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Channel: 베이비트리
Viewing all 4145 articles
Browse latest View live

임신부의 극단적인 스트레스

$
0
0

00921745_P_0.JPG» 한겨레 사진 자료 


얼음 폭풍


1998년 1월 6일부터 1주일 동안 캐나나 퀘백 지역을 휩쓴 얼음 폭풍은 캐나다 지역의 최악의 자연재해로 알려져 있다.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최장 40일간 전력이 끊겼으며 대피소에 갇혀 지내야 했다. 캐나다 맥길대학 정신건강의학과 수잔 킹 교수는 얼음폭풍 기간에 임신을 하고 있었던 여성 150명의 아이들을 주기적으로 추적하였다. 가장 먼저 나온 결과는 얼음 폭풍 기간 중에 스트레스 사건을 많이 경험한 임신부일수록 아이의 출생체중이 적었다는 것이었다. 임신부는 예상치 못한 급성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궁 혈관이 수축되고 태아에게 갈 혈류가 감소된다. 오랫동안 영양과 산소를 공급받지 못한 태아는 정상적인 성장을 하지 못하고, 상황이 더 심각해지면 자궁 내에서 40주를 채우지 못하고 조산하게 된다. 태아 입장에서는 자궁 안에 남아서 위험을 감수하는 것보다 일단 나가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생후 24개월에 실시한 평가에서는 임신부의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인지력과 언어력이 떨어졌다. 연구자들은 6세 이후에는 태아기 때 영향은 사라지리라 예상했지만 그 영향은 지속되었다. 6세에는 얼음폭풍 기간 중 극심한 고통을 겪을수록 주의력, 행동장애를 많이 보였고 인지, 언어발달도 느렸다. 11세에는 뇌 MRI를 찍었는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임신부의 아이들은 해마 영역이 보통 아이들보다 작았다. 해마는 학습과 감정, 그리고 스트레스 조절에 중요하다. 13세에는 임신부의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아이들의 불안과 우울 같은 증상이 더 많았다.



태아에서 비롯된 정신질환


극심한 스트레스는 정신질환도 유발한다. 1980년에서 1995년 사이에 루이지애나를 강타한 허리케인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스트레스를 받은 임신부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이 자폐증에 걸릴 위험이 현저히 높았다. 허리케인이 들이닥칠 무렵, 임신 5개월, 6개월 또는 9개월이었던 아이들에게서 자폐증 발생률이 더 높았다. 헬싱키대의 정신건강의학과 마티 휴튜넨(Matti Huttunen) 교수에 의하면 태아기 때 아빠가 전사한 167명 아이들과 생후 12개월 이내에 아빠가 전사한 168명 아이들을 비교한 결과, 태아기 때 아빠의 사망을 겪은 아이들이 더 높은 정신분열증 및 행동장애를 보였다. 뉴욕대학교 돌로레스 말라스피나(Dolores Malaspina)는 1964-1976년 사이에 예루살렘에서 출생한 8만 9,000여 명의 아이들을 추적한 결과 아랍-이스라엘 6일 전쟁이 발발한 1967년 6월에 임신 2개월이었던 임신부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이 청소년기에 정신분열증을 보일 확률이 높았다. 특히 여자아이의 경우는 4.3배 더 높은 정신분열증 발병률을 보였다.


 임신 시 과도한 스트레스에 대한 현재까지의 연구를 요약해 보면, 1) 과도한 스트레스가 임신을 위험하게 하며, 2) 태뇌에 평생 동안 영향을 미칠 수 있고, 3) 태아의 성격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우울증이나 정신질환을 유발하며, 4) 태아가 미래에 스트레스에 과도하게 반응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임신 중의 과도한 스트레스는 태뇌의 스트레스 반응 체계를 왜곡시켜 아이가 쉽게 화를 내거나 자제력이 떨어지는 등 자기조절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정신질환까지 유발할 수 있는 것이다.



코르티솔


예후다는 9.11사건에 노출되었던 38명의 임신부와 그들의 12개월 아이들을 대상으로 기초 코르티솔 수치를 측정하였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보인 임신부들은 태어난 아이들과 함께 기초 코르티솔이 낮았고, 특히 임신 3개월 중에 9.11사건을 겪었던 임신부와 그 아이들의 수치가 가장 낮았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기초 코르티솔이 낮을수록 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 대한 취약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임신부의 코르티솔이 어떻게 태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코르티솔은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물질일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는 물질이기도 하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증가하지만, 코르티솔이 일정한 양에 도달하면 뇌에 코르티솔의 생산을 중단하라고 신호를 보내 스트레스를 조절한다. 임신부가 코르티솔이 높으면 태아의 코르티솔도 높아지는데, 출생 후에도 코르티솔의 수준은 유지된다. 따라서 과도한 스트레스는 스트레스 반응을 태아기부터 증가시켜 아이가 태어나면 세상이 위험할 때 외부의 위험에 더 민감하고, 예민하게 반응하게 된다. 그러나 세상이 그렇게 위험하지 않을 때는 증가된 스트레스 반응이 부적절하고 치명적이다. 이러한 아기들은 식당에서 잘못된 주문에 격분하거나 짓궂은 장난을 하는 아이로 자라날 수도 있다.


뇌의 시상하부와 아드레날린 시스템의 작용은 혈액내 코르티솔의 양을 결정한다. 코르티솔의 양은 너무 많아도 안되고 너무 적어도 안된다. 코르티솔이 너무 적으면 근육이 약해져서 스트레스에 대처할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 수 없고, 코르티솔이 너무 많으면 뼈가 약해지고 신경이 쇠약해지며 위궤양 같은 질병에 걸리게 된다. 모든 스트레스가 태아에 나쁜 것은 아니다. 임신부의 코르티솔의 수준이 적당하다면 태반은 그것이 태아에게로 가는 것을 막아준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며칠 또는 몇 주에 걸쳐 과도한 경우에는 높은 코르티솔이 여러가지 세포를 약하게 만들고, 동맥경화 등의 질병을 일으킨다. 많은 장기와 세포들은 코르티솔 덕분에 상처에서 회복되지만,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이들 세포의 빠른 노화와 파괴를 일으킨다. 특히 신경세포가 취약한데, 과도한 코르티솔은 뇌하수체에 빠른 노화를 일으켜 기억력을 떨어뜨린다.


일반적으로 혈중 코르티솔 수준은 하루 종일 변화한다. 코르티솔은 이른 아침에는 높이 올라가서 최고조에 달하고, 이후 서서히 떨어져서 한밤중에 잠을 잘 때는 최저치에 도달한다. 그러나 우울증 환자의 코르티솔 양은 하루 내내 거의 변화가 없다. 하루 종일 코르티솔의 수준이 유지된다는 것은 스트레스 반응이 항상 켜져 있음을 뜻한다. 뇌가 스트레스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여 작동을 멈추고 세상과 단절하는 것이다, 신체적으로 볼 때, 임신부들은 더 취약하다. 임신부의 몸은 새로운 존재인 태아를 거부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임신부의 면역체계는 억제되고 그 결과 임신부와 태아 모두 감염에 더 취약해진다. 야크교수는 임신한 쥐에게 스트레스를 주면 임신에 나쁜 영향을 주는 ‘종양괴사물질’이 크게 증가하고, 임신을 유지하는 ‘면역학적 방어기전’이 억제되는데 이로 인하여 쥐는 자연유산을 한다고 보고하였다. 실제로 임신부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구개 파열, 우울증 유사 행동, 과민한 스트레스 반응, 주의력 결핍, 충동성의 위험도가 높아진다.



