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애니메이션 잇단 개봉
3D 액션 화려 ‘드래곤 길들이기2’
코믹한 ‘터키·’ 일본 힐링 애니도
더운 여름,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기 부담스럽다면 온 가족이 시원한 극장에서 ‘피서’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여름방학을 맞아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 여러편 개봉한다. 화려한 3D 기술로 가슴을 뻥 뚫리게 하는 액션 애니, 뭉클한 감동을 주는 감성 애니, 배꼽 빠지게 웃을 수 있는 코미디 애니 등 ‘골라 보는 재미’를 누릴 수 있다.
■ 신나는 플라잉 액션 <드래곤 길들이기2> 한쪽 다리를 잃은 바이킹 소년 ‘히컵’과 한쪽 꼬리날개가 없는 드래곤 ‘투슬리스’ 콤비의 성장영화가 4년 만에 <드래곤 길들이기2>(23일 개봉·왼쪽 사진)로 돌아왔다. 소년이던 히컵은 청년으로, 투슬리스도 덩치 큰 드래곤으로 성장한 것만큼 영화의 스케일도 한층 커졌다.
바이킹과 드래곤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버크섬. 히컵은 ‘족장 후계자’가 되길 바라는 아버지의 기대와 달리 투슬리스와 세상 탐험에 빠져 있다. 얼음대륙을 여행하던 둘은 드래곤 사냥꾼들로부터 공격을 받고, 악당 ‘드라고’가 드래곤을 사냥해 군대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3D로 무장한 화려한 비주얼과 압도적인 스케일은 기존 애니메이션의 한계를 뛰어넘을 만큼 훌륭하다. 특히 드래곤을 타고 하늘부터 수면까지 낙하하는 플라잉 액션은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짜릿하다.
■ 내 배꼽은 어디로…깔깔 웃기는 <터키>코믹 애니메이션 <터키>(31일 개봉·오른쪽)는 두 칠면조의 요절복통 시간여행 이야기를 그린다. 추수감사절 요리가 되기 일보 직전 겨우 살아남은 운 좋은 칠면조 ‘레지’와 위대한 칠면조로부터 특명을 받은 ‘제이크’는 명절 메뉴에서 칠면조 요리를 없애기 위해 ‘칠특대’(칠면조 특공대)를 결성한다. 둘은 ‘최초의 추수감사절(1621)’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갈 계획을 세운다. 우여곡절 끝에 첫 추수감사절로 돌아간 레지와 제이크는 인간들과의 전쟁을 선포한다. 식탁 탈출을 꿈꾸는 두 마리(?) 칠면조는 무사히 임무를 마칠 수 있을까?
<터키>는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던 <슈렉> 시리즈의 에런 워너가 제작을 맡고 <호튼>(2008)의 지미 헤이워드 감독이 연출했다. 유쾌하고 발칙한 상상력과 ‘이제는 먹히지 않겠다’는 등 톡톡 튀는 대사가 눈길을 끈다.
■힐링 애니 <극장판 꽃이 피는 첫걸음><극장판 꽃이 피는 첫걸음: 홈 스위트 홈>(17일 개봉)은 일본의 동명의 텔레비전 시리즈를 극장판으로 만든 작품이다. 어머니의 야반도주로 온천 여관을 경영하는 외할머니와 살아가는 16살 소녀 ‘오하나’.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는 신조를 가진 할머니 때문에 종업원으로 일하던 오하나는 어느 날 우연히 낡은 업무일지에 적힌 엄마의 이야기를 읽게 된다. 여고생 시절부터 갓 엄마가 된 때의 이야기 등을 통해 엄마도 자신처럼 빛나는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오하나는 엄마를 이해하게 된다. 더불어 꿈과 사랑, 가족의 의미도 되새기게 된다.
일상을 소중히 여기는 다양한 캐릭터의 이야기와 조금씩 성장하는 오하나의 내면이 군더더기 없이 표현된 점이 놀랍다. 특히 오하나라는 이름의 비밀이 밝혀지는 장면에서는 코끝이 찡하다. 일본에서는 <늑대아이>, <언어의 정원>을 잇는 힐링 애니로 입소문을 탔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사진 각 회사 제공
(*한겨레 신문 2014년 7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