하고, 더 여유롭고, 더 긍정적이다. 환경을 잘 인지할 뿐 아니라 그것에 잘 반응한다는 것이다.
태아를 위한 임신부의 운동
연구에 의하면 임신부가 자전거를 타거나 런닝머신에서 뛰면 태아의 움직임과 심장 박동수의 변화를 가져온다. 운동 강도에 비례해서 태아의 심장 박동과 호흡이 증가하고, 태아의 움직임이 증가하는데 운동이 너무 격렬할 경우 태아의 심장박동과 호흡은 오히려 줄어들었고, 태아의 움직임도 함께 줄어들었다. 적당한 운동은 태아의 움직임을 증가시키지만 너무 격렬한 운동을 하면 태아의 움직임이 오히려 줄어드는 것이다. 격렬한 운동은 자궁으로 가는 혈류를 제한해서 태아에게 공급되는 산소가 줄어들 수 있으며, 태아의 체온이 증가하여 유산과 뇌기형의 발생을 높인다. 그러나 적당한 운동에서 얻는 이득은 운동의 잠재적 위험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운동을 하면 임신부의 혈중 베타엔도르핀(β-endorphin) 양이 증가하는데, 이것은 체내 모르핀으로 통증을 차단한다. 또한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양이 감소시켜 태아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그 외에도 운동을 규칙적으로 한 임신부는 출산 과정을 비교적 잘 견딜 뿐 아니라 분만시간도 59분에서 27분으로 줄어든다. 분만시간이 짧으면 분만 후유증이 감소하고 태아에 대한 산소 공급도 원활해진다.
그렇다면 임신부는 어느 정도의 운동이 좋을까? 임신부의 운동은 단순한 스트레칭에 국한되어있지는 않다. 연구에 의하면 임신 중에도 평소 운동량의 50%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신체 변화에 맞게 운동의 종류를 바꿔 임신 중에도 적당한 운동을 지속하는 것이 좋다. 운동을 하면 혈액의 공급이 증가하여 혈압이 낮아지고 최대 심장 박출량이 증가한다. 임신부가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새로운 혈관이 성장하고 세포의 대사 기능도 증가한다. 운동이 세포에 산소를 더 많이 전달하여 세포의 에너지를 생성하는 미토콘드리아의 숫자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한 규칙적인 운동은 피부를 통해 열을 방출하는 능력을 증가시켜, 땀 배출량을 늘리고 피부혈관도 이완시킨다. 임신부는 조깅을 하고 수영을 할 수 있으며 재즈 댄스도 가능하다. 클랩 박사에 의하면 임신부가 에어로빅을 할 때 보통 분당 150이었던 맥박수가 분당 180이나 올라가지만 이 정도의 증가는 임신부에게 안전하며, 임신부의 체온이 정상적이었고 운동 후 혈당이 떨어져 임신성당뇨병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산소 소모가 큰 운동은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장시간 운동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미국 보스턴 의대 밀런스키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임신 초기에 사우나 등 열탕에 자주 가는 임신부는 기형아 출산률이 2-3배에 이른다고 한다. 덥거나 뜨거운 곳에 오래 있으면 산소 부족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임신부가 더운 장소에서 숨이 가쁠 정도로 운동을 하면 태아는 산소 부족을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따라서 격렬한 운동은 태아의 체중을 감소시키고 유산을 야기한다.
임신 중 운동의 효과
최근까지만 해도 임신부는 운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는 이롬이 많았다. 그러나 많은 연구에서 이렇게 운동을 피하는 것이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오히려 임신부의 운동은 태아와 임신부에게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첫째, 임신부의 스트레스를 줄인다.임신을 하게 되면 신체적인 변화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게 되는데 운동은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둘째, 수면의 질을 향상시킨다.임신부는 잠을 자는 것이 힘들고, 수면 시간이 많다고 하더라도 수면의 질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운동은 수면리듬을 개선하고 세로토닌을 증가시켜 수면의 질이 좋아진다.
셋째, 임신부 우울증이 감소된다.임신부가 운동을 하면 불안과 걱정을 감소시키는 베타엔도르핀이 증가하고 우울을 억제시키는 세로토닌이 증가한다.
넷째, 임신부의 체력을 강화시켜 회복탄력성을 높인다.임신부의 신체는 태아의 무게 때문에 근육이 긴장한다. 운동은 근육을 이완시켜 통증을 감소시키고 분만 후 커진 자궁과 자궁내막을 빠르게 회복시킨다.
다섯째, 태아의 신체발달과 뇌발달을 돕는다.운동은 태아에게 충분한 산소공급과 풍부한 영양공급을 가능하게 한다. 신선한 산소가 충분하고 풍부한 영양분이 원활해지면 태아의 체중도 적당히 늘게 하고 뇌발달도 순조롭게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