 01864283_P_0.JPG» 한겨레 사진 자료


남자아이가 스트레스에 더 취약하다


태뇌는 임신 중 자궁 안에서 테스토스테론의 자극을 받지 못하면 여성의 뇌로 발달한다. 즉 태아의 뇌가 남성이 될지, 여성이 될지는 임신 중 분비되는 테스토스테론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테스토스테론은 임신 중기부터 태아의 고환에서 분비된다. 그런데 이 때 임신부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분비에 문제가 생겨 뇌의 성 분화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연구에 의하면 임신 기간 중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어미 쥐에게서 태어난 수컷 새끼 쥐가 여성스러워졌고 그 행동에서 남성다움이 없어졌다고 한다. 즉 스트레스로 인해 수컷 쥐의 고환은 작아지고, 이때 다량으로 분비되는 호르몬은 남성 호르몬 중 비교적 작용이 약한 안드로스텐디온(Androstenedion)이다. 말하자면, 강한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감소하고, 약한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스텐디온의 분비가 증가해 결과적으로 수컷 새끼 쥐의 남성스러움이 감소된다는 것이다.

뇌 발달 장애는 남아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사실 ADHD도 남아에게 훨씬 많다. 이 원인에 대해서는 유전적 요인이 관련되어 있기는 하지만, 뇌 성숙도 면에서 남아가 여아보다 느리기 때문에 스트레스에 훨씬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즉 남자태아는 뇌신경의 성숙이 여아보다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스트레스에 취약한 것이다. 따라서 남자태아의 경우, 임신 중 스트레스 관리가 더욱 필요하다.


따라서 임신부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가족뿐만 아니라, 직장 동료들, 사회가 배려를 해 주어야 하며, 더 나아가 국가에서 제도적 뒷받침을 해 주어야 한다.


임신 중이면 야근수당 못 받나요?

$
0
0

03449570_P_0.JPG» 한겨레 사진 자료


Q. 임신 5개월인 직장맘입니다임신 사실을 확인했을 때 계약기간이 걸려서 재계약이 안 될까봐 말을 못 했어요다행히 재계약은 했는데 최근에 와서야 상사에게 임신 사실을 알렸습니다. 회사측에 임신 사실을 알리지 않은 임신 초기에 힘들어도 하루에 1~3시간, 1주일에 2~3번가량 야근을 하며 수당을 받았습니다그런데 임신 중에는 야근해도 수당을 못 받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지금까지 받은 야근수당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A.임신 중 시간외근로는 위법입니다. 일반적으로 야간근로,시간외근로를 구분하지 않고 통틀어 야근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서는 정확한 설명을 위해 시간외근로로 구분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참고로 법에서 말하는 야간근로는 오후 10~오전 6시 사이의 근로, 시간외근로는 18시간을 넘는 근로를 말합니다.


 임신 중의 시간외근로는 법(근로기준법 제74조 제5)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직원이 시간외근로를 신청했다면 괜찮지 않으냐는 질문도 있지만, 사용자는 임신 중인 여직원에게 시간외근로를 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한 사용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벌칙이 적용됩니다. 이를 근거로 임신 중의 시간외근로에 대해서는 수당을 지급하지 않도록 돼 있다고 잘못 알고 있거나, 수당 지급을 근거로 법 위반 사실이 드러날까 우려돼 수당 지급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회사측에서 임신 사실을 알지 못해 시간외근로를 하게 했다면 이는 위법행위로 보기는 어려우며, 이미 지급한 수당은 직원에게도 회사에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임신 사실을 알고도 시간외근로를 하게 한다면 수당지급은 당연하지만, 시간외근로 사실은 사측의 위법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미 발생한 시간외근로 수당을 지급받지 못했거나 임신 중인데 시간외근로를 하라고 한다면 서울시직장맘지원센터에 상담, 고용노동부 진정 등을 통해 시정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회사측에서도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임신 중인 여성의 경우 장시간 근로로 인해 유·사산이나 조산, 저체중아를 출산할 우려와 건강 이상의 우려가 있어 시간외근로를 금지하는 것이므로 기업에서도 중장기적 이익과 사회적 책임 분담을 위해 변화의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 이 글은 여성신문 2013년 9월 3일자에도 실린 글입니다.

[단신] 뚝딱이 아빠가 들려주는 아빠와 함께하는 놀이법

$
0
0

고양시 육아종합지원센터는 다음달 5일  일산동구청 대회의실에서 오전 10시부터 120분간 ‘뚝딱이 아빠가 이야기하는 스마트폰 보다 즐거운 우리 아빠와의 놀이’라는 주제로 부모교육을 개최한다. 이번 영유아부모교육은 고양시 영유아 부모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선착순 200명까지 참석할 수 있다.

 

이날 강의는 교육방송(EBS) ‘모여라 딩동댕’에서 ‘뚝딱이 아빠’로 출연하는 개그맨 겸 아동교육전문가인 김종석 서정대학 유아교육학과 교수가 진행하며 스마트폰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더불어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즐겁게 놀 수 있는 놀이 방법을 소개한다. 문의는 (031)975-3314 또는  www.echild.or.kr (고양시육아종합지원센터)로 하면 된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알레르기 비염에 좋은 코 관리법

$
0
0
 04541279_P_0.JPG» 한겨레 사진 자료

질문 1. 알레르기비염에 좋은 코 관리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생리 식염수로 코를 세척하는 것은 코의 분비물 배출을 보다 용이하게 해주고 코의 점막의 부종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어 알레르기비염 환자뿐 아니라 부비동염(축농증) 환자에서까지 널리 이용되는 치료방법의 하나입니다. 원리는 비강 점액층의 가피를 제거하고 습도를 유지시켜 주는 데 도움이 되며, 점액 섬모운동을 촉진하여 일시적이지만 콧물, 코 막힘과 후비루를 감소 시켜줍니다. 특히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 코 안에 이물질을 제거하여 환기를 시켜줌으로 인해서 비강과 부비동의 점막 기능을 정상화시켜주며 농성비루와 염증을 줄여주어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좋은 방법 중에 하나로 어린 소아에서 추천되고 있습니다.

 식염수 국소 분무를 실제로 활용하는 방법으로 다음과 같습니다.

 영아들은 코로 숨을 쉬게 되는데, 감기 등과 같은 증상으로 코 막힘이 생기면 수유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하게 됩니다. 수유 약 15-20분 전에 식염수 국소 분무와 비강 흡입기를 이용하여 코 안의 이물을 제거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방법을 살펴보면, 우선 영아에서는 영아의 연령에 따라 상체를 세워 앉힌다(의자 또는 카시트 등을 활용) 영아의 코 끝에 대고 1-2회 분무한 후 비강 흡입기를 이용하여 코 안의 이물을 제거한다. 단, 이 때 주의할 점은 너무 자주 흡입하는 것은 출혈과 비강 점막이 더 손상되어 점막이 부어서 코 막힘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소아들 중에 코를 풀 수 있는 경우(약 2세 이상)에서 수증기 흡입과 생리식염수 분무의 병합요법은 압박증상과 코 안에 가피형성을 억제합니다. 수증기 흡입치료 사이에 하루 5~6회 코 안에 식염수 국소 분무가 추천됩니다.

