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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104만명, 세상에 온 첫날 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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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07_2.jpg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186개국 2011년 ‘출생위험지수’ 발표

‘생후 24시간내 사망’ 첫 통계
후진국·개도국 출생이 98%
소말리아 1000명당 18명 ‘최고’

아기는 나자마자 불평등을 겪는다. 어떤 아이에겐 세상의 첫날이 삶의 마지막날이다.

어린이 인권·구호 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이 복지국가와 저개발국 어린이들이 겪는 ‘생명권’의 불평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출생위험지수’(Birth Day Risk Index) 보고서를 발표했다.

7일 낮 공식 발표를 앞두고 <한겨레>가 단독 입수한 보고서를 보면, 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 태어난 아이 1000명 가운데 18명이 세상의 첫날을 넘기지 못하고 죽었다. 말리·시에라리온·콩고민주공화국 등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나라들에서도 1000명당 17명의 아이가 출생 24시간 안에 숨졌다. 신생아 사망의 98%가 이들을 비롯한 후진국 및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했다.

반면 스웨덴·싱가포르·룩셈부르크·아이슬란드·키프로스·에스토니아에선 출생 첫날 사망 비율이 1000명당 0.5명 미만이었다. 한국은 영국·독일·프랑스·일본 등과 함께 1000명당 1명으로 나타났다. 북한에선 1000명당 6명의 아이들이 출생 첫날 숨졌다.

생후 24시간 내 사망률을 포함한 ‘출생위험지수’에 대한 전세계 통계자료가 발표된 것은 처음이다. 세계 186개국의 자료를 집계·분석한 이번 보고서에서 생후 24시간 안에 세상을 떠나는 아이는 연간 104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2849명, 1시간당 119명, 1분마다 2명의 아이가 하루를 채우지 못하고 숨지는 셈이다.

이들을 포함해 출생 뒤 한달 안에 숨지는 신생아는 연간 300만명, 5년 안에 사망하는 영유아는 690만명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한해 출생 인구는 1억3000만명 정도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보고서에서 “여성들에게 더 많은 교육과 권리가 주어지고, 어머니와 어린이들에게 더 많은 의료·복지를 제공해야 신생아 사망률을 근본적으로 낮출 수 있다”며 세계의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이유주현 안수찬 기자 edigna@hani.co.kr


탯줄소독제 없어 사망…한명당 6달러만 들여도 100만명 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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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 국경에 가까운 케냐 다다브 근처 유엔 난민캠프에서 2011년 8월 생후 12개월 만에 영양실조로 숨진 아기의 주검이 헝겊에 쌓인 채 매장을 기다리고 있다. 이 해에 소말리아의 기근으로 26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는데, 이 아기도 난민캠프에 도착한 지 25일 만에 숨을 거뒀다. 다다브/AP 뉴시스

‘출생위험’ 유발하는 빈부격차 
항생제 주사 등 기본용품 없어 
한달 이내 숨지는 경우 많아
인도, 신생아 사망 수 1위
산모 사망도 1위…모성 등한시
미, 선진국중 사망률 최고
인종차별 등 내부격차 탓

국제 어린이 인권·구호 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이 올해 처음으로 집계·발표한 세계 ‘출생위험지수’ 보고서는 아이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최대 요인이 빈부 격차에 있음을 보여준다.

영유아 사망률이 가장 높은 곳은 절대빈곤에 시달리는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나라들이다. 이들 나라의 생후 24시간 이내 사망률 평균은 1000명당 12명이다. 선진국 평균(2명),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평균(4명)은 물론 세계 평균(8명)을 훌쩍 넘는다. 세계 신생아 사망의 98%가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지구적 차원의 빈부 격차가 아프리카를 비롯한 후진국의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태어나자마자 목숨을 위협받는 아이들의 이면에는 빈곤과 차별이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나라별로도 빈부 격차의 영향이 나타났다. 미국에서 24시간 안에 숨지는 아이는 1000명당 3명으로 연간 1만1300명에 이른다. 선진국으로 분류된 34개 나라 가운데 사망률이 가장 높다. 미국 청소년의 조기·미숙아 출산율이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탓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특히 가난하고 교육 수준이 낮은 청소년들이 임신할 가능성이 높고 그만큼 모성보호를 받을 기회가 줄어들며, 여기엔 인종차별과 사회적 차별 등의 복합적 원인이 작용한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영아 사망의 절대 수치가 가장 높은 곳은 인도였다. 1년에 30만9300명의 아이가 생후 24시간 안에 숨졌다. 세계에서 생후 24시간 안에 사망한 아이들의 29%에 이른다. 인도가 최근 10여년 동안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부의 과실이 매우 불평등하게 돌아간 탓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인도에선 해마다 5만6000명의 산모가 임신·출산 중 사망해, 임산부 사망자 수도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이밖에 나이지리아(8만9700명), 파키스탄(5만9800명), 중국(5만600명), 콩고민주공화국(4만8400명) 등에서 24시간 안에 숨지는 영아들이 많았다.

유엔은 저체중아를 위한 산전 스테로이드, 인공호흡기, 탯줄 소독제, 항생제 주사 등을 신생아를 살릴 기본용품으로 꼽는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각각 13센트(142원)에서 6달러(6580원) 정도인 이런 용품만 제때 제공해도, 출생 한달 안에 숨지는 100만명의 아이를 살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올해로 14년째 매년 5월마다 ‘세계 어머니 보고서’를 발표해왔다. 올해 처음 집계한 ‘출생위험지수’는 이 보고서의 일환이다. 176개국의 최신 자료를 토대로 고른 ‘어머니가 살기 좋은 나라’ 순위를 보면, 아이에게 불행한 나라는 어머니에게도 불행했다. 핀란드(1위), 스웨덴(2위), 노르웨이(3위), 아이슬란드(4위), 네덜란드(5위), 덴마크(6위) 등 북유럽 복지국가들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콩고민주공화국(176위), 소말리아(175위), 시에라리온(174위), 말리(173위) 등 아프리카 나라들이 최하위권이었다. 한국은 미국(30위)에 이어 일본과 함께 31위를 차지했다.

윌리엄 린치 세이브더칠드런 중앙아시아 총괄책임자는 <한겨레> 인터뷰에서 “사회·정치·경제적 모순을 해결하는 것과 함께 여성들이 위생·수유·산후조리 등에 대한 교육을 받아 자신의 몸과 아이의 건강을 일상적으로 지킬 수 있도록 계몽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유주현 안수찬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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