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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대 물가인데, 왜 체감 못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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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뉴스
소비자물가가 11개월째 0%대에 머물고 있는데, 왜 사람들은 물가가 계속 오른다고 생각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소비자물가와 체감물가의 차이 탓이다. 이 간격이 커지면 소비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정부도 여론이 악화되니 전전긍긍하게 된다.

통계청이 지난 3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올 10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겨우 0.9% 상승했다. 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저유가 등의 영향으로 물가는 지난해 12월 0.8%에서 11개월째 0%대에 머물고 있다.

소비자들이 정부 물가 발표를 믿지 못하는 건, 실제 생활하면서 체감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은행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지난 1년간 물가가 얼마나 올랐다고 느끼는지를 조사하는데, 지난 10월엔 2.4%로 집계됐다. 이런 괴리는 우선 물가를 가늠하는 품목 차이가 영향을 끼친다. 소비자물가는 전체 가구가 소비하는 481개 품목을 대상으로 측정된다. 하지만 체감물가는 일부 품목에 한정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저유가로 자동차연료는 가격이 많이 떨어져 소비자물가 안정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데, 자동차가 없는 가구는 이를 체감할 수 없다.

장바구니 물가 영향도 크다. 10월 기준으로 살펴보니, 1년 전보다 양파(91%), 파(43.2%), 마늘(33.9%)이 큰 폭으로 올랐다. 한국농수산유통공사 자료를 보면, 올 10월에 양파 1㎏은 2210원으로 지난해(1289원)보다 1000원 가까이 올랐다. 깐 마늘도 1㎏에 9542원으로 1년 전(6836원)보다 2706원 비싸졌다. 김장철이 다가오는데, 부재료 값이 오르면 일반 가정에서는 체감물가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 한국농수산유통공사 관계자는 “양파와 마늘 등이 지난해 가격이 떨어지면서 올해 재배면적이 줄었다. 여기에 봄 가뭄, 한파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해 가격이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오이(12.5%), 쇠고기(국산 12.2%), 감자(10.3%), 된장(7.5%), 호박(7%)도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채소·고기·생선 등은 자주 사는 품목이어서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체감물가 상승 정도가 크다. 통계청 관계자는 “소비자물가는 구입 빈도를 감안하지 않지만, 체감물가는 자주 구입하는 품목의 가격 변동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배추와 냉장고의 경우 자주 구입하는 배추 가격이 오르고, 냉장고 가격은 떨어질 경우 소비자물가 변동은 적으나 체감물가는 크게 오른 것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지역별로 물가가 다른 점도 체감물가에 영향을 준다. 소비자물가는 37개 도시의 평균 물가를 반영하나 체감물가는 지역마다 차이가 있다. 10월 기준으로 서울은 지난해보다 물가가 1.6% 올랐지만, 충북은 0.1% 떨어졌다.

심리적인 문제도 체감물가에 영향을 준다. 통계청은 소비자물가는 가격 상승과 하락을 동일하게 반영하지만, 체감물가는 가격이 올라간 것에 더 많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배가 5% 상승하고, 복숭아가 5% 하락할 경우 소비자물가에는 영향이 없으나, 소비자들은 배 가격이 오른 것에 더 많은 영향을 받아 체감물가는 상승한 것으로 느낀다는 것이다.

세종/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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