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의 삶, 풍속화로 만나다
윤진영 지음/다섯수레·1만9800원
그림을 통해 조선시대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들여다보는 ‘아름답다! 우리 옛 그림’ 시리즈 네번째권이 나왔다. 이번에는 풍속화다. 흔히 조선 후기 화가인 신윤복, 김홍도의 대표작들로만 알려져 있는 풍속화의 다채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다.책이 소개하는 풍속화의 갈래는 세가지다. 공식적인 기록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관인 풍속화와 선비들의 만남, 인연에 초점을 맞춘 사인 풍속화 그리고 김홍도와 신윤복으로 대표되는 서민 풍속화다. 관인 풍속화에 속하는 계회도는 과거 합격 동기생들의 모임, 국가 원로들의 연회 등 양반 관료 사교 모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기록물로 조선 전기 풍속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중종이 신하들에게 베푼 연회 장면을 그린 <중묘조서연관사연도>를 보면 경복궁 근정전 앞뜰에서 수십명의 관리와 시녀, 기녀, 악사 들이 둘러앉아 있다. 왕과 왕세자가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연회는 편한 분위기로 진행된다. 언뜻 보기에 여느 기록화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 그림에서 이런 분위기를 어떻게 알 수 있는가 하면 그림 앞부분에 술에 취해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몸을 부축받으며 빠져나가는 관리의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관직에 있지 않은 양반이나 선비 들의 풍류를 주로 그린 사인 풍속화도 유심히 들여다보면 다양한 사연들을 찾아내는 재미가 있다. 책은 아는 만큼 볼 수 있는, 이러한 이야기의 단서들을 꼼꼼히 찾아내 안내한다. 서민 풍속화 편에서는 김홍도의 <서당> <씨름> 등 대표작 해설 외에도 윤두서와 김득신 등 상대적으로 일반인들에게 덜 소개된 풍속화가들의 예리한 필치를 만날 수 있다.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윤진영 지음/다섯수레·1만9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