간혹 소금물로 코를 세척하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진한 염분이 오히려 코 점막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생리 식염수 세척을 권장합니다. 또한 코 기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습도이므로 코가 건조하지 않게 코에 연고를 사용한다든지 하는 방법도 도움이 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만약 콧물이 누런색 또는 진한 녹색으로 변하면 이차 감염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변기서 ‘끙~’…변비 10살미만 가장 많아

$
0
0
운동량 부족·채소 섭취 적은 탓
20대에선 여성이 남성의 4.6배

변비로 병원을 찾은 환자 가운데 10살 미만 어린이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채소 등 섬유질 성분의 음식을 많이 먹지 않거나 운동 부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08~2012년 변비 관련 건강보험 통계 자료를 분석해보니, 변비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은 환자가 2008년 48만5696명에서 2012년 61만8586명으로 30%가량 늘었다고 23일 밝혔다. 2012년 변비 환자를 나이대별로 분석해보니, 10살 미만이 가장 많은 17만2187명으로 전체의 27.8%를 차지했다. 이어 70살 이상이 15만2659명(24.7%)이었다. 조용석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아이들과 노인이 변비가 많은 이유는, 노인은 신경계 질환이나 대사성 질환 등으로 변비 증상이 2차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며, 아이들은 변비를 일으키는 일반적인 이유인 운동 및 섬유질 섭취의 부족 등이 원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별 분석에서는 잘 알려진 대로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40%가량 많았다. 여성 환자가 35만9408명, 남성 환자가 25만9178명이었다. 특히 20대에선 여성이 2만3251명으로 남성의 5080명에 견줘 4.6배나 됐다. 조 교수는 “여성 호르몬은 대장 운동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임신 중이나 배란일에서 월경 전까지 변비가 더 심해질 수 있다. 운동 부족, 섬유질·수분 부족, 불규칙한 배변 습관, 스트레스 등도 중요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변이 매우 단단하거나, 배변 뒤에도 변을 덜 본 것은 같은 느낌이 들거나, 변을 볼 때 항문이 막히는 느낌이 들거나, 변을 도구를 이용해 파내야 볼 수 있거나, 일주일에 3번 미만을 보거나, 변을 볼 때 과도한 힘을 줘야 하는 증상 가운데 2개 이상이면 변비로 진단된다. 이를 예방하려면 음식을 먹을 때 섬유질이 충분한 채소 등을 잘 챙겨 먹고, 하루에 1.5~2ℓ 이상의 물을 마시고, 스트레스와 긴장을 피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복근력 강화를 위한 운동을 충분히 하는 것도 변비 예방에 좋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한겨레 신문 2014년 3월 24일자) 

고단한 빨간색 서운한 하얀색

$
0
0
139557106774_20140324.JPG

1395570816_00499848501_20140324.JPG크레용이 화났어!
드루 데이월트 글 올리버 제퍼스 그림
박선하 옮김 주니어김영사·1만원

“우리 이야기 좀 하자.” 어느 날 갑자기 크레용이 이렇게 말을 걸어온다면 긴장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단지 크레용을 꺼내려고 사물함을 열었을 뿐인 대니는 색색깔 크레용들이 써놓은 편지 꾸러미를 발견했다. 그림책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빨강, 노랑, 초록, 검정 크레용의 색깔이 선명한 손편지가 이어진다.

“나야, 빨강 크레용. 우리 이야기 좀 하자. 다른 크레용들보다 나는 일이 정말 많아. 올해 내내 나는 소방차, 사과, 딸기 등 빨간 것을 모두 칠하느라 너무 힘들었어. 심지어 나는 쉬는 날에도 일했어. 크리스마스 때는 산타 할아버지를, 밸런타인데이에는 그 많은 하트를 칠했지! 난 정말 쉬고 싶어!”

노동 착취 당하는 빨강 크레용이라니! 회색 크레용의 불만도 극에 달했다. “너는 코끼리를 정말 많이 좋아하더라. 문제는 코끼리가 회색이라는 거야. 나 혼자 다 칠하기에는 코끼리가 너무 커. 정말이지, 이젠 나도 좀 쉬고 싶어.” 하양 크레용의 불만은 정반대다. “너는 왜 색칠할 때 나를 안 쓰는 거니?”

그렇다면 검정 크레용은? “난 내가 늘 물건들의 테두리만 되는 게 싫어. 정작 물건들은 다른 예쁜 색깔로 칠하고, 그 색깔들은 나보다 다 화려해!” 검정 공을 그려보는 건 어떠냐는 제안으로 끝맺는 편지를 어찌해야 할까?

우리가 별생각 없이 대하던 대상이 우리에게 이런 편지를 보낸다면? 검정 크레용을 가장 좋아한다는 미국 작가가 내민 이야기는 재밌으면서도 우리를 진지한 고민에 빠지게 만든다.

임지선 기자, 그림 주니어김영사 제공

(한겨레 신문 2014년 3월 24일자)



[3월 24일 새 그림책] 어부바 어부바 외

$
0
0
 1395571140_00499891501_20140324.JPG
어부바 어부바 
엄마는 동생을 업고 있다. “홍이는 이제 아이가 아니잖아.” 화가 나 밖으로 나간 홍이는 심심한 새끼 토끼, 엄마 잃은 코알라를 업어준다. 나중에는 엄마 코알라, 엄마 토끼가 홍이를 업어준다. 아이의 마음을 감싸주는 누군가의 등이 따뜻해지는 그림책이다. 3살부터. 

정희재 글, 김무연 그림/푸른숲주니어·1만원. 







 1395571148_00499891701_20140324.JPG
한국의 궁궐 경복궁에 가면 
책 전체를 펼쳐 경복궁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왕이 살던 조선 시대에 경복궁은 어떤 모습이었을지, 정문인 광화문에서 시작해 교태전까지 경복궁의 주요 건물을 그려 병풍처럼 연결했다. 조선 시대의 의복, 깃발의 문양 등도 자세히 그렸다. 초등 1학년부터.

이선아 글, 김삼현 그림/아람·2만원.











 1395571156_00499891601_20140324.JPG
우주 최고 만화가가 되겠어! 
대문도 없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작가는 한글도 만화책으로 배워 처음 쓴 글자가 ‘으악’이었다고 한다. 만화가의 작업 도구부터 만화에는 꼭 있는 기본 요소들까지 친절하게 설명했다. ‘일과 사람’ 시리즈 19번째 책으로 만화가 김홍모씨가 쓰고 그렸다. 초등 1학년부터.

김홍모 글, 그림/사계절·1만1000원

[오늘의 육아 한마디] 참된 교육

$
0
0

04856193_P_0.jpg» <한겨레 자료사진>

 

교육의 참된 뜻이 무엇인지 자신에게 물어본 적 있는가?
왜 우리는 학교에 가서 그 많은 과목들을 공부하고,
왜 시험을 보며 더 좋은 점수를 얻으려고 서로 경쟁을 해야 하는가?
대체 우리는 왜 교육을 받으려고 안달하는가?
시험에 합격하고 좋은 직업을 얻기 위해서인가?
직업을 갖고 돈을 버는 일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뿐인가? 그것을 위해 교육을 받는가?

삶은 분명히 직업만이 아니다.
삶은 놀라울 만큼 깊고 넓은 무엇이며 하나의 위대한 신비다.
우리가 다만 돈벌이를 하는데 그친다면 삶 자체를 보지 못하게 될 것이다.
삶을 이해하는 일은 시험을 잘 보고 자기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갖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다.
우리는 대개 삶의 작은 한 부분만을 알려고 한다.
시험에 합격하고 직업을 얻고 결혼하고 아이들을 갖고 그러면서 우리들은 점점 기계를 닮아간다.
한편으로 삶에 대해서는 여전히 두려워하고 걱정하면서... 
우리는 학위를 따고 이름 뒤에 직함을 기다랗게 늘어놓고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다음은?
그러는 동안 우리 마음이 무디어지고 어리석어진다면 그 모든 것이 다 무슨 소용인가?
그러므로 우리는 아직 젊을 때 삶이 과연 무엇인지 탐색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삶의 모든 문제들을 올바로 대처할 수 있는 지성을 일깨우는 것이
교육이 진정으로 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

<작은 학교가 아름답다>중(보리 편집부 엮음, 보리 펴냄) 


 

지두 크리슈나무르티의 글을 오랜만에 다시 읽습니다.
구구절절 가슴 속에 와서 박힙니다.
크리슈나무르티이 말하는 지성은 무엇일까요?
그는 어떤 틀이나 두려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생각하며 무엇이 진실인지
스스로 알아내는 능력을 지성이라고 정의합니다.
그는 하고 싶은 대로 아무것이나 하는 자유 말고
삶의 모든 과정을 알게 해줄 자유 속에서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많은 부모들과 교육 기관에서는
우리 아이들에게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자유나 지성이 아닌
두려움을 먼저 가르칩니다.
성적이 좋아야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대학을 가야 인생을 풍요롭게
살 수 있다며 공부하라고 협박합니다. 
물론 그것이 현실일 수 있지만,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그런 두려움을 먼저 가르치는 것이
과연 교육적인지는
한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선아생각 anmadang@hani.co.kr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
0
0

 04489155_P_0.JPG» 한겨레 사진 자료

 


 고등학교를 졸업한 딸아이가 제 딴에는 밥값을 하겠다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레고 놀이방에서 블록 놀이를 하는 아이들에게 블록을 찾아주기도 하고, 맞추기 어려운 부분을 도와주기도 하는 일이다. 엊그제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온 딸아이가 질문을 했다.


