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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변 습지엔 누가누가 살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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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양평군 강하면 운심리 한강생태학습장의 연못과 탐방로. 골재 채취로 파괴됐던 강변을 생태습지로 복원한 곳이다.

[esc]여행
골재채취장에서 가족 휴식처로 변신, 양평 한강생태학습장

흙바닥엔 노란 꽃을 피운
애기똥풀들이 깔렸고,
연못엔 각종 연 잎들과
개구리밥이 덮였다

신록의 달 5월은 ‘날’의 달이라고도 할 만하다. 단풍의 달 10월과 함께 달력 속의 무슨무슨 날이 스무개를 넘어선다. 신록의 나날들 속에 5월22일도 있다. 유엔이 정한 ‘생물 다양성의 날’이다. 어렵고 복잡해 보이지만, 그렇지도 않다. 다양한 지구촌 생명체들의 멸종을 막고 조화롭게 함께 사는 방법을 생각해보는 날로, 정확하게는 ‘세계 생물종 다양성 보존의 날’이다. ‘물과 생물다양성’이 올해의 주제다.

때는 마침 오만가지 생명들이 산과 들과 물가에서 피어나 우거지고 꼬물거리고 울어대는 봄날이다. 우리 주변에 얼마나 다양한 생명들이 살아가고 있는지 살펴보는, 온 가족 생태 체험 나들이를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사실 일부 여행자들이 다소 부담스러워하는 단어인, 환경·생태를 생각하는 여행, 책임여행, 공정여행 따위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자연에 눈뜨기 시작한 자녀와 함께 경치 좋은 곳에 놀러 가서, 나무이름·풀이름·곤충이름 불러보며, 자연체험·수확체험 곁들여 주민과 이야기 나누고, 맑은 바람 한바탕 쐬다 돌아오는(쓰레기는 챙겨가지고!) 게 그 시작일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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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짝짓기하는 부전나비.
복원한 생태습지 양평 한강생태학습장

지난 5월16일 경기도 양평군 남한강변의 한강생태학습장(강하면 운심리)을 찾았다. 울창한 버드나무숲 사이로 수생식물 가득한 연못들이 이어지고, 그 위로는 쾌적하게 거닐 수 있는 목재 탐방로가 이리저리 뻗어 있다. 작은 물길은 흐르고 고이기를 반복하며 6개의 크고 작은 연못을 만들어내고, 연못들은 꽃창포, 애기부들, 갈대, 연, 개구리밥 들을 기르고 있다.

남한강과 지류인 항금천이 만나는 지역에 조성된 이 생태학습장은 본디 무분별한 골재 채취로 파괴돼 방치돼 있던 강 둔치였다. 2001년부터 2년간 생태습지 복원 과정을 거쳐 2004년 넓이 7만여㎡(약 2만여평)의 한강생태학습장으로 문을 열었다.

생태학습장의 민현규 생태해설가는 “2004년 150종이었던 생물들이 2010년엔 300종으로 늘어나, 안정된 생태계가 이뤄졌음을 보여준다”며 “몇년 새 다양한 습지식물들과 동물들이 공존하는 생태공원으로 거듭났다”고 설명했다.

이곳이 여느 생태공원들과 다른 건, 물의 정화 과정을 직접 관찰하며 숲길을 산책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바로 옆에 자리한 강하공공하수처리장에서 침전·슬러지 제거 등 5개 과정을 통해 정화시킨 물을 이곳으로 흘려보내, 다시 모래·자갈을 통과하고 습지식물들에 의해 자연정화된 뒤 한강으로 흘러들도록 한 것이다. 미리 예약 신청하면 생태해설가의 안내를 받아 물길과 연못들을 둘러보며 습지식물과 물속 생물 관찰, 식물 잎을 이용한 자연 장난감 놀이, 풀잎 염색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총 1㎞에 이르는 물길·연못 등 습지와 갯버들 울창한 숲은 탐방지구·완충지구·보전지구로 나뉜다. 탐방객들은 도롱뇽 등 양서류 서식공간, 습지생태관찰원, 조류관찰대, 농촌체험공간 등으로 이뤄진 탐방지구와 완충지구 일부를 산책하며 다양한 생물들을 관찰할 수 있다. 보전지구는 인위적 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해 탐방을 제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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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애기똥풀꽃.
탐방로를 따라 거니는 동안 가장 많이 만나는 식물류는 갯버들·수양버들·왕버들 등 버드나무 종류, 갈대류와 노랑꽃창포 등 창포류 들이다. 흙바닥엔 노란 꽃을 피운 애기똥풀들이 깔렸고, 연못엔 각종 연 잎들과 개구리밥이 덮였다. 멀리서 가까이서 들리는 갖가지 새소리들 사이로, 유독 맑고 높은 울음소리가 도드라지게 울려왔다. 연초록 버드나무 가지들을 현 삼아 퉁기는 듯한 꾀꼬리 소리다. 학습장 숲과 습지엔 산과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들은 물론, 황조롱이·원앙이나 수달·너구리·삵 등 멸종위기 종들도 다수 살고 있다고 한다.

