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사파리 제공 |
바루 글·그림/사파리·1만800원책은 처음 “코끼리와 앵무새, 뱀은 어디로 갔을까”라고 질문한다. 그림이 예쁘다. 그런데 책에는 끝날 때까지 아무런 대답이 없다. 글자도 없다. 다만, 그림이 이어질 뿐이다. 모든 그림 안에는 분명 코끼리와 앵무새, 뱀이 숨어 있다. 문제는 ‘어떻게’ 있느냐는 것이다. 단순한 숨은그림찾기가 아닌 것은 이 때문이다.책장을 넘기는데, 동물들이 깃든 숲은 점점 줄어든다. 나무가 베어지고, 아파트 단지와 아스팔트 길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처음엔 한쪽 구석만 그렇더니, 절반을 넘어서고, 드디어 나무 한 그루만 남는다. 동물들은 그 나무에 아슬아슬 몸의 일부를 숨긴다. 그리고 마지막 나무 한 그루마저 베어질 때, 동물들은 동물원 철창 안에 갇힌다. 생태적 감수성이 있는 아이라면, 눈물이 핑 돌 수도 있겠다.여기서 끝이라면 한 편의 비극일 터인데, 마지막 쪽에서 동물들은 나무 한 그루를 짊어지고 탈출한다. 푸른 바다를 건너 또다른 숲을 향해 나아가면서 책은 끝난다. 한편의 웅장한 서사시라고 할까.책의 지은이는 프랑스 태생으로, 브라질에 갔을 때 열대우림이 베어지고 불태워지는 것을 보고 이 책을 지었다고 했다. “파괴되고 있는 아마존 열대우림의 자연과 그로 인해 살 곳을 잃어버린 동물들의 이야기를 책에 담아 여러분과 함께 생각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안창현 기자 blu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