“엄마, 애들한테 칭찬을 많이 해주면 좋다면서?”
“그렇지.”
“우리 놀이방에 오는 엄마 중에 진짜 칭찬 많이 하는 엄마가 있거든.”
“그래?”
"그런데 왜 엄마는 그만큼 안 해줬어? 그 집 애들이 부럽더라. 역시 칭찬을 많이 받은 애들은 달라...’ 이런 말을 기다리던 나는 다음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런데 그 집 애들이 제일 힘들어. 자기 나이는 일곱 살인데 열두 살이 하는 어려운 것 하겠다고 우기고, 어렵다고 다른 것 하라고 해도 말을 안 들어. 그래서 꺼내주면 하나도 못 맞추면서 일일이 다 도와달라고 그래.”

“그래서? 끝까지 맞춰?”

“아니. 한두 개 맞추고 부수고, 몇 개 더 맞춰주고 다른 애 봐주고 오면 다 흩트려 놔서 결국 하나도 못 맞추고 가.”

“그런데 엄마가 칭찬을 많이 해준다고?”

“블록 하나 집어들 때마다 정말 잘 하는구나 그러고, 하나 끼울 때마다 어쩜 그렇게 잘하니 그러던데. 그런데 애들이 왜 다른 집 애들보다 더 말을 안 듣고 블록을 못 맞춰?”

 

부모가 칭찬을 많이 해주면 아이가 자신감을 갖고 이 세상을 살아간다고 우리는 믿고 있다. 그래서 작은 일에도 칭찬을 해주려고 애쓰고, 어떻게 해서든 아이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칭찬이 어떻게 효과를 내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 채 하게 되면 때로 엉뚱한 결과를 낼 수 있다. 칭찬이 어떤 효과를 내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이가 칭찬을 들을 때 어떤 마음인지를 알아야 한다.  


아이가 레고 블록을 갖고 노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아이는 자기 나이에 맞는 놀잇감을 선택할 수도 있고, 지나치게 어렵거나 쉬운 놀잇감을 선택할 수도 있다. 놀잇감 종류에 상관없이 아이를 칭찬해주면 아이는 자기에게 맞는 장난감을 선택하는 방법을 알지 못한 채 놀이를 시작하기만 하면 된다고 느낄 수 있다. 블록을 하나 집어 드는 것에 대해 칭찬을 한다면 아이는 블록으로 집을 만드는데 집중할 필요가 없어질 수도 있다. 혹은 집을 만든다 해도 맞는 블록을 골라 제 자리에 쌓으려는 노력이 필요치 않다고 여길 수도 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아이는 아무 거나 무조건 갖고 놀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블록으로 어떤 모양을 만들려고 애쓰기보다는 무조건 쌓고 무너뜨리고를 반복하려고 할 수 있다. 엄마가 엉뚱한 행동에 대해 칭찬을 했기 때문이다. 


칭찬은 바람직한 행동, 그래도 또 했으면 하는 행동에 대해서 해주어야 한다. 레고 블록을 갖고 노는 것은 아이가 즐겁기 위해 하는 놀이이기 때문에 그냥 편하게 놀도록 두면 된다. 굳이 칭찬을 해주고 싶다면 아이의 행동 중에 칭찬할만한 행동, 이를테면 도움을 덜 요청한다거나 뛰어다니지 않는 등 좋은 행동에 대해 해주면 된다.  


“동생이 안방에서 자니까 거실에서 놀자. 네가 거실에서 노니까 엄마가 걱정하지 않고 너와 놀 수 있어서 좋구나.”

“어려운 걸 잘 맞췄구나. 지난번에는 이만큼 하고 나서 힘들다고 그만 했는데 잘 참았네.”

“놀고 난 후에 블록을 정리했네. 엄마가 식사만 차리면 되니까 훨씬 편하구나.” 


장난감을 정리하고, 힘든 걸 참는 것, 그리고 장소를 가려서 노는 행동은 엄마의 수고를 덜어주고, 가족을 배려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칭찬받을만한 행동이 맞다. 이처럼 사려 깊은 칭찬은 아이로 하여금 좋은 행동을 배우는데 큰 도움이 된다. 아이의 자신감을 키워준다고 시도 때도 없이 해주는 칭찬은 자신감을 키워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좋은 행동이 무엇인지에 대한 판단력을 잃게 할 수 있다.

 

칭찬에도 격이 있다… 물질보다 마음 먼저

$
0
0


칭찬.jpg» 장난감을 제자리에 잘 정돈한 아이에게 엄마가 칭찬을 해주며 칭찬 스티커를 주자 아이가 기쁜 표정으로 칭찬 스티커 표에 칭찬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칭찬 스티커는 칭찬을 위한 수단인데, 제대로 활용해야 효과가 있다.

 

“엄마, 나 오늘 씻기 싫어. 안 씻고 어린이집 갈 거야!”
4살 아들이 떼를 부리면 엄마 박나래(31·가명·서울 송파구)씨의 스트레스 지수는 슬슬 올라간다. 박씨는 아이에게 꿀밤 한 대라도 쥐어박고 싶은 심정이지만 애써 인내심을 발휘한다. 바쁜 출근 시간에 이런 일이 자꾸 반복되면서 박씨는 최근 하루하루가 버겁다. 힘들어하는 아내에게 남편은 울지 않고 어린이집 가기, 식사 후 양치질 바로 하기, 목욕 잘하기 등 칭찬받을 만한 일에 ‘칭찬 스티커’를 주고 그 스티커를 모으면 아이가 원하는 장난감을 사주자고 제안했다. 박씨는 남편 의견대로 칭찬 스티커를 시도해볼까 하다 그렇게 하면 아이가 원하는 장난감을 얻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참는 것’을 배우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섣불리 시도하지 못했다. 박씨는 “칭찬 스티커를 활용해도 괜찮은 나이인지, 칭찬 스티커를 활용하는 방법이 따로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칭찬. 칭찬의 한 방법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는 칭찬 스티커를 사용할 때는 어떤 기술이 필요한 것일까?  

 

아이 스스로 조절 가능한 긍정적 행동 칭찬해야

 

칭찬 스티커는 아이에게 긍정적인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보상을 주는 방법이다. 그런데 이런 보상을 부모나 교사가 무턱대고 사용해서는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조선미 아주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동생과 싸우지 않기’와 같은 ‘하지 말아야 할 것’들에 칭찬 스티커를 활용하면 별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칭찬 스티커는 어떤 보상을 통해 행동을 강화시켜 긍정적 행동의 횟수를 늘리는 행동수정 요법이다. 따라서 블록 장난감 정리 잘하기, 어른 만났을 때 인사 잘하기, 식사 후 양치질 바로 하기처럼 긍정적 행동에 대해서 칭찬 스티커를 줘야 한다. 만약 씻지 않겠다고 떼를 쓰는 아이가 있다면 ‘떼를 안 쓰면 스티커 줄게’라고 말하지 말고, ‘엄마랑 함께 욕실에 가서 기분 좋게 얼굴 씻으면 칭찬 스티커 줄게’라고 말해보자. 그리고 칭찬 스티커를 주면서 아이가 원하는 보상을 해주는 것이다.  

