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은 4분 늘어 격차 7분 좁혀져
남성 육아휴직은 여성의 4.6%뿐
‘양성평등’이 상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여전히 여성이 남성보다 가사노동을 4.4배나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육아휴직도 남성은 여성의 4.6%에 불과했다.2일 통계청과 여성가족부가 공개한 ‘2015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을 보면, 2014년 현재 10살 이상 여성이 집안일에 쓰는 시간은 하루 평균 3시간5분이고 남성은 42분이다. 여성이 집안일을 4.4배나 많이 하는 셈이다. 하루 중 집안일에 쓰는 시간을 5년 전인 2009년과 비교하면 여성은 3분 감소한 반면 남성은 4분 늘었다. 지난 5년간 격차가 고작 7분 줄었다. 연령별로 보면 40대 여성의 가사노동 시간이 4시간55분으로 가장 길었다.지난해 육아휴직자는 여성이 7만3412명, 남성이 3412명이었다. 남성은 여성의 4.6%에 불과하다. 다만 남성 육아휴직자는 10년 전 181명보다 크게 늘었다. 일을 하는 대부분의 여성이 육아까지 떠맡다 보니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가 여전한 과제다. 육아(31.7%)와 임신·출산(22.1%) 때문에 경력 단절을 겪은 여성이 53.8%에 이른다. 이런 사정 탓인지 가정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느낀다는 여성의 비율이 51.4%로 남성(38.9%)보다 12.5%포인트 높았다.
배은경 서울대 교수(여성학협동과정)는 “돌봄을 비롯한 가사노동은 성별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삶의 지속성을 위해 해야 하는 일인데 관행적으로 여성의 무급노동에 기대왔다. 남성들이 ‘나도 해야 하는 일’로 인식하지 않고 못 본 체하거나 도우미 등 외부 노동력에 의존하고 있다”고 짚었다.양질의 일자리를 얻으려는 교육 투자엔 여성들이 더 적극적인데도, 고용 측면에서 여성이 홀대받는 추세가 여전하다. 지난해 여학생의 대학진학률은 74.6%로 남학생(67.6%)보다 7%포인트 높았다. 대학진학률은 2000년만 해도 남학생이 70.4%, 여학생이 65.4%였는데 2009년 전세가 역전된 뒤 매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고용률은 남성이 71.4%인데 여성은 49.5%로 21.9%포인트나 낮다. 2000년 남성(70.7%)과 여성(47%) 고용률과 큰 차이가 없어 ‘교육과 구직의 미스매치’ 격차가 여전하다. 더구나 여성 임금노동자의 국민연금 가입률이 62.2%로 남성(74.1%)보다 11.9%포인트 낮아, 고용의 질이 상대적으로 나쁜 것으로 해석된다.이밖에 지난해 여성가구주 비율은 28.4%로 1990년(15.7%), 2000년(18.5%), 2010년(25.7%)에 비해 꾸준한 증가세다. 지난해 외국인과 혼인 건수는 2만3천건으로 전체 혼인의 7.6%였다. 외국인과 혼인 가운데 ‘한국 남성+외국 여성’ 혼인 비율이 69.3%에 이른다. 지난해 결혼(초혼)한 부부의 16.2%는 여성이 연상이었다. 여성은 전체 국회의원 가운데 15.7%, 지방의원의 22.9%였다.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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