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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교육과정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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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과서, 대안은 없나
“교과서 발행제도는 한 사회나 국가가 가지고 있는 정치사회적 여건, 문화적 인프라, 학문적 수준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방지원 신라대 역사교육과 교수의 말이다. 나라마다 독특한 상황에 따라 같은 발행제도라도 운영방식은 다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우리 상황은 어떤가.

교육부는 2008년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파동을 겪으며 역사교과서 교육과정 개발 및 교과서 검정 업무를 국사편찬위원회로 넘겼다. 교과서 검정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확보한다는 명목이었다. 현재 교육과정과 교과서 편찬과 관련한 대부분의 업무를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주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단순히 발행제를 떠나 좀더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양정현 한국역사교육학회장(부산대 역사교육과)은 <한국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역사교육위원회’(가칭)를 제안하기도 했다. 역사학계와 역사교육계를 망라한 전문가로 구성해 교과서와 관련한 의사결정을 하게 하는 식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정권의 자의적 판단으로 발행제도나 집필진이 결정되면 편협한 시각에서 교과서가 쓰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동중 송영심 역사교사는 8종 교과서를 활용해 수업을 한다. 그는 “학교에서 정한 교과서 외에 다른 교과서에 좋은 지문이 있으면 배움책(교재)으로 만들어 아이들과 함께 공부한다”고 말했다. “역사교육은 아이들이 방대한 지식을 아울러서 스스로 탐구하고 토론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국정교과서로 역사교육을 하나의 방향으로 끌고 간다면 교사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지문을 연구하고 다른 자료를 찾아서 아이들에게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갖게 해주려는 고민이 깊어질 것이다.”

방 교수는 “검정제 교과서도 기본적으로 교육과정 안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최선은 아니다”라며 “그에 앞서 국가교육과정을 잘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어떤 내용이 필요한지, 어떤 관점에서 가르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의 권력으로부터 중립적일 수 있는 검정 기구를 만들어 운영하고 점차적으로는 자유발행제로 가는 게 맞다. 국가가 하나의 기준으로 중요한 사실을 뽑고 그것만 가르치는 건 역사학의 본령을 무시하는 것이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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