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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 어린이집 ‘재능기부’로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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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봉사자모임 발대식 열어
동화읽기·악기연주·외국어 등 나눔
홍아무개(38)씨는 2주 전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딸(4)이 “화장실에서 선생님한테 맞았다”고 할머니에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놀란 홍씨가 이를 어린이집에 알렸고, 비슷한 피해를 말하는 어린이가 2명 더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들 어린이 3명은 “화장실은 선생님이 때리는 곳”이라고 주장했다. 홍씨 등 부모들은 구청 가정복지과에 도움을 요청하고, 지난 26일 관할 경찰서에 수사를 해달라는 진정서를 냈다.

이 어린이집에는 폐회로텔레비전(CCTV) 카메라가 달려 있지만, 막상 현장을 방문한 구청 직원들과 육아종합지원센터 전문가, 경찰은 피해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 시시티브이 녹화영상에는 가혹행위라고 할 만한 장면이 없었다. 게다가 공개된 장소에만 설치된 시시티브 카메라는 최근 20일치 영상만 저장할 수 있었다.

어린이집 시시티브이 카메라 설치를 의무화하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공개된 장소 이외의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영상 저장 기간도 한계가 있어 다른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완정 인하대 교수(아동학)는 28일 “영유아보육시설에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가장 좋은 예방법은 아동의 부모가 일상적으로 보육시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방법이 어렵다면, 아동의 상황을 잘 이해하는 지역사회 젊은 엄마들에게 시설을 개방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해 27일 서울 서초구청 강당에서는 어린이집에 자신의 재능을 나눠줄 동네 엄마 봉사자들의 모임인 ‘마마보노’ 발대식이 열렸다. 엄마를 이르는 ‘마마’와 재능기부를 뜻하는 ‘프로보노’를 합한 마마보노 프로그램에 참여한 30~50대 주부들은 지역 어린이집에서 동화 읽기, 악기 연주, 외국어 등 자신이 가진 재능을 아이들에게 나눠주게 된다. ‘온 마을이 함께 키우는 아이’라는 취지에 공감해 영어 동화구연 강사로 자원한 김영아(38)씨는 “엄마들이 어린이집 현장에 직접 가게 되면 어린이집 문턱이 낮아져 갈등과 오해가 적어질 것 같다”고 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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