민 해설가가 샛노란 애기똥풀꽃 하나를 꺾어 들었다. “젖먹이 아기 배변 색깔이죠? 숲에서 벌레에 물려 가려울 때 애기똥풀 줄기의 수액을 바르면 효과가 있습니다.”

이날 가족나들이 길에, 해설가 안내로 생태학습장을 둘러본 정호근(36·수원 원천동)씨는 “살아 있는 자연생태를 찬찬히 살펴보며 물과 생명의 소중함을 새삼 느꼈다”며 “아내와 네살짜리 아이가 재미있어해 더 기뻤다”고 말했다. 한강생태학습장은 연중무휴로 누구에게나 무료로 개방(9시~18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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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동오2리 주택의 벽화.
딸기 따먹기, 치즈 만들기 동오2리 농촌체험

이웃한 항금천 상류 마을 동오2리는 철 따라 농산물 수확체험 등을 진행하는 마을이다. ‘산천 잔치 체험마을’로 이름붙인 농촌체험휴양마을이다. 120여가구 230여명의 주민이 사는 이 마을에선 지난 10년간 개인이 운영해온 ‘아빠와 추억 만들기’ 행사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여름부터 본격 농촌체험 행사를 시작했다. 주로 어르신들인 20여가구 주민이 참가해 벌이는 제철 수확 체험과 자연생태 체험들이다.

예약을 통해 20명 이상 모이면 딸기 따기, 소 여물 주기, 치즈 만들기, 제기 만들기, 트랙터 마차 타기, 염색 체험 등 갖가지 체험행사가 포함된 프로그램(4인 가족 11만원선·4살 이하 무료)을 진행한다. 점심식사(표고버섯비빔밥)도 제공하고, 한강생태학습장 등 주변 연계 탐방 장소 안내도 해준다. 일정 인원이 모여야 체험이 진행되므로 가족 단위 체험행사는 주로 주말·휴일에 이뤄진다. 마을 사무장 신석훈씨는 “재료 및 식사 준비 관계로 최소 인원을 정했지만, 주말 참가 인원이 대부분 20명을 넘어선다”고 말했다.

요즘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딸기 따먹기(1인당 600g 1팩 별도 제공)와 치즈 만들기 체험이다. 끝물로 접어든 딸기 수확은 6월9일 마무리되고, 중순 이후엔 표고버섯 따기와 감자 캐기, 치즈 만들기, 표고버섯탕수 만들어먹기, 미꾸라지 잡기, 물놀이 등이 진행된다. 아직 숙박시설이 마련되지 않아 당일 체험만 진행한다.

양평=글·사진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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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

서울에서 중부고속도로 하남나들목에서 나가 팔당대교 앞에서 45번 국도로 우회전, 팔당댐 지나 호반 따라가다 88번 지방도 만나 좌회전해 직진한다. 바탕골예술관 지나 왼쪽에 한강생태학습장이 있다. 경기도 광주나들목에서 나가 우회전, 45번 국도 만나 우회전해 가다 88번 지방도 만나 직진해도 된다.

먹을 곳

88번 지방도변에 한정식·매운탕·청국장·도토리묵 등 다양한 전문식당이 즐비하다. 한강생태학습장 앞엔 토속 한정식집 전주관(031-772-9006)이 있다. 비빔밥 1만2000원, 정식 1만8000원.

한강생태학습장 체험학습

3~11월 매주 월~토요일 오전 10시, 오후 2시 2차례. 15인 이상 단체 대상. 예약 필수. 무료. 생태해설가 안내로 2시간씩 진행. (031)774-3603.

동오2리 농촌체험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진행(점심식사 포함). 예약 필수. 봄엔 딸기 따기와 치즈 만들기, 여름엔 표고버섯 따기, 감자 캐기, 치즈 만들기, 가을엔 고구마 캐기와 곡식 수확 체험 등을 중심으로 진행한다. 어른 2만8000원(4살 이상 어린이 2만7000원). (031)774-5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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