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창] 생활 속 과학 /
알쏭달쏭 전자파
» 한 어린이가 휴대전화를 귀에 바짝 대고 사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휴대전화에 전자파 차단장치가 돼 있어 전자파에 너무 불안해할 필요는 없지만 머리에서 되도록 멀게, 통화는 짧게, 왼쪽과 오른쪽 귀를 번갈아 사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10년 동안 노르웨이 여성 총리를 지낸 그로 할렘 브룬틀란은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으로 재직할 때(1998~2003년) 자신의 사무실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시켰다. 휴대전화의 전자파가 두통을 일으켰다고 믿어서다. 전자파에 대한 과도한 반응으로 판명돼 브룬틀란은 현재 휴대전화를 쓰고 있다. 하지만 하루 종일 휴대전화 등 각종 전자기기를 사용하고 온갖 전파가 송수신되는 환경에서 살아가야 하는 상황은 여전히 ‘전자파 과민증’을 불러오고 있다. 노르웨이의 경우 인구의 10분의 1 정도인 50만명이 전자파 과민증 징후를 보이고 있다.우리나라의 경우에도 2013년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생활 가전기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94.5%(매우 유해 28.5%, 조금 유해 66.0%)나 됐다. 전자파 방지용품이나 식물 등이 전자파 차단에 효과가 없음에도 이들 용품을 사용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10명 중 7명이 넘고, 그중 2명은 지금도 사용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70% 이상이 “조금이라도 전자파를 차단해줄 것으로 기대해서”라고 응답해 전자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줬다.16개국 내년까지 청소년 유해 연구임산부 휴대폰 영향 4년째 ‘이상무’
전파연, 휴대폰 흡수율 확인 가능
“위험 정보 잘 알아야 과도한 불안 해소”
누적 영향 없는 전자파 ‘암 진단기’ 개발중전자파의 본명은 전기자기파다. 전자기장에 의해 공간으로 퍼져나가는 전자기 에너지를 뜻한다. 전기장과 자기장이 반복하면서 파도처럼 퍼져나가기 때문에 전자파라고 부른다. 전자파도 방사선의 일종이지만 물질을 이온화시켜 기본 성분을 바꾸는 엑스선, 감마선 등의 전리방사선과 달리 이온화 능력이 없어 비전리방사선에 속한다. 하지만 인체에는 물리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크게 열작용과 자극작용을 일으킨다. 전기(우리나라는 60㎐)나 가전제품 등에서 나오는 낮은 주파수(단위시간당 파동수)의 전자파는 유도된 전류에 의해 신경이나 근육에 자극을 가하는 반면, 휴대전화나 전자레인지처럼 주파수가 높은 전자파는 조직세포의 온도를 상승시키는 작용을 한다. 한 국내 연구팀이 휴대전화의 전자파가 뇌의 온도 변화에 끼치는 영향을 컴퓨터로 모의실험한 결과 0.04도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오스트레일리아 연구팀은 휴대전화를 사용 중인 사람의 얼굴을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해보니 1.7~4.5도 정도의 체온 상승이 일어났다고 보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