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오산시 세교지구에서 꿈두레도서관이 운영하는 독서 캠핑장의 모습. 주말 1박2일 동안 10여m 떨어진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으며 캠핑을 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꿈두레도서관 제공 |
오산 세교지구 ‘꿈두레도서관’
고기 구워먹으며 캠핑도 가능
주민들 가족단위 즐겨찾아
도서관 뒤뜰에 파랑, 노랑 등으로 칠한 커다란 드럼통 4개가 놓여 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드럼통 안을 이리저리 들여다보니 10여명은 넉넉하게 잘 수 있는 잘 갖춰진 캠핑카다. 수선화, 능소화, 금낭화, 해당화라는 꽃 이름이 달린 캠핑카 안으로 들어서니 유리로 된 천장을 타고 밤하늘의 별과 달이 들어왔다.경기도 오산시가 지난해 4월 오산시 세교지구에 ‘꿈두레도서관’을 열면서 시작된 ‘독서 캠핑장’은 말 그대로 캠핑도 하고 책도 읽는 전국 첫 ‘캠핑 도서관’이다. 주말마다 1박2일 동안 가족들이 모여 책도 읽고 이야기도 나누고, 캠핑카 바로 옆 야외데크에서 고기를 구워 먹으며 캠핑도 하는 ‘일석삼조’의 즐거움 때문에 사전예약이 쉽지 않을 정도로 인기다.꿈두레도서관 개관 이후 숱하게 캠핑 도서관 문을 두드리다 지난달 31일 드디어 입소에 성공한 주부 최소이(38)씨는 무척 설레는 듯했다. 초등학생 자녀 둘, 남편과 함께 온 그는 “엄청 좋죠. 아이들과 오늘 밤 읽을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왔고요, 내일 아침엔 운동하려고 배드민턴 채도 가져왔어요. 내일 오후에는 도서관에서 영화도 보고 가려고요”라고 말했다.한겨울 도서관 캠핑이 왜 그리도 좋을까? 최씨는 “일단은 무료잖아요. 아이들한테는 잊지 못할 도서관 추억도 남겨줄 수 있고요. 캠핑카가 화려하지는 않지만 아이들은 아주 특별하게 느끼는 것 같아요. 사진 찍겠다고 난리예요”라고 말했다.독서 캠핑장은 꿈두레도서관이 운영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매주 금~토, 토~일에 4가구씩 1박2일 사전예약을 받는다. 무료인데 ‘조건’이 있다. 캠핑카에서 10여m 떨어진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고, 퇴소할 때 독서소감문을 내야 한다. 도서관 직원 이혜진씨는 “시민이 기증한 책 1만여권과 장서 3만5천권을 보유하고 있다. 1명당 5권을 대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그동안 오산시민 281가족 1906명이 다녀갔다. 다시 캠핑을 하려면 반드시 6개월이 지나야 한다. 지난해 12월 자녀들과 독서 캠핑장을 이용했던 회사원 박성진(43)씨는 “캠핑을 멀리 떠날 필요가 없는데다 아이들이 도서관에 재미있게 습관이 들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17일 독서 캠핑장을 다녀간 여아무개군은 “아늑한 캠핑동에서 엄마·아빠와 함께 책을 읽고, 아침에 천장으로 봤던 푸른 하늘과 흰 구름은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꿈두레도서관은 캠핑 도서관 외에도, 매주 금요일 저녁 어린이자료실에 20여동의 텐트를 치고 1박2일간 독서캠프도 진행한다.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위 내용은 2015년 2월 5일자 한겨레신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