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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추천서? 영감 넘치는 육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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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정신과 의사 서천석의
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
서천석 지음/창비·1만5800원

 143644174487_20150710.JPG‘아이의 마음을 읽으려면 아이에 관한 책보다 아이의 책을 보라.’
서천석 소아정신과 박사도 초보아빠 시절 “아이들의 세계를 이해하고 싶어서” 그림책을 읽게 됐다. 부모 마음까지 어루만져주는 그림책 매력에 빠져 ‘그림책을 읽어주는 육아 멘토’가 됐다. 그의 ‘그림책 육아론’이 유행하고, 아이 손잡고 걸어갈 거리에 마을도서관도 많이 들어섰다. 하지만 내 아이에게 맞는 그림책은 어떤 것인지, 추천도서라서 보여줘도 왜 반응은 시큰둥한지, 글자 하나 없는 그림책은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 막막하다.

2012년 2월부터 <한겨레> 지면에 연재되고 있는 ‘서천석의 내가 사랑한 그림책’은 많고 많은 그림책 중에서 왜 그 책을 골랐는지 아이의 마음에 비춰 자분자분 들려주는 코너다. 낱권으로 만났던 그의 3년여 그림책 이야기가 ‘아이 마음 십진분류법’으로 정돈된 책으로 나왔다. 떼쓰는 아이, 부끄럼쟁이, 불안에 떠는 아이 등 당면한 아이 문제나 연령별 발달단계, 똥이나 기차, 구름, 바다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상징을 그려낸 책들을 구분해 꽂은 책꽂이를 보는 듯하다. 지은이는 “말하고 싶은 대상은 그림책이 아니라, 그림책을 보는 아이들”임을 강조한다. 그림책 추천은 매개일 뿐, 사실 이 책은 영감 넘치는 ‘육아서’에 가깝다.

“그림책 읽기는 놀이이고, 그것도 아이의 성장에서 가장 중요한 상상 놀이의 원천이다. 상상 속에서 아이들은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하고 인정하며 그것을 수용하는 방법을 배운다.” 늘 안 된다는 말에 상처받고 망태 할아버지가 잡아간다는 말에 버림받을까 두려운 아이들에게 상상은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마지막 놀이터다. 백희나의 <구름빵>이나 존 버닝햄의 <구름 나라>에서 아이들은 현실의 한계를 벗고 하늘을 날고 모험과 환상의 세계를 즐기고 부모에게 돌아온다. 마음속의 엄마가 튼튼해야 아이도 불안하지 않다. 그림책에 자주 등장하는 ‘곰’은 ‘나를 달래주는 엄마’로서의 전이 대상이다. 서 박사는 이 시대의 부모와 아이들이 겪고 있는 현실을 담은 ‘당대성’에 특히 주목한다. 뉴욕 거리와 현실의 유치원을 담은 모 윌렘스의 <내 토끼 어딨어?>에선 떼를 쓰고 토끼 인형에 집착하는 아이에게서 존재의 불안함과 부모의 대처법을 읽어낸다. 데이비드 섀넌의 <안 돼, 데이빗!>을 보면서는 데이빗의 악행에 통쾌해하면서도 ‘난 저러지 않지?’라며 착한 아이가 된 기분에 젖는다. 그림책의 힘은 이런 것, 서로 사랑을 느끼는 것이란다.

권귀순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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