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함께 외쳐 봐!
박상은 글·그림/현북스·1만2000원
4살부터 읽거나 들려줄 수 있는 그림책.
여행을 좋아하는 라모네라는 이름의 개구리가 있다. 지도를 들고 기차를 탔다. 어디로 갈까? ‘웃음을 잃어버린 마을’로 향했다. 이빨이 아주 큰 여우를 만났다. 이빨이 크다고 아무도 놀아주지 않아, 혼자서 텔레비전만 보고 있다. “또르륵 뚝딱!” 개구리는 여우의 이빨에 그림을 그려줘 피아노 건반을 만들었다. 여우는 피아노를 멋지게 연주했고, 친구들이 모여들었다.
개구리의 모험은 계속된다. 머리가 뾰족해 슬픈 노마씨를 만났고, 버려진 낡은 신발이 한숨을 쉬는 걸 봤다. 밤새도록 혼자 깜깜한 하늘을 지키고 있어 기운이 없는 달님도 만났다. 개구리는 새로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또르륵 뚝딱!”이라며 ‘그림 마법’을 부려 웃음을 되찾아 준다.
마지막에, 개구리는 웃음을 잃고 어두운 담벼락에 홀로 앉아 있는 한 아이를 만난다. 개구리는 다른 친구들처럼 아이를 웃게 만들어 주고 싶었다. 마법을 부려 장난감과 곰 인형, 달콤한 케이크를 만들어 주지만, 아이는 요지부동이다. 개구리는 깨닫는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눈에 보이는 선물이 아니라는 것을. 두 팔을 벌려 아이를 포근히 안아줬다. 아이의 얼굴에 밝은 미소가 번졌다. 개구리의 따뜻한 마음이 차갑게 얼어 있던 아이의 마음을 녹인 것이다.
지은이는 “라모네는 힘들어하는 친구가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친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해 뚝딱 만들어 준다. 책을 보는 아이들에게 ‘공감의 힘’을 보여주려 했다”고 적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한겨레 신문 2014년 1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