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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성·이혜란 지음/엔자임 헬쓰 펴냄, 1만3800원한의사 아빠와 의사 엄마가 세 아이를 키운다면 탈 없이 잘 키울 수 있을까? <부모가 의사라도 아이는 아프다>의 저자 박은성(34)씨는 경희의료원 부속한방병원에서 한방소아과를 전공한 한의사이고 이혜란(34)씨는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 다니며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에서 전공의 과정 중에 있다. 부부는 슬하에 6살, 4살, 2살 세 자녀를 두었는데, 서로 의학적 지식과 신념이 달라 아이들을 키우며 많이 싸웠다.이 책은 부부가 임신·출산·육아 과정에서 경험한 다양한 에피소드와 영유아 아이들을 키울 때 알아두면 좋을 의학적 지식을 잘 버무려 엮었다. 흔히 한의사와 의사들은 상반된 관점 때문에 어떤 사안에 대해 평행선을 달리기 마련인데, 이 책의 저자들은 자신들의 아이를 위한 최선의 지점이 무엇인지 합의점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독자는 어떤 한쪽의 입장이 아니라 양쪽의 시각을 골고루 접할 수 있고 어떤 맥락에서 한의학과 양의학이 다른지 알 수 있다.한의사와 의사가 충돌하는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열에 대한 대처 방식이다. “열이 너무 높아 해열제를 먹였다”는 의사 엄마에게 한의사 아빠는 “별로 높지도 않은데 해열제를 먹였다”고 타박을 준다. 의사는 한의사보다 열에 더 민감하다. 병원에서 열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질병들을 자주 접하기 때문이다. 반면 한의학에서는 인간 본연의 치유력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인위적인 해열제를 꺼린다.아이가 아픈 와중에도 부부는 ‘해열제 투입 찬반 논쟁’을 하다 결국 체온이 39℃가 넘어가면 일단 해열제를 먹이기로 합의점을 찾는다. 그래도 열이 떨어지지 않고 아이 상태가 안 좋으면 병원에 데려가거나 경우에 따라 수액 같은 다른 약을 쓰기로 한다. 39℃가 넘지 않으면 해열제 대신 한약제제를 먹이고 쉬게 하면서 지켜보기로 한다. 저자들은 39℃가 절대적인 기준이라기보다 해열제나 항생제에 너무 얽매일 필요가 없고 어떤 것이 아이의 상황에 최선인가 생각하면서 대처해야 한다고 말한다. 열 대처 방식 외에도 부부는 선택 예방접종이나 변비가 있을 때 관장 여부 등을 놓고 의견이 충돌하기도 한다.기존의 건강 육아서들이 백과사전식으로 건강법이나 응급상황 대처법을 제시했다면, 이 책은 의사·한의사 부부가 실제로 세 자녀를 키우며 겪었던 경험을 토대로 서술해나가 지루하지 않다. 또 영유아를 키우며 반드시 알아야 할 육아 상식들을 꼼꼼하게 정리했다.양선아 기자