 

칭찬을 해주는 행동은 또 아이 스스로 조절 가능한 덕목이어야 한다. 간혹 부모나 교사가 ‘완벽한 아이’를 기대하고 아이 스스로 조절 불가능한 행동을 칭찬할 만한 조건으로 내거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 오히려 행동의 변화를 불러오지 못하고 아이에게 스트레스만 줄 수 있다. 6살 소율(가명)이의 경우도 그런 예다. 소율이는 최근 어린이집에서 밥을 빨리 먹지 못해 어린이집에 갈 때마다 울고 간다. 어린이집 교사가 밥을 가장 빨리 먹는 아이에게 칭찬 스티커를 주고 스티커 10개를 모은 아이에게 선물을 주기 때문이다. 소율이는 밥을 빨리 먹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점심 시간만 되면 눈물을 뚝뚝 흘리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조 교수는 “아이마다 식성도 다르고, 밥 먹는 속도도 다르고, 먹는 양도 다르다. 다시 말해 밥 빨리 먹기는 아이 스스로 조절 불가능하다. 그런데 그런 것들을 잘해야만 칭찬을 받게 되니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밥 제자리에 앉아서 먹기, 잠자리에 제시간에 눕기처럼 아이가 스스로 조절 가능한 행동들을 칭찬 목록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칭찬은 아이 개인별로 해야지, 집단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덧붙였다.


작은 보상으로 시작하고, 보상 프로그램 체계적이어야


칭찬 스티커를 통해 보상을 할 때 지나치게 비싼 물건을 사주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평소 아이가 원하는 것을 무조건 들어준 부모라면 일단 그런 행동을 멈출 필요도 있다. 보상을 줄 때는 작은 장난감 자동차나 퍼즐, 공 등 작은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으며, 인과관계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즉시 보상해주는 것이 좋다. 3~5살 정도의 아이라면 적어도 1~2일에 한 번씩, 5~7살 아이라면 2~3일에 한 번씩은 보상을 해줘야 자신이 무엇 때문에 칭찬받는지 이해할 수 있다. 그만큼 보상 프로그램도 체계적이어야 한다는 얘기다.


예일대 심리학과 교수이자 예일대 육아센터 및 아동행동클리닉 원장인 앨런 카즈딘 교수는 그의 저서 <카즈딘 교육법>(한스미디어 펴냄)에서 ‘칭찬’과 ‘보상’을 통한 보상 프로그램을 매우 체계적으로 제시했다. 이 방법은 그가 다양한 과학적 논문에 근거해 30여년간 6천여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문제 행동 개선을 시도한 결과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부모들도 일상생활에서 적용해볼 만하다.  


그가 제시한 사례를 간단하게 살펴보자. 잠자리에 들기 전에 짜증을 내며 쉽게 잠들지 못하는 아이가 있다고 하자. 그렇다면 부모는 아이에게 ‘방에 가서 잠옷으로 갈아입고 침대 속으로 들어가기’처럼 구체적 과정을 제시하고 칭찬 스티커 2개를 준다. 하루 최대 4장까지 스티커를 줄 수 있다는 규칙과 함께 스티커 점수별로 보상 목록을 만든다. 스티커 두 개를 받으면 보물 주머니에서 원하는 것을 뽑을 수 있거나 엄마나 아빠와 함께 10분 동안 잡지를 볼 수 있다. 만약 스티커 4개를 모으면 토요일 밤에는 15분 더 늦게 잠들 수 있거나 잠들기 전 특별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스티커 10개를 모으면 스케이트 타기처럼 아이가 가장 원하는 것을 할 수도 있다. 이렇게 보상 목록을 체계화시키고, 꾸준히 자주 아이가 칭찬받을 만한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보상과 함께 열렬하게 칭찬해주고 포옹해주는 일은 기본이다.   


보상보다 더 중요한 칭찬의 질

 
아이에게 긍정적인 행동 변화를 바란다면 물질적 보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칭찬의 질이다. 물질적 보상보다 효과적인 말로 하는 칭찬도 있고, 어깨나 머리를 다독거려주는 것, 다정한 신체 접촉, 포옹, 미소, 엄지손가락 치켜세워 보이기 등과 같은 비언어적 칭찬도 있다. 신지연 삼육대 유아교육학과 교수는 “칭찬 스티커나 체벌은 단기적으로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효과적이지만 아이에게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준다거나 생각을 통해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주지 않는다”며 “굳이 물질적 보상이 아니라도 다양한 방식으로 일상생활에서 부모가 아이의 긍정적 행동에 반응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는 칭찬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경상대 교육대학원 교육철학과 박진옥씨가 지난해  쓴 ‘유아교육에서 칭찬의 교육 효과와 적용’이라는 석사 논문은 아이의 발달 단계에 따른 효과적 칭찬법을 소개하고 있다. 논문을 보면, 영아기는 아직 언어적 능력이 발달하기 전 단계이므로 스킨십과 미소 같은 비언어적 칭찬이 가장 효과적이다. 만 3살 유아는 자기중심적 사고가 강한 시기로 일의 과정보다는 결과를 보고 판단한다. 따라서 주변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칭찬하는 말이나 꾸중하는 말을 전적으로 수용해 자신의 행동을 평가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이런 시기에는 과정을 중심으로 구체적 칭찬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만 4살 유아는 도덕성을 담당하는 전두엽이 발달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과거·현재·미래에 기반을 둔 칭찬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만 5살 유아는 사회적 의사소통 능력이 형성되는 시기로 강화 칭찬 방법을 사용해 구체적 칭찬을 해주는 것이 좋다.

 

글·사진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 조선미 아주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께서 오늘 `베이비트리'에 칭찬과 관련한 글(http://babytree.hani.co.kr/?mid=media&category=7739&document_srl=151756)을 보내왔습니다. 칭찬이 좋다고 해서 아무때나 시도때도 없이 하는 것이 과연 좋을까요?

칭찬의 기술에 관한 또 다른 관점의 글도 한번 읽어보세요. 그 외 베이비트리의 다양한 필자께서 칭찬에 대해 다룬 내용도 참고하세요.

횡단보도의 경고방송 “위험! 물러나세요”

$
0
0
139566504323_20140325.JPG

빨간불때 차도 내려서면 감지
안전대기 장치 전국 확대키로
시범운용 결과 무단횡단 줄어

경기도 고양시 행신초등학교 앞 횡단보도 양쪽 끝에는 기둥이 두개씩 박혀 있다. 가로세로 8㎝, 높이 70㎝가량인 직육면체 기둥으로, 무단횡단 등을 막기 위해 설치된 ‘보행자 안전대기 장치’다. 신호등과 연계된 적외선 감지센서가 내장돼 있어, 빨간 대기신호 때 보행자가 도로 쪽으로 다가서면 “위험하오니 뒤로 물러나 주세요”라는 경고방송이 나온다. 고양시가 무단횡단에 따른 교통사고를 막기 위해 지난해 설치한 것이다.

이 안전대기 장치가 전국적으로 설치된다. 경찰청은 현재 고양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설치해 쓰고 있는 보행자 안전대기 장치를 전국적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을 개정할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안전대기 장치를 시범 운영해 보니 보행자 안전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도로교통공단이 2012년 경기도 안산시 성안초등학교와 인천시 남구 용현초등학교 인근 횡단보도에 보행자 안전대기 장치를 시범 운용해보니, 무단횡단 비율이 성안초에서는 14.4%에서 4.4%로, 용현초에서는 6.1%에서 1.9%로 낮아졌다. 빨간 대기신호 때 차도에 내려와 있는 보행자의 비율도 6.4%에서 2.0%로, 10.3%에서 6.3%로 4%포인트가량 떨어졌다.

또 경찰은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좌회전 또는 유턴을 동시에 지시하는 ‘좌회전 및 유턴’ 표지와 ‘직진 및 좌회전 금지’ ‘직진 및 우회전 금지’ ‘충돌 주의’ ‘교량’ ‘상습정체구간’ 등 안전표지 7종을 새로 도입하기로 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한겨레 신문 2014년 3월 25일자)

임신 초·후기때 하루 6시간만 근무한다

$
0
0
고용부, 법 개정안 공포…9월부터
위반땐 500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

임신 초반기와 후반기의 여성 노동자는 9월부터 임금을 그대로 받고도 하루에 일을 2시간씩 덜 해도 된다.

고용노동부는 임신한 지 12주가 지나지 않았거나 36주를 넘어선 여성 노동자는 하루 2시간씩 노동시간을 단축해 6시간씩 일해도 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24일 공포했다. 해당 여성 노동자가 사업주한테 직접 신청할 수 있고, 신청이 접수되면 사업주는 임금삭감 없이 허용해야 한다. 상용 근로자 300명 이상인 사업장부터 적용되는데, 법률 공포 6달 뒤인 9월24일부터 시행된다. 300명 미만의 사업장은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16년 3월부터 적용된다.

고용노동부는 “유산이나 조산의 위험이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려고 도입한 제도로,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밝혔다.

임신기 노동시간 단축을 신청하는 구체적인 절차는 고용부가 조만간 마련할 ‘근로기준법 시행령’을 통해 확정된다. 임신기 노동시간 단축제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노동계에서는 현장의 노동자들이 실제 이용하려면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취지는 긍정적이나 비정규직 노동자가 임신을 이유로 해고까지 당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더 확대된 모성보호 제도가 도입되지 못한 건 아쉽다. 노조가 아닌 개인이 회사에 노동시간 단축을 신청하기 어려운 현실도 우려된다”라고 밝혔다.

한편, 7월부터는 한번에 둘 이상의 아이를 임신한 노동자의 출산휴가가 기존 90일에서 120일로 늘어난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미 언론인이 쓴 한국·핀란드·폴란드 교육의 장단점

$
0
0

 1390733016_00494683701_20140127.JPG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
아만다 리플리 지음, 김희정 옮김
부키·1만4800원 

유명 대학들이 세계 인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한국에서 해마다 1만여 학생들이 조기 유학을 가는 미국. 남부러울 것 없는 교육 제도를 가졌을 법한 미국이 최근 한국 교육을 주목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아니 덩컨 교육부 장관도 “한국을 배우자”고 나섰다.

미국 언론인 아만다 리플리는 학생 1인당 교육비를 세계 2위로 투자하지만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미국 교육이 실패했다고 평가한다. 리플리는 현대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능력은 단순 암기 지식보다는 문제해결 능력과 의사소통 능력이라고 말한다. 그는 실제로 피사 시험을 치러보고 피사를 고안한 안드레아스 슐라이허 교수를 인터뷰하면서 피사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된다. 동시에 그는 피사 결과에서 세계 1~2위를 다투는 핀란드·한국과 불과 3년 만에 피사 읽기·독해 능력과 수학에서 성적이 훌쩍 오른 폴란드를 주목한다. 이 책은 리플리가 3년 동안 세 나라를 직접 방문해 각 나라의 교육 환경과 제도·문화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미국과 비교해본 보고서다. 방대한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400여명의 교육 관계자를 인터뷰하고 교환학생들을 대상으로 생생한 체험담을 들어 각국 교육의 장단점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아토피 환자 한해 100만명…49%가 10살미만

$
0
0
건보공단 분석…영유아·여성 많아
증상 심한 입원환자 4년새 1.5배로

아토피 피부염으로 한해 평균 100만명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고 치료도 쉽지 않은 아토피 피부염 환자 가운데 10살 미만 환자 비중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8~2012년 아토피 피부염에 대한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해 26일 발표한 내용을 보면, 5년 동안 아토피 피부염으로 병ㆍ의원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는 한해 평균 104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토피 피부염은 잘 알려진 대로 어린이에게 많은데, 이번 분석에서도 2012년 기준 10살 미만이 전체 환자의 48.5%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특히 5살 미만이 전체 환자의 32.8%를 차지해 나이가 어릴수록 환자수가 많았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아토피 피부염 환자 비중은 감소했는데, 10대는 18.5%, 20대는 9.9%, 30대는 7.1% 등이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아토피 피부염 증상은 점차 개선되는 셈이다. 성별로는 2012년 기준 여성 환자가 51만3000명으로 남성 환자(46만6000천)보다 10%가량 많았다.

지역별로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제주도에서 아토피 피부염 환자 수가 가장 많았다. 2012년 기준 10살 미만 어린이 1만명당 시도별 진료 인원을 보면 제주도가 1211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인천 1122명, 서울 1084명, 경기 1065명 순이었다. 진료 인원이 적은 곳은 부산 805명, 경북 837명, 경남 863명 등이었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제주도는 다른 질병에 대한 진료 인원도 일반적으로 다른 시도에 견줘 많다. 제주도 환경이 아토피 피부염을 더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어서, 지역별 환자 수에서 차이가 나는 원인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입원이 늘어난 것도 이번 분석에서 확인됐다. 중증 아토피 피부염으로 입원한 환자는 2012년 기준 1367명으로 2008년의 896명에 견줘 1.5배가 됐다.

아토피 피부염은 무엇보다도 정확한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기 때문에 치료도 쉽지 않다. 주된 증상은 가려움증이 심해져 피부에 2차적인 감염이 생기거나 긁다가 잠을 깨 수면 장애가 생기기도 한다. 조남준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의 원인으로 유전, 알레르기, 면역학적 요인, 피부 장벽의 이상 등 여러 원인이 지목되고 있다.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적절히 수분을 공급해야 하며, 개인에 따라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의 경우 수영이나 목욕 뒤 3분 이내에 보습제를 잘 바르고,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비누나 세제, 모직과 나일론 의료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바퀴 벌레, 동물의 털도 악화요인이 될 수 있으며, 기온이나 습도의 급격한 변화도 가려움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음식물 가운데에는 우유, 계란, 땅콩 등이 주요 원인 물질로 알려져 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서울 도심 곳곳 학습공간 만든다

$
0
0
‘공동육아’ 혁신 어린이집·‘인성교육’ 까치서당…

시, 학교밖 교육강화 계획 발표
시민대학·도서관 등 확충 나서
4년간 1조5738억여원 투입키로

서울시가 교문 밖의 도시 곳곳을 학습공간으로 만들고 시민들이 교육받을 기회를 늘리는 ‘교육도시 서울’ 만들기에 나선다. 교육을 교문 안에만 맡길 순 없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것이다.

서울시는 27일 심각한 서울의 교육 문제를 풀기 위해 학교 밖 교육을 강화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교육도시 서울 기본계획’을 내놨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기자설명회에서 “교육이 아프고 아이들이 아프다. 교육 문제로 사회적 비용이 늘고 도시의 미래도 흔들리고 있다. 교육과 일자리, 복지를 연계한 평생교육 시스템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기본계획은 마을과 학교, 공원 등을 포함한 공공인프라, 각종 교육기관과 시설을 통합적으로 연계해 학교폭력과 교육격차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차별 없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17년까지 4년 동안 1조5738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시는 먼저 교사·부모·지역사회가 협력해 아이를 함께 키우는 ‘혁신 어린이집’ 6곳을 올해 운영하기로 했다. 이는 이탈리아의 ‘레조 에밀리아’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시는 이런 지역사회 통합형 혁신 어린이집을 2017년까지 32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시는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2017년까지 ‘생태인권 평화마을’ 10곳을 조성하고, 전통예절 등 인성교육을 하는 ‘까치서당’도 올해 20곳을 선보인다. 내년부터는 ‘학생참여 예산제’를 도입해 50개 학교를 선정해 학교당 평균 400만원을 지원한다.

서울의 강남·북 교육격차를 줄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교육환경이 열악한 자치구를 ‘교육우선지구’로 선정해 문화, 예술, 체육 등의 체험활동을 지원한다. 올해 11개 자치구(강북, 강서, 관악, 구로, 금천, 노원, 도봉, 서대문, 성북, 은평, 종로구)에 1억~3억3천만원씩 차등 지원할 예정이라고 최근 밝힌 바 있다.

이밖에 어린이대공원, 월드컵공원, 보라매공원, 서울대공원 등 4대 권역별 공원 4곳은 프랑스의 라빌레트를 본떠 ‘테마 교육공원’으로 운영하고, 청소년수련관 5곳을 2016년까지 교육과 문화, 복지를 아우르는 청소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구조화한다. 청소년 직업체험센터인 ‘하자센터’도 두 곳 더 만들고, 서울 어린이병원과 교통방송 등 시립시설을 청소년들이 직업을 체험할 수 있도록 전면 개방한다.

개방형 시민대학은 올해 8곳을 늘려 13곳 운영하고, 2017년까지 28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재 206곳인 도서관은 올해 214곳으로 늘리고, 2017년까지 238곳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부모 교육을 위한 ‘부모학습지원센터’는 7월 문을 연다. 안준호 서울시 교육협력국장은 “이번 기본계획의 실현을 위해 서울시교육청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태우 기자 windage3@hani.co.kr



[서천석의 내가 사랑한 그림책] 무서운 강아지와 친구가 되는 법

$
0
0
00500347101_20140331.JPG» 그림 시공주니어 제공

서천석의 내가 사랑한 그림책

못된 개가 쫓아와요!
마이런 얼버그 글, 리디아 몽크스 그림, 이경혜 옮김
시공주니어 펴냄(2001)

동물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아이들도 있지만 상당수의 아이들은 동물을 무서워한다. 길거리에 개가 있으면 멀리 돌아가고 고양이가 지나가는 것만 봐도 놀라서 우는 아이도 있다. 살다 보면 동물이 그다지 위험하지 않고 무서운 동물을 만날 확률보다는 무서운 사람을 만날 확률이 더 높다는 것도 알게 되지만 살아온 시절이 짧은 아이들에게 그런 상식이 있을 리 없다.

게다가 아이의 눈높이에서 볼 때 동물은 사람에 비해 결코 작지 않다. 굼뜬 자신에 비해 몇 배나 빠른데다 강한 이빨과 발톱이 있다. 하지만 아이들이 동물을 두려워하는 가장 큰 이유는 동물이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알 수 없다. 동물에 대한 두려움은 결국 관계 맺기의 막막함에 뿌리를 두고 있다.

마이런 얼버그의 글에 리디아 몽크스가 그림을 그린 <못된 개가 쫓아와요!>는 동네에 사는 개 컹컹이를 두려워하는 아이의 이야기다. 주인공 ‘나’는 컹컹이가 너무 싫다. 아무 때나 컹컹 짖어대고 나를 보면 미친 듯이 짖으며 쫓아온다. 아이 처지에서는 개가 왜 쫓아오는지 알 턱이 없다. 그저 자기를 괴롭히려고 쫓아온다고 생각한다. 컹컹이는 못된 개다. 아이는 컹컹이를 피해보려고 여러 궁리를 한다. 목마를 만들어 걷기도 하고, 우산을 타고 날아보려고 한다. 고양이를 이용해 컹컹이에게 맞설 계획도 세운다. 아이들은 이 대목에서 무척 흥미를 느낀다. 어른들이 보기엔 얼토당토않은 방법이지만 아이들은 주인공이 생각하는 방법이 참신하기만 하다. 감탄스럽다. 하지만 이 모두가 수포로 돌아가고 아이들은 함께 마음 아파한다.

그래도 주인공 아이는 포기하지 않고 생각을 한다. 역시 호모 사피엔스다. 못된 개 컹컹이를 이기려 해선 곤란하다. 피할 수도 없다. 차라리 고양이 미끼가 컹컹이를 대하듯 친구가 되는 편이 낫겠다. 친구가 되려고 아이는 컹컹이에게 다가가 눈을 맞추고 과자를 내민다. 겁은 나지만 씨익 웃어준다. 그러자 컹컹이는 다가와 아이의 손을 핥고 함께 웃는다. 이제 컹컹이는 친구가 되었다. 컹컹대며 쫓아오지 않고 졸졸 따라온다. 두려움을 이기는 방법은 결국 관계를 맺는 것이다.

이 책은 동물을 두려워하는 아이들에게 효과가 있다. 두려움은 아직 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기에 생긴다. 두려움 때문에 피하면 관계는 더 멀어지고 두려움은 눈덩이처럼 더욱 커진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말도 안 되는 이유도 갖다 붙이고 실재하지 않는 위험도 진실처럼 느끼곤 한다. 이렇게 두려움을 부풀리고 나면 나중에는 두려움이 너무 커져 이기기가 쉽지 않다.

아이들에게 두려운 것은 꼭 동물만은 아니다. 어떤 아이는 친구를 사귀는 것을 두려워하고, 어떤 아이는 어둠을 두려워한다. 그 모든 두려움은 결국 두려운 대상을 자기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싶기에 생긴 것이다. 아예 관계없는 것이라면 두려울 필요도, 아니 신경 쓸 필요도 없다. 받아들여야 하는데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를 때 아이들은 두려움을 갖는다. 그래서 두려워하는 아이들에게 부모가 도와줄 일은 그저 위로만 해주는 것도, 그게 뭐가 무섭냐고 면박을 주는 것도 아니다. 관계를 맺도록 격려하고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 관계를 맺어야 아이들은 관계 속에서 더 큰 아이가 된다. 그리고 더 큰 아이가 될 때 두려움은 그만큼 줄어든다.

서천석 소아정신과 의사, 그림 시공주니어 제공

산동네 철거 막아라 도깨비들의 맹활약

$
0
0
 1396176024_00500342601_20140331.JPG» 그림 낮은산 제공


 1396175950_00500342701_20140331.JPG
6번길을 지켜라 뚝딱 
김중미 글, 도르리 제작, 유동훈 사진 
낮은산·1만3500원

책의 시작은 인형극이다. 김성수, 오정희, 유연수, 최단비. 20~30대 젊은 작가 넷으로 구성된 창작집단 ‘도르리’는 인천 만석동의 공부방 ‘기찻길 옆 작은 학교’에서 만난 사이다.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작가 김중미씨가 30년 가까이 운영해온 바로 그 공부방이다. 공부방 아이들은 매년 인형극을 해왔다. 그중 하나를 담아낸 책이 바로 <6번길을 지켜라 뚝딱>이다.

2009년 용산참사가 나던 그해, 공부방에서 만나 어른이 되어간 ‘도르리’는 마을의 개발을 문제로 한 인형극을 만들었다. 가위질을 하고 풀칠을 하고…. 그림책 속 모든 장면을 직접 만들었다. 도르리가 작업한 결과물을 공부방 상근 운영자이자 사진작가인 유동훈씨가 찍었다. 김중미씨가 글을 정리했다.

100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온 도깨비들이 마주친 것은 철거 위기에 놓인 산동네의 현실이었다. 마을 아이들을 돕기 위해 도깨비들은 “명품 아파트 단지를 만들겠다”는 조 사장을 혼내주기로 한다. 조 사장의 집을 산동네에 끌어다 놓질 않나, 강제 철거에 항의하다 공사방해죄로 경찰서 유치장에 갇힌 사람들을 구해내고 대신 빗자루들을 가져다 두질 않나…. 도깨비 같은 일이 쉼없이 벌어진다.

도깨비와 조 사장이 씨름 한판 승부를 벌이는 결말은 엉뚱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한 것이 딱 도깨비 같다. “현실이 그렇게 도깨비 같을 수 있다면”이란 소망을 가져보게 하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임지선 기자, 그림 낮은산 제공

[3월 31일 새 그림책] 행복한 ㄱㄴㄷ 외

$
0
0

 1396176065_00500343201_20140331.JPG
행복한 ㄱㄴㄷ 
‘ㄱ’은 “괜찮니?-고마워”. 아이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넘어져 있는 거북이에게 묻는다. 거북이가 아이를 보며 웃는다. ‘ㄴ’은 “나눠 먹자-너랑 나랑”. 동물과 아이가 서로 교감하는 내용과 그림을 통해 따뜻한 느낌으로 글자를 알려주는 그림책이다. 0~3살. 

최숙희 글·그림/웅진주니어·1만원. 



 1396176072_00500343001_20140331.JPG
엄마는 나를 정말 사랑하나 봐 
세상 그 무엇보다도 사랑스런 눈빛으로 여자는 품속의 아기를 바라본다. 아이는 포근한 엄마 품속에서 꿈꾸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메리 커샛의 <엄마와 아이> 등 엄마가 아이와 함께 있는 모습이 그려진 명화 23점과 함께 김이연 작가의 글을 담은 책이다. 0~3살. 

정글짐북스·1만2000원.







 1396176079_00500342501_20140331.JPG
쉬이잇 
세상이 초록빛으로 물들면 동물 친구들이 하나둘 태어난다. 오리는 알을 깨고 나오고, 얼룩말은 세상에 나오자마자 씩씩하게 걷는다. 엄마 아기주머니를 타고 다니는 캥거루, 아빠의 아기주머니를 타고 다니는 해마 등 다양한 모습을 화려하고 따뜻한 색채로 그렸다. 3살부터. 

나일성 글·그림/ 파란자전거·1만900원. 





 1396176085_00500343101_20140331.JPG
밤을 지키는 사람들 
창비 출판사가 일하는 사람들을 통해 사회를 배우는 어린이 인문 교양 그림책 시리즈 ‘사람이 보이는 사회 그림책’을 시작했다. 첫 책 <밤을 지키는 사람들>은 깜깜한 밤 시민들을 위해 일하는 경찰, 구급대원부터 수산시장 일꾼들, 택시 기사 등을 다뤘다. 7살부터. 

신순재 글, 한지선 그림/창비·1만1000원. 

[단신] 서울시, 저소득층 산모에게 산후조리원 이용료 할인

$
0
0

서울의 저소득층 산모에게 산후조리원 이용료가 할인된다.


서울시는 한국산후조리업협회와 31일 시청 7층 공용회의실에서 ‘저소득 산모 산후조리서비스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협회는 기초생활수급권자 산모에 ‘해산급여금’ 수준의 표준정액요금을 적용하고, 차상위계층 저소득 산모에게는 이용료를 30% 할인해주기로 했다. 올해 기초생활보장제도의 해산급여금은 60만원이다. 서울 소재 산후조리원의 이용료는 시설별로 격차가 크지만 2주에 평균 254만원 정도여서 저소득층 산모에게 큰 부담이다.  


협회는 또 저소득층 산모가 이용할 수 있는 자리가 조리원 1곳당 2실 이내로 확보되도록 협조키로 했다. 이번 사업에 시의 예산은 투입되지 않는다. 시는 이번 협약으로 연간 저소득층 산모 2500명이 이용료 할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협약식에 참석한 신필향 한국산후조리업협회장은 “이번 협약이 자치단체·민간 협력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아 서울시뿐만 아니라 전국으로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종필 서울시 복지건강실장은 “산후관리는 산모와 아이의 건강을 좌우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이런 중요한 시기에 경제적 사정으로 산모와 아이의 건강이 위협받지 않도록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육아 때문에 퇴사하면 실업급여 못 받나요?

$
0
0

04008619_P_0.JPG


Q. 초등학교 입학한 아이와 4살 된 아이가 있는 직장맘입니다지금까지는 친정어머니가 가까이 살면서 아이들을 봐주셨는데지방으로 이사하시게 돼 다음 달부터 봐주기 어렵게 됐습니다부부가 둘 다 퇴근 시간이 8시를 넘을 때가 많아 어린이집에만 맡길 수는 없는 상황이고요회사 직원 수도 몇 명 안 되니 육아휴직 쓰기는 어려울 것 같고출퇴근 시간도 너무 많이 걸려 아이들 키우면서 회사를 계속 다니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저처럼 육아 때문에 퇴사해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나요?


A. 육아를 위해 자발적으로 퇴사한 경우 일반적으로는 실업급여를 받기 어렵습니다.그러나 회사에서 육아휴직을 주지 않거나 어린이집에 맡기고 출퇴근이 불가능한 경우 등은 받을 수 있습니다. 이미 육아휴직을 사용해 더 사용할 휴직이 없는 경우에는 직접 육아를 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사정이 인정돼야 합니다. 입증이 어렵지만 사실을 토대로 적극적으로 진행하면 실업급여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고용센터에서는 근처 어린이집에 맡기지 못하는 이유, 배우자도 재직 중이거나 질병 유무, 같이 사는 부모님이 있는 경우에는 부모님이 봐주실 수 없는 이유(직장, 질병 등) 등을 입증하라고 할 것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준비하다가 포기하는 경우도 있고, 고용센터 직원조차도 육아를 이유로 한 실업급여는 받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인근 어린이집에서 오후 7시 이후에는 아이를 돌봐줄 수 없다는 확인서를 3곳에서 받고, 양가 부모님도 멀리 사신다는 것 등을 입증해 실업급여를 지급받은 경우가 있습니다.


또 회사에서 육아휴직이 안 된다며 권고사직을 하는 경우에도 실업급여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회사에서 말은 권고사직이라고 해놓고, 고용보험에 신고할 때는 자발적 이직으로 표시해 실업급여를 못 받는 사례도 종종 있으므로, 메일이나 녹음 파일 등 입증 자료를 남겨두면 도움이 됩니다. 육아휴직신청서를 정식으로 제출하고 회사에서 이를 거부했다는 입증 자료를 남겨두어 실업급여를 신청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퇴사를 최종 결정하기 전에 육아휴직이나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를 이용하는 방법, 어린이집과 아이돌보미를 함께 이용하는 방법, 집 가까운 곳으로 직장을 옮기는 방법 등을 충분히 알아보기를 권합니다. 여기에 대해 더 자세한 것은 서울시직장맘지원센터에서 도움받으실 수 있습니다. 최근 임신, 출산,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을 예방해 계속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마음 놓고 육아휴직을 쓰기는 어렵고 보육환경도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앞으로 실효성 있는 정책 변화와 더불어 적극적으로 현실을 바꾸어가려는 직장맘들의 노력이 함께할 때, 일과 생활이 조화로운 삶을 가꾸어 갈 수 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 이 글은 여성신문 2014년 3월 12일자에도 실린 글입니다.

Viewing all 4145 articles
Browse